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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임팔라의 韓 생산을 보는 GM의 관점은?

  • 기사입력 2016.04.10 08:54
  • 최종수정 2016.04.11 15:3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한국용 임팔라를 생산하는 제너럴 모터스(GM)의 디트로이트 햄트리믹공장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한국 지엠이 미국 산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한국 생산 불가 방침을 발표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집행부가 제너럴 모터스(GM)의 메리바라CEO를 만나 강력 항의키로 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임팔라의 한국 생산을 관철시키겠다는 반응이다.

GM이 밝힌 한국 생산 불가 이유는 임팔라가 한국 자동차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5천만-7천500만 달러가 필요하고 투자대비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3만-3만5천대는 팔아야 한다는 것과 한국의 기업평균 연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해야 하는데 최대 4억 달러(4,600억 원)의 비용과 2년간의 프로그램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다. 미국산 임팔라는 한.미 FTA 협정 당시 자동차 안전기준을 상호 인정해 주도록 돼 있다. 때문에 미국산 완성차도 별도의 안전기준 통과 절차 없이 한국에서 판매할 수가 있다.

양 국은 당초에는 판매량을 한 개 업체당 연간 1만 대로 제한키로 했었으나 미국측의 요청으로 2만5천대까지 확대했다.

때문에 미국 햄트리믹 공장에서 생산되는 임팔라는 연간 2만5천대까지는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시장에서 판매할 수가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 임팔라를 생산하게 되면 한국의 안전기준을 맞춰야 하며 미국과는 다른 약 20여개 항목의 안전기준을 다시 충족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약 1천억 원 가량을 새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 정부의 기업평균 연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 장착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상당한 비용과 기간이 필요하다.

즉, 임팔라를 한국에서 생산하려면 대략 6천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데 이를 보전받기 위해서는 연간 3만5천 대 이상을 팔아야만 가능하다는 것.

GM으로서는 미국에서 생산된 임팔라를 한국에 들여와 월 2천대 가량을 판매 하는데는 아무런 제약요소가 없는데 굳이 막대한 추가비용을 들여서 한국에서 생산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GM의 프로그램에는 처음부터 임팔라의 한국 생산 부분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확실해 보이며 향후에도 한국 생산은 검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공장의 생산 효율성 때문이다.

한국생산 여부를 놓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지엠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

어떤 차를 어떤 공장에서 어느 정도 생산할 것인지는 GM 미국 본사가 결정한다. GM은 르노그룹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70여개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매년 평가, 신 차종을 효율성이 높은 공장에 우선적으로 배분하고 있다.

GM은 한국에 있는 공장들이 임금은 높은 반면 생산성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차 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공장의 생산효율성에 있다.

작년 르노삼성자동차가 3,2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낸 가장 큰 이유는 미국용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때문이다. 르노삼성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로그가 차지했는데 르노그룹이 닛산의 로그 생산을 부산공장에 맡긴 이유는 바로 부산공장의 높은 생산효율성 때문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약 50여 개의 전 세계 르노닛산 공장들 중 생산 효율성이 하위권에 머물렀었다.

그런데 작년에는 호봉제 폐지와 임금 동결, 생산성 향상 등으로 순위를 10위권 이내로 끌어 올렸다. 덕분에 로그의 계속 생산은 물론 후속 물량도 거의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다.

만약 한국지엠 군산이나 부평공장의 생산효율성이 인도나 멕시코, 브라질, 미국보다 높다면 GM은 예전처럼 한국 공장에서 생산, 일부는 내수에, 일부는 수출로 돌려 이익을 추구하려 했을 것이 틀림없다.

때문에 한국지엠의 계속적인 존립을 위해서는 르노삼성처럼 생산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사 간의 협의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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