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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듣네? '급발진 의심 이렇게 대처해라'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 중 의도치 않은 가속 시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사용 시연

  • 기사입력 2023.12.08 18:0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급발진 의심 사고가 늘어나면서 차량 기계적 결함 혹은 조작 오류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까지 급발진 의심 사고는 787건이었으며, 올해 9월까지 21건을 기록, 작년(15건) 수준을 넘어섰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가 숨지고, 운전자인 할머니가 형사입건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도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제동 압력 센서값 기록 제도화, 페달 블랙박스 장착 추진 등을 검토중이지만 구체적인 대안으은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주행중 EPB 작동 테스트 장면
주행중 EPB 작동 테스트 장면

이런 가운데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한 피해를 줄여보고자 주행 중 의도하지 않은 가속 시 대처방안에 대한 직접 시연에 나섰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8일 언론사 자동차 출입기자들과 화성시 송산면 삼존로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에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현대자동차 GV6 기아 EV9, 쏘렌토, KG 모빌리티, 볼보 S60, BMW 620d,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등 국산 및 수입 차종(7개 브랜드 15개 차종)을 대상으로 사용연료(가솔린, 디젤, 전기, 하이브리드 등)별로 시연을 실시했다.

의도하지 않은 가속은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가속페달이 고착되거나 가속페달이 바닥매트에 걸렸을 때, 외부 물체(물병, 신발, 물티슈 등) 끼임 등으로 가속페달이 복귀되지 않는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등으로 발생한다.

급발진 관련 기계적 결함은 다양한 사례에서 주장되고 있으나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가 장착된 국내 판매 차량(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전기차)을 대상으로 주행 및 제동 시험을 실시한 결과, 주행 중 의도하지 않은 가속이 발생한 경우에는 제동페달을 작동시키는 방법과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를 지속적으로 작동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는 기존 레버(사이드 브레이크) 또는 페달(풋 브레이크) 방식의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의 기능을 전자식 버튼 조작으로 대체한 주차브레이크다.

주행 중 가속페달이 복귀되지 않는 상황 재현을 통해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 제동페달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작동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키거나, 속도가 현저히 감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에서 강제로 시동을 끄고 전자식 주차브레이크(EPB) 작동시키면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었으며, 일부 차량은 제동거리가 더 감소했다.

다만, 주행 중 강제로 시동을 끄기 위해서는 최대 5초 동안 시동버튼을 지속적으로 누르고 있거나 최대 5회 이상 반복적으로 눌러야 한다. 때문에 시동을 꺼는 것보다 기어를 중립으로 한 후 EPB를 작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기계식 주차 브레이크 장착 차량은 전자식 보다는 좀 더 조심해야 한다. 운전자가 갑자기 기계식 브레이크를 확 당길 경우, 차량이 전복될 수도 있다. 때문에 서서히 당기는 것이 안전하다.

연구원측은 일부 차량은 시동이 꺼진 후에 와이퍼가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어 시동을 끄는 방법보다 변속기어를 중립으로 변경하는 방법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승용, 소형 전기트럭, 픽업트럭 등 360여개 차량을 조사한 결과, EPB는 차종에 따라 기본 또는 옵션으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혹 운전자가 제동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느끼는 경우, 두 발로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으면 제동력 생기기 때문에 위급상황에서 온 힘을 다해 브레이크를 밟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했을 경우에도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세게 밟으면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동력전달이 끊어져 차량이 멈춘다.

기아 EV9
기아 EV9

연구원 관계자는 주 제동장치와 주차 제동장치는 따로 작동하기 때문에 주제동장치가 말을 안 듣더라도 주차 제동장치만으로도 차량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EPB는 각 차량마다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운전자가 평소에 위치를 인지해 두는 것이 중요하고, 제작사도 신속하게 조작할 수 있는 곳에 위치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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