상단영역

본문영역

中 정부, 강력 규제에 수입차 ‘앗 뜨거’…韓, 솜 방망이 처벌 ‘꿈쩍 안해’

  • 기사입력 2014.08.13 17:09
  • 최종수정 2014.08.18 08:1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중국정부가 독점금지법을 내세워 수입차업계 손보기에 나서자 중국에서 신차를 판매하는 유럽과 미국, 일본.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신차 가격과 부품가격을 낮추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중국 수입차업계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는 폭스바겐 산하 아우디와 미국 크라이슬러오모빌 등 2개 업체다.

이들 업체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1%에서 최대 10%까지 벌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닛산, 혼다자동차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정부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토요타자동차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에 대해서는 신차 및 보수용 부품 가격을 부당하게 부풀려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일본의 덴소 등 약 10개 정도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대해서도 가격 담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한국계 자동차업체들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착수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들 역시 다른 수입차와 마찬가지로 높은 가격으로 차량 및 부품을 판매해 왔기 때문에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입장이다.

NDRC의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되자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크라이슬러, 토요타, 혼다, 닛산차 등 대부분의 수입차업체들은 지난 7월 이후부터 앞다퉈 차량 및 부품가격을 20-30%씩 낮추고 있다.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등 유럽 업체들은 일찌감치 가격을 낮췄고 토요타의 중국 합작사인 GAC토요타와 혼다와 GAC의 합작사인 광기혼다는 지난 8일 수리용 부품 가격을 낮춘다고 발표했다.

둥펑 닛산 역시 가격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체들이 앞다퉈 가격을 내리고 있는 이유는 NDRC의 강력한 처벌 규정과 함께 예상되는 중국시장에서의 중국정부의 견제 때문이다.

NDRC는 중국의 주요 경제플랜 입안기관으로, 가격 감독권 및 국가의 반독점법을 집행하는 세 개 정부기관 중 하나다.

이 기구는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이용해 독점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위반을 한 업체에 연간 매출액의 1~10%를 벌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아우디는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의 1%인 18억위안(3천4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매출액의 10%까지 벌금을 부과받게 되면 해당 업체는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업체들은 중국정부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스스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이번 자동차업계 조사 배경에는 부정으로 점철된 중국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중국소비자들의 인식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외국기업에 대한 압박을 가해 자국산업을 보호하고자 하는 시진핑지도부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과 달리 한국은 정부가 수입차업체들의 높은 부품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달 초부터 부품가격을 공개토록 하고 있으나 가격을 제대로 공개한 업체는 단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부품가격 공개에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등 수입차는 물론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산차와 현대모비스도 대상에 포함돼 있다.

업체들은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최소단위인 파셜, 어셈블리 등으로 부품값을 공개해야 하고 환율 변동에 따라서도 분기마다 부품가격 정보를 갱신토록 의무화 하고 있다.

업체들의 부품 가격을 의무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알권리 충족과 함께 수입차 및 국산차 부품값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품가격을 공개한 20여개 수입 및 국산차업체들 중 부품가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도록 조치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홈페이지에 부품가격을 제대로 노출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조차 모르게 숨겨 놓은 업체가 대부분이다.

메인 페이지에서 어렵사리 부품코너를 발견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3~4번의 경로를 거친 후에야 간신히 찾을 수 있도록 돼 있다.

게다가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등 부품 한 개에 수백만원씩 하는 최고급차 브랜드들은 보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가격을 오픈하지 않고 있다.

특히, 어렵게 검색화면을 찾았더라도 대부분 부품명을 영어로 직접 입력하게 돼 있어 접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확한 부품 영문명을 모르면 검색이 되지 않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색이 됐다 하더라도 수십개의 부품명이 한꺼번에 뜨도록 돼 있어 소비자로서는 뭐가 뭔지 알 수 조차 없다. 한마디로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단 한 개의 부품도 검색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같은 결과는 정부의 허술한 지침과 솜방망이 처벌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부품 가격 공개를 의무화했지만 상세한 지침이나 규정조차 정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관련 규정을 어길 시 받는 가할 수 있는 제재 조치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불과, 업체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생색내기식 정책을 자동차업체들이 마음대로 갖고 놀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