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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테라와트 이상 수주한 SK이노, 배터리 전담 법인 출범으로 성장 속도 높인다

  • 기사입력 2021.09.16 11:2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전담 법인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가 내달 1일에 출범한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이 임시주주총회의 최종 승인으로 출범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려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 7월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데이에서 “배터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선 관련 투자가 많이 들어간다”며 “대대적인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배터리 사업 분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여러 부문하고 상의해야 하지만 배터리에서는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증설속도가 상당히 빨라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매년 2~3조원이 투자되고 있다. 관련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빨리 했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 이상으로 수주잔고가 1테라와트 이상인 배터리업체는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총 3곳이다. 이는 배터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이다. 또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GWh 증가한 7.4GWh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SDI를 제치고 TOP5에 진입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 유럽형 모델, 기아 니로 EV 등의 판매 증가가 SK이노베이션의 급증세를 이끌었다.

이런 가운데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지난달 판매를 개시한데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이 이달 중 출시될 예정이어서 SK이노베이션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폭스바겐이 미국 현지 공장인 채터누가 공장에서 순수전기차 ID.4의 북미형 모델을 올해 하반기부터 생산할 예정이다. 북미형 ID.4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인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공장.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유럽,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2개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조지아 1공장은 10GWh 규모로 건설돼 여러 단계를 거쳐 2025년까지 연간 2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재 1공장은 시범 생산 단계에 있으며 폭스바겐이 ID.4 북미형 모델 생산을 개시함과 동시에 배터리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조지아 2공장은 연간 11.7GWh의 배터리를 생산하며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된다. 양산은 2023년부터 개시될 예정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포드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합작법인은 연산 60GWh의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총 약 6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연산 60GWh는 약 100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으로 헝가리를 낙점해 2019년 10월, 연간 생산능력 7.5GWh 규모의 제1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9.8GWh 규모의 제2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초에는 31GWh 규모의 제3, 4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9년에 완공된 SK이노베이션과 베이징자동차의 합작 배터리 공장인 창저우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7GWh, 최근 가동을 개시한 중국의 배터리 제조업체인 EVE와의 합작 공장인 옌청 공장과 후이저우 공장은 각각 10GWh이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 중국에 4번째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들어서는 신규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의 4번째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으로 생산 규모는 이전 중국 3개 공장을 넘어선다. 투자금액은 1조2,325억원이며 SK이노베이션이 2024년 12월까지 단독으로 분할 출자한다.

SK이노베이션의 중국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27GWh, 내년에는 30GWh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4번째 공장이 가동되면 최대 60GWh 안팎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이 배터리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개인투자자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배터리 사업을 분할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16일에 진행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달 1일 배터리 전담 신설법인이 설립되면 기업공개(IPO) 시점을 고려할 예정이다.

김준 사장은 지난 7월 스토리 데이에서 “분할 시점은 기업공개(IPO) 시점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며 “IPO의 목적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함인데 분할하더라도 초기에는 SK이노베이션에서 재원을 계속 줘야하기 때문에 IPO 시점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사업이 내년에 영업이익을 낸다고 본다면 앞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을때 분할과 관련해 시간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사업은 올해 상반기에 판매물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을 전년동기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조1,565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의 상반기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1분기에 해외공장의 초기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지난해 1분기보다 718억원 늘어난 1,767억원을 기록했으나 2분기에 매출액 증가 및 올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중국 옌청 공장의 조기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전분기보다 약 788억원 개선된 9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분기 만에 1천억대 이하를 기록, 배터리사업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의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이 같은 기록 갱신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중심의 그린 성장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오닉5(좌)와 EV6(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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