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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새로운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IS를 만나다

  • 기사입력 2013.04.25 23:40
  • 기자명 신승영


[오스틴=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렉서스 브랜드가 8년 만에 ‘뉴 제너레이션 IS’를 출시한다. 미국에서 만난 연구개발자들은 “BMW 3시리즈를 능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3세대 신형 IS는 브랜드 엔트리 모델임에도 상위 기종인 ES와 GS보다 늦은 ‘뉴 제너레이션’ 모델이다. 시작부터 ‘새로운 렉서스’를 표방한 만큼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신형 IS는 민첩한 핸들링과 정확한 응답성, 즉각적인 피드백 등에 최우선 초점을 두고 설계됐다. 개발초기부터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아우디 A4 등 최상위 컴팩트 스포츠 세단들과 경쟁을 펼쳤다. 이들을 앞지르기 위해 렉서스 브랜드 최초로 도입된 혁신적인 기능만 12가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100만 마일 이상의 테스트를 거쳤다.
 
이렇게 탄생한 신형 IS는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토요다 아키오 사장이 “지금까지의 렉서스 이미지를 단번에 바꿀 수 있을 재미있는 차량”이라며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필자 역시 한껏 기대감을 갖고 신형 IS를 만났다.
 
◆ 달리지 않아도 강렬한 존재감 
 
신형 IS는 파워트레인에 따라 250, 300h, 350 등 3가지 모델로 구분되며 각 트림별로 고성능 F-Sport 라인업이 추가됐다. 이번 시승기는 국내 먼저 출시될 IS 250과 IS 250 F-Sport를 중심으로, 그 외 검토 중인 4개 모델을 곁들였다.
 
신형 IS의 외관은 기존 모델은 물론, 렉서스 전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역동적이다. 비교 시승을 위해 함께 자리한 BMW 3시리즈와 벤츠 C클래스 사이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개성 강한 젊은 층에게 매력적이다.
 
전면부는 대형 스핀들그릴이 공격적인 위압감을 발산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독립형 주간주행등(DRL)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지지만, 전방을 주시하는 날카로움이 묻어난다. 특히 F-Sport 모델은 거대한 일체형 스핀들그릴을 사용함에 따라 강인한 인상에 위엄을 더했다.
 
감각적인 측면 라인은 정차된 상황에도 스포츠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앞바퀴 하단에서 시작해 뒷바퀴 휠 아치를 타고 올라가 후미등까지 이어지는 접음선은 FR 차량의 우아함을 표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길이 가장 많이 간 디자인 요소다.
 
후면은 상대적으로 무난하다. 기능성을 겸비한 에어로 스태빌라이징 핀과 L형 LED 후미등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외 곳곳에서 경쟁모델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부에는 슈퍼카에서나 볼 수 있는 풀 언더커버가 장착됐다. 루프는 레이저 용접 접합으로 몰딩을 제거해 선명한 라인을 갖췄다. 휠 하우스 엣지를 제거하고 타이어를 바깥쪽으로 끌어내 한층 역동적인 모습을 갖췄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실내는 고급스럽다. 소재는 물론, 스티치 등 특유의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센터콘솔 양쪽에 위치한 무릎 패드 등 보이지 않은 곳까지 세심한 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운전석은 LFA에서 계승한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 스포티한 성격이 강조됐다. F-Sport 모델은 센터링으로 명명된 이동식 전자 계기판과 수제 스티어링 휠, 발포 가죽 시프트 노브, 알루미늄 페달 등 LFA의 향기가 더욱 짙다.
 
이와 함께 실내에서 돋보이는 점은 공간 활용성이다. 좁은 공간은 기존 IS 고객들이 가장 불만을 가지던 것 중 하나다.
 
신형 IS는 휠베이스를 늘리고 앞좌석 시트를 얇게 만들어 독일차 3인방과 비교해 가장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공간을 확대함과 동시에 6:4 폴딩 시트를 적용해 적재공간도 늘렸다.
 
◆ 새로운 렉서스, 두 얼굴의 IS
 
이틀간 트랙과 공공도로에서 시승이 이뤄졌다.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IS 250. 국내 출시가 가장 먼저 정해졌기 때문이다.
 
신형 IS는 에코와 스노우, 노멀, 스포츠 등 4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시스템을 지원한다. 앞서 언급한 뒷좌석 6:4 폴딩 시트와 더불어 독일차에서 접할 수 있던 사양이다. 렉서스 개발진들은 신형 IS 개발 과정에서 기존 고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IS 250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2.5ℓ V6 자연흡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그러나 주행성능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구형 IS와 비교 시승도 마련돼 그 차이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독일차와 본격 경쟁을 선언할 정도면 개선된 가속 반응은 당연하다. 이와 함께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것은 차체 강성과 스티어링 반응이다.
  
먼저 차체 강성을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하고 레이저 스크류 용접과 차체 접착제 접합 공법, 그리고 추가 스팟 용접 등 새로운 공법을 도입했다. 프레임과 필러 등 주요 골격을 연결하는 부위는 물론, 기어박스 구조 등 부품과 고정 장치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강성 보장 작업이 이뤄졌다.
 
더불어 전륜은 개선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후륜은 새로운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해 뛰어난 조향 응답성과 승차감 등 밸런스를 잡았다. 이번에 도입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 시스템도 운전자가 원하는 움직임을 즉각 전달하고 있다.
 
그 결과 트랙에서 공격적인 코너링 공략에도 우수한 접지력을 발휘했다. 힐 다운 코스에서 운전자가 생각하는 데로 움직이다보니 본 기량 이상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독일차와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점은 전자제어시스템이다. 신형 IS는 렉서스 독자 기술인 차체역학통합제어시스템(VDIM)이 탑재됐다. VDIM은 전자식제동력분배장치(EBD)부터 구동력제어장치(TRC), 차체자세제어장치(VSC), ABS 등을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과 통합 제어한다. 곳곳에 위치한 센서를 통해 주행환경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개입함에 따라 항상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저속에서는 렉서스 특유의 부드럽고 정숙함이 드러난다. 고속 및 급가속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IS 250 F-Sport는 전·후륜 서스펜션 시스템과 EPS 시스템 등을 별도로 튜닝해 핸들링 성능을 더욱 높였다. 운전자와 밀착된 F-Sport 시트는 급격한 방향 전환에도 몸을 단단히 지지한다.
 
F-Sport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 시스템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추가됐다. 이는 차량 내 모든 성능을 달리는 것에만 집중시킨다. 더불어 즉각적인 패들시프트 조작 반응과 흡기 사운드 크리에이터(ISC)를 통해 전해지는 엔진음은 다이내믹한 주행감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IS 250과 비교하자면 힐 클라임을 공략할 때 엑셀 및 스티어링의 반응이 한층 우수하다. 트랙에서 운동성능은 IS 350 F-Sport가 뛰어났지만, 언덕길에서는 IS 250 F-Sport가 조금 더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 IS 300h·IS 350 ‘색다른 매력’
 
신형 IS는 하이브리드 모델 300h가 추가됐다. 렉서스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세대 IS에 디젤 엔진을 장착한 바 있다. 이를 대신해 3세대에서는 300h가 투입됐다.
 
IS 300h는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미끄러지듯 조용히 출발하지만, 뛰어난 빠른 가속력을 발휘한다. 준수한 주행성능을 갖췄지만, IS 250과 비교하자면 가속 및 스티어링 반응부터 엔진음 등 주행감성은 떨어진다.
 
물론, IS 300h는 리터당 23.2㎞의 높은 연비(미국 기준)로 부족한 주행성능을 만회한다. 단, 가속력이 뛰어난 만큼 다른 토요타·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전기모드 구간이 짧다. 연비를 위한 운전습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IS 300h F-Sport의 경우 연비와 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지만, 높은 가격이 숙제다. 국내 출시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어 IS 350을 트랙과 일반도로에서 경험했다. 비교모델로 BMW 335i가 마련됐다.
 
주행 성능만으로 IS 350과 335i 양쪽 다 일장일단,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코너에서는 밸런스가 좋은 IS 350, 직진 구간에서는 335i가 우위다. 렉서스가 3시리즈를 잡기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두 모델의 차이는 엔진과 전자제어시스템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짐작된다.
 
신형 IS는 250와 350 모델 모두 V형 6기통 자연흡기(N/A) 엔진을 사용한다. 최근 다운사이징 및 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추세와 다른 방향이다. 비교 모델로 사용된 BMW 335i는 직렬(I형) 6기통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이는 ‘컨트롤’을 중시하는 토요타·렉서스의 ‘Fun to Dirve’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 터보엔진은 출력과 효율성에서 유리하지만 지연(lag) 현상 등 다루기 힘든 측면이 있다. 반면 자연흡기엔진은 고회전(RPM)을 활용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반응과 제어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재 F1에서도 V8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더불어 IS350은 앞서 언급한 VDIM과 결합해 능동적인 주행통제가 많다. 반면, BMW 335i는 기계적인 성능을 한계치까지 뽑아낼 수 있다. 경주마와 야생마의 차이로 비유할 수 있겠다.
 
신형 IS는 오는 6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독일차 3인방과 비교해 디자인과 인테리어, 주행성능, 편의사양 등 부족함이 없다. 더군다나 엔저로 환율마저 렉서스에게 유리해 ‘착한 가격’을 기대해볼만 하다. 독일차 일색의 프리미엄 컴팩트 스포츠 세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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