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완성도 높아졌지만 소음. 마무리는 아직 부족

  • 기사입력 2005.07.20 18:03
  • 기자명 이상원
기아자동차가 지난 14일 선보인 그랜드카니발은 카니발시리즈 가운데 제3세대에 해당되는 차종이다.



즉, 카니발시리즈 중 3번째 차종이라는 뜻이다. 첫 번째가 지난 98년 미국 크라이슬러를 구해낸 세계적인 미니밴 캐러밴을 벤치마킹해 등장한 카니발이고 두 번째는 2001년 선보인 카니발Ⅱ다.



기아차측은 그랜드카니발이 기존 카니발과는 전혀 다른 신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도 이번에 나온 그랜드카니발이 기존 카니발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차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추측 되지만 지금까지 83만여대가 팔리면서 위기의 기아차를 구해낸 카니발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차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브랜드 관리에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제원이나 스타일을 보면 그랜드카니발은 기존 카니발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차체 크기가 길이 200mm, 폭 90mm, 높이 10mm 가량 커졌지만 기존 카니발과 비슷한 스타일에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했다.



크기가 약간 커진 것은 세제혜택을 의식, 기존 9인승을 11인승으로 바꾸기 위한 고육책이다. 때문에 4열은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인원수송에서는 의미가 없다.



그랜드카니발은 스타일이 얼마나 세련되게 바뀌었고 성능이 어느정도 업그레이드됐는지가 시승 포인트다.



시승차는 중급모델인 GLX 기본형으로 자동변속기와 썬루프가 추가됐다. 시판가격은 기본가격 2천270만원에 옵션을 포함, 2천540만원이다.

 




완성도 높아진 스타일



11인승 미니밴 개발자의 가장 큰 고민은 11명이 탈 수 있는 큰 차체를 어떻게 작아 보일 수 있도록 하느냐는 문제이다. 출퇴근용까지 가능해야만 수요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 로디우스나 이번에 나온 그랜드 카니발의 가장 큰 공통점은 스타일을 승합이면서도 미니밴처럼 보이게 했다는 점이다.



그랜드카니발의 외관은 어느 구석에서도 승합차라는 느낌을 찾을 수 없다. 그랜드카니발의 스타일을 보면 역시 ‘RV 기아’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기아차의 히트작품인 스포티지나 쏘렌토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그대로 반영됐다.



신형그랜저나 에쿠스 등에 적용된 3서클식 헤드램프와 현대.기아차 패밀리룩의 라디에이터그릴, 각진 리어범퍼가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기존에 비해 훨씬 우람해진 루프캐리어와 크롬으로 장식된 도어손잡이 및 사이드 프로텍트도 고급성과 세련미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17인치 크기에 새로 디자인된 알루미늄 휠 덕분에 안정감과 세련미가 배가된 느낌이다.



실내 역시 세련미와 고급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우드그레인과 메탈그레인의 조화와 투톤의 대쉬보드가 실내인테리어의 수준을 높였다.



 

슬라이딩도어 한층 부드러워



실내 활용성은 기존 카니발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우선 슬라이딩 도어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굳이 용을 쓰지 않고도 열고 닫을 수 있어 뒷좌석 이용자들이 우선 좋아할 것 같다. 기존 모델에서 폐쇄돼 답답했던 2열 도어를 개폐할 수 있게 된 점도 마음에 든다.



2열 승객을 위해 앞부분에 손잡이를 적용한 점과 2열과 3열 천정에 독립식 에어컨의 덕트를 설치한 점,  좌우측에 이동식 및 고정식 컵홀더를 설치한 점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2열 가운데시트 하단부가 조잡스럽고 3열 우측 독립식 시트에 어린애도 앉기 어려운 점은 다소 불만이다.



편의사양에서 경험은 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열고 닫히는 전자식 슬라이딩도어와 무거운 짐을 들었을 때 버턴 하나로 열수 있는 테일게이트 도어를 옵션으로 선택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랜드 카니발만의 장점이다.



엔진룸은 정비 시 편리하도록 깔끔하게 정돈됐다, 기존과 달리 배터리에 보온박스를 씌운 것도 업그레이드된 점이다.



하지만 엔진소음(특히 엔진커버를 벗겼을 때)은 기대이하 수준이다. 마치 1t트럭으로 착각할 정도로 귀에 거슬린다.




성능 업, 소음은 여전히 문제



그랜드카니발은 성능은 어느 정도로 향상됐을까. 그랜드카니발의 엔진은 기존과 같은 2900cc급 CRDi엔진이다. 그런데 파워는 기존 145마력에서 170마력으로 깡충 뛰었다. 엔진 튠업으로 파워를 업그레이드시켰다는 설명이다.



170마력급 그랜드카니발의 순발력은 기존에 비해 확 차이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감각적으로 느껴질 정도는 향상됐다. 120km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역시 소음이 문제다. 아이들링시는 비교적 조용했던 엔진음이 속력을 내기 시작하자 특유의 디젤소음을 내기 시작한다. 기아 기술진들이 엔진소음 부분에서만큼은 신경을 쓰지 못한 듯하다.



그랜드카니발을 출시하면서 기아측이 가장 염려를 하는 부분은 아마 매연문제가 아닐까 싶다. 기존 카니발에서 매연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기 때문이다. 기아측은 배기가스 냉각장치를 별도로 적용, 매연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그랜드카니발은 스타일과 성능, 실내 인테리어에서 기존 카니발에서 비해 완성도가 훨씬 높아진 제품이다. 그러나 유럽이나 미국시장에서 맞닥뜨리게 될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씨에나 등과 제대로 경쟁을 벌이려면 소음과 실내 마무리작업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