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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고급차시장 더 이상 양보 없다’…전시장·AS 수입차보다 더 럭셔리

  • 기사입력 2012.11.23 08:41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에쿠스, 제네시스, 체어맨, K9 등 국산 고급대형차들이 수입차에 크게 밀리고 있는데다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차 점유율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자 국산차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 들어 체어맨과 제네시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30% 이상 줄었으며 지난 5월 출시된 기아차의 플래그쉽 모델인 K9도 월간 판매량이 겨우 500대 수준에 그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수입차 판매량은 무려 22% 이상 치솟고 있으며 특히, 고급 수입차가 많이 팔리는 서울 강남지역의 경우, 수입차 점유율이 현대차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내년에는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 업체들이 더욱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어 국산차업체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업체들은 수입차에 대한 철저한 제품 경쟁력 분석과 함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고 있는 전시장 및 AS 고급화에 나서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해 놓을 경우, 수입차업체들에게 안방을 30% 이상 내 줄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현대차는 수입차 제품 경쟁력 분석에 이어 최근 전시장 및 AS센터 고급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고객과의 접점인 전시장 및 AS 고급화를 통해 브랜드력을 끌어 올려 기존 국산차 고객들의 이탈을 막아 보자는 것이다.
 
현대차가 추진중인 전시장 고급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우선, 현대차라는 브랜드력 강화를 위해 랜드마크가 될 브랜드 전시관을 짓고 수입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서울 강남 등 핵심지역에 럭셔리 수입차 브랜드 못지 않는 고급 전시관을 확보하는 한편, 전국의 핵심 거점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테마 전시장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내년 3월 경 경기도 일산 킨텍스 옆 부지 5066평 규모로 착공될 현대차 브랜드 전시관은  현대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브랜드 전시관과 자동차 제작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관, 고객들이 신차를 쇼핑하고 직접 구매 할 수 있는 딜리버리 센터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 브랜드 전시관은 유럽 최고의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 서울 인근지역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수입차 전시장 밀집해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현대차는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있는 강남구 논현동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구)인피니티 에스에스모터스 건물을 임차, 럭셔리 전시장으로 꾸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4월 오픈을 목표로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중인 이 전시장은 보증금 20억원, 월세 1억5천만원으로 인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편이다.
 
이 지역은 도산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인피니티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폭스바겐, 포드, 미쓰비시, 페라리, 마세라티 등 각종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현대차는 수십억원을 들여 내.외장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 전시장 외에 수입차 전시장이 밀집돼 있는 지역에 수 개의 럭셔리 전시장을 추가, 메르세데스 벤츠, BMW등 수입 럭셔리브랜드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예술작품을 비롯해 꽃꽂이, 카페,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인 로보카 폴리 등 다양한 주제로 꾸민 전시장을 확보,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고가 세단인 체어맨W를 판매하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전시장 고급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2일 고품격 플래그십 스토어인 ‘W-라운지’ 1호 점을 강남에 오픈했다. W-라운지'는 일반 판매 대리점들과 달리, 회사가 100% 투자해 만든 고급 전시장으로, 브랜드 샵과 시승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W-라운지는 함께 위치한 서비스 프라자에서 정비 및 신차 점검 등 모든 고객 서비스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해결할 수도 있다.
 
W-라운지는 좁은 공간에 차량 몇 대만 전시돼 있는 기존 쌍용차 전시장과는 개념부터가 다른 전시장으로, 쌍용차는 향후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같은 W-라운지를 전국에 10개 가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기아자동차도 지난해부터 강남 영업소 등 전국 핵심거점 11곳에 자사의 플래그쉽 모델인 K9을 별도로 전시하는 'K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K라운지는 일반 차량 전시공간과 별도의 럭셔리 전시공간을 마련, K9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어 강남 요지에 럭셔리 전시장과 시승센터는 물론, 학생 및 일반인들이 기아차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 소규모 세미나실을 갖춘 테마라운지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등 고급 수입차들이 수백억원씩을 들여, 초호화 전시장을 잇따라 오픈하고 있는데다 1천만원 이하 경차에서부터 7-8천만원대의 고급차를 같은 장소에서 판매를 하는 한계점 때문에 국산차들이 수입차브랜드와 맞대응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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