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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협, 감원 한파속에서도 유유자적! 신이내린 자리, 자공협 중역들

  • 기사입력 2008.11.13 06:47
  • 기자명 이상원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 한파 속에 국내자동차업계에도 공장가동 중단과 임원 감축 등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거대공룡 GM이 파산직전까지 몰리면서 잘나가던 GM대우차 마저 공장가동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고 있으며, 생산현장에서는 직원들 사이에 가동중단에 이은 감원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다. 
 
 쌍용차 역시 감산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정규직원 및 사내협력업체 직원 중350여명의 잉여 인력에 대해 유급휴직에 들어가며 일부 생산라인은 가동이 이미 중단됐다.
 
대우버스도 사무직원의 14%에 대한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으며 르노삼성차 역시 간부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이 검토되고 있다.
 
여기에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자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견제발언까지 강도를 더해가고 있어 한국 자동차업계의 앞날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암울해지고 있다.
 
올 겨울이 혹독한 추위가 예상된다는 강만수 재정기획부 장관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미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여전히 봄바람이 솔솔 불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국산차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공업협회다.
 
자공협은 요즘, 내년 봄에 개최할 2009 서울모터쇼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개최까지는 아직 6개월 이상이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대 언론홍보에 나서고 있다.
 
자공협이 서울모터쇼에 열중하고 있는 이유는 모터쇼 개최로 인한 짭짤한 수입때문이다. 잘 만 운영하면 한 번 개최에 수십억원 이상의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2년 동안 모든 역량을 기울여 모터쇼 준비에만 매달린다.
 
자공협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중역 자리도 신이 내린자리다.
 
주로 지식경제부에서 퇴직한 국장급 인사가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이 자리는 연봉이 웬만한 대기업 전무이사 수준인 2억원대에 육박하며 월 판공비도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산업의 위상에 걸맞게 대외적으로 상당한 대접도 받을 수 있는데다 협회가 골프장 회원권도 2개개씩이나 보유하고 있어 원하는 대로 골프를 칠 수도 있다. 
 
또, 모터쇼 참관을 이유로 전 세계를 관광할 수 있는특권(?)도 주어진다. 실제로 현 ㅎ 부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세계 5대 모터쇼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등 한국업체들이 참가하지 않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모터쇼를 다녀왔다.
 
특히, 자공협의 상근부회장에게는 퇴직금도 3년의 임기에 곱하기 3을 더해주는 특전까지 주어지고 있다.
 
이런 기막힌(?) 혜택 때문에 퇴임을 앞둔  지경부 국장들과 아직 마땅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퇴임국장들 사이에는 정치권의 권력까지 동원되는 치열한 로비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자공협 상근부회장의 임기는 지난 11월 7일부로 종료됐다. 하지만 올해는 어쩐 일인지 신임 부회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다. 
 
산하단체 인사관리를 맡고있는 지경부 창의혁신담당관실 관계자와 수송기계과측은 자공협 이사회와 총회가 알아서 선정할 일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와 현대. 기아차 등 회원사들 내부에서는 내년 2월 있을 총회까지 상근부회장에 대한 인사를 보류 한 뒤 현 부회장을 재 임명하는 수순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ㅎ 부회장 역시 공공연히 연임을 거론하며 직원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공협은 상무급 임원자리도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관을 고쳐가면서까지 지난해 정년퇴임한 상무급 임원에게 별도의 고문자리를 마련, 연간 1억원이 넘는 연봉과 방을 내 주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역할이나 활동면에서도 일본자동차업체들의 모임인 일본자동차공업협회와 비교해 보면 크나큰 차이가 난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는 일본 내수판매가 급락하자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미니 모터쇼인 도쿄 모터위크(TOKYO MOTOR WEEK)를 개최했다.
  
도쿄 모터위크는 도쿄의 인파가 몰리는 3곳에 일본 승용차 메이커 8개사가 시판 예정차량을 포함한 최신모델 28차종 48대를 전시한 것으로, 젊은층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유도,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목적으로 협회가 스스로 만든 행사다. 
 
또, 지난 3월 엔화강세 지속으로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됐을 때, 당시의 조 후지오회장은 기자회견을 자청, 국익을 위해 언론들의 협조를 당부했고 7월의 국제적인 고유가와 강판 등 원자재값 폭등시에도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전 세계에 30여개 이상의 사무소를 운영, 다양한 정보수집과 의견관철 등으로 일본 자동차업체들을 지원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지난해에 20년 만에 유럽자동차공업협회 멤버로 가입한 것도 일본자공협회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다. 
 
반면,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유가폭등, 원재자값 인상, 수출감소 등 위기상황이 닥쳐도 단 한번의 기자회견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몇 년전부터 추진돼 온 유럽사무소 개설문제도 회원사들의 추가 비용부담 거부를 이유로 무기한 보류시켰다. 이는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불필요한 보수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개설이 가능하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자동차업체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만큼 한국의 자동차업체들, 나아가서는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잘 돼야 존재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자공협회가 나름의 존재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조직의 쇄신과 함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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