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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적기' LG화학, 주주들 분노에도 배터리사업 분사 추진하는 이유는?

  • 기사입력 2020.09.17 12:28
  • 기자명 박상우 기자
LG화학이 주주들 분노에도 배터리사업 분사를 추진한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LG화학이 17일 이사회의 최종 승인에 따라 전지사업부문 분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LG화학은 오는 10월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이런 소식에 LG화학 투자자들은 배터리 때문에 투자했는데 분사를 하면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한 투자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분사를 막아달라는 청원까지 냈다.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LG화학이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하는 것은 현재 핵심 영역인 전기차 시장에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로봇, 무인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 치열해지고 있는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LG화학은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전년동월대비 3배가량 늘어난 2.8GWh를 기록하며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포함해 LG화학의 1~7월 누적 사용량은 13.4GWh로 6.8GWh를 기록한 전년동기대비 97.4% 폭증했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0.6%에서 25.1%로 확대됐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전지사업본부는 1,5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LG화학은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아마존이 운용하고 있는 물류 자동화 로봇에 탑재될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로 LG화학은 2023년부터 4만여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의 배터리가 탑재될 로봇은 아마존이 지난 2012년에 도입한 물류 자동화 로봇으로 물류 창고에서 사람 대신 물건을 옮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LG화학은 지난달 30일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의 시험 비행을 성공하며 체공 드론 및 개인용 비행체용 배터리 제조 및 생산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를 2025년 이후 양산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러한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추진하는 것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자금을 적기에 확보할 필요성도 높아졌다”며 “이번 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부문별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를 확립해 재무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및 유연한 조직 운영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분할 배경 중 하나라고 LG화학은 밝혔다.

LG화학은 앞으로 신설법인을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서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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