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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위협 거세지는 '세계의 공장 중국' 전환기 직면

  • 기사입력 2010.06.02 09:51
  • 기자명 이상원

중국에서 임금인상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종업원들의 요구가 최근 격렬해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전국적 노조 조직이 외국계 기업에 대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고 있어 중국 현지기업들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변속기 부품공장에서의 파업으로 일본 혼다자동차 4개 완성차 공장이 일제히 가동중단에 들어간 데 이어 현대자동차의 중국현지공장인 베이징현대도 부품업쳉의 파업으로 사흘간 가동이 중단됐다.
 
혼다와 베이징현대차는 노조와의 임금인상에 합의, 일단 봉합을 하긴 했으나 종업원들의 과도한 임금인상 및 처우개선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언론인 경화시보가 지난 달 31일, 전한 바에 의하면 베이징 소재 베이징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자동차부품업체 현지법인인 성우하이텍에서 지난 28일부터 파업이 발생했다.
 
성우하이텍은 범퍼와 철제 빔 등을 생산, 베이징현대차에 납품하고 있으며 이 공장의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도 지난 달 28일부터 조업이 중단됐다가 사흘 만에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우하이텍 종업원 1천여명은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며, 베이징현대차는 노무담당 전문가를 성우하이텍에 급파, 대응책을 강구하고 성우하이텍 측이 지난 29일 근로자 임금을 15%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면서 30일부터 정상 조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품공급업체들의 파업위협은 여전히 위협적이며,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현대차가 현재 1차 헙력업체가 80여 곳, 2차 협력업체가 150여곳으로, 파업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현대차는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달 30일 1차 부품협력사 대표들을 소집해 파업방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나 현대차 부품협력업체 종업원들은 주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의 임금격차 문제 또는 본사 주재원과 현지 종업원간의 임금격차를 문제삼고 있다.
 
여기에 도시로 돈을 벌러 나온 중국농민의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공장종업원의 대부분은 농민공으로 불리는 농촌출신 노동자들로, 이들은 최근 소자녀화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에 공급되는 인원이 10년 전의 약 1천80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1천만명 정도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4조위엔에 달하는 중국정부의 경기대책으로 내륙지역 공공 공사가 급증하면서 연안 도시지역 공장에 추업하는 노동자들의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성우하이텍의 경우, 이 회사의 부품공급업체에서 특별수당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들도 당연히 수당을 받아야 한다며 생산라인을 스톱시켰다.
 
베이징현대차는 일단 15% 임금 인상으로 파업을 수습했지만, 대폭적인 임금인상 요구는 아직 철회되지 않고 있어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쌓여있다.
 
혼다자동차의 부품협력업체 역시 일본에서 파견된 주재원과 현지 종업원간의 과도한 임금격차를 문제삼아 파업에 들어간 상태.
 
혼다차와  베이징현대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사실은 완성차와 부품공장간, 주재원과 현지인감의 대우 차이다.
 
한국과 일본 등의 기업들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종업원에게는 높은 임금을 지급하고 낮은 곳에는 적은 임금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 모두, 완성차와 부품업체간에 임금과 복지에서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여전히 계획경제 시대 의식이 남아있는 중국 근로자들에게는 이같은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같은 노동을 하게되면 완성차와 부품공장이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영향력있는 언론들이 앞다퉈 일본이나 한국 등 본국에서 파견된 관리직이나 주재원들과 현지 종업원들 사이에 엄청난 임금격차가 있다고 부추기면서 현지 근로자들의 반발이 증폭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제조업체들의 임금격차 문제는 혼다와 베이징현대에만 그치지 않고, 거의 모든 업종에서 공통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의 급속한 수요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완성차공장의 임금을 높게 책정, 부품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노조의 전국적 조직인 '중화전국총공회'가 최근 외국계 제조업체들을 겨냥, 강경한 노사교섭에 임하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어 외국계업체들의 앞날이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지난 2008년 노동계약법 시행으로 노동자의 권리의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지난해 기준으로 2006년보다 2배가 많은 약 60만건의 노동쟁의가 발생했다.
 
 여기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문화한 중국의 임금법이 올해안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노조활동이 힘을 더 받게 될 전망이다.
 
13억명의 인구를 거느린 '세계의 공장'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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