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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 양평 설매재

  • 기사입력 2006.04.09 15:15
  • 기자명 이상원

국산영화로 사상 최대규모의 관객을 동원, 화제가 됐던 '왕의 남자' 촬영지 중의 한 곳이 바로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설매재부근이다.
 
'왕의 남자'의 최고 명장면을 담은 이곳은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유명산(862m)과 대부산(742m)의 정상 사이에 위치해 있다. 두개의 멧부리 사이는 직선 거리로 2㎞ 남짓하며 해발 고도가 700m 정도 된다.
 
이곳에는 특이하게도 바위나 나무가 거의 없으며 고원처럼 경사가 완만하다. 이 일대는 인근 설매재 휴양림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수년 전 고랭지 농사를 위해 개간했던 땅이다. 

장생(감우성분)과 준길이(이준기분) 광대패를 뛰쳐나와 소경놀이를 하던 장면이 바로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왕의 남자'에 나오는 장면 중 여기서 찍은 것은 마지막 길놀이 장면만이 아니다. 자신들이 몸담던 광대패에서 도망쳐 나온 장생과 공길이 산을 내달리던 장면, 소나무 밑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익살스럽게 '소경 놀이'를 하던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직접 이곳을 찾아가 보면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감이 가는 곳이다. 초원 끝자락에 소나무 서너 그루 오붓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다. 사방이 탁 트여 나무나도 상쾌한 바람이 코끝을 스친다. 이곳은 맑은 날 소나무 아래에 서면 남한강이 내려다 보일 정도로 탁 트인 곳이다.

지형이 높다보니 주말이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지금은 왕의 남자 촬영지를 보러오는 이들이 더 많지만.. 정상부근 소나무 가지 밑에는 이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추모비도 눈에 띤다.
 
장생과 공길이 산을 뛰어오르던 장면은 지난해 6월 말에 촬영했다. 당시 이곳은 하얀 개망초 꽃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길놀이를 찍던 지난 9월 말에는 가을 억새가 바람을 따라 춤을 췄을 것이다.
 
이곳은 왕의 남자 외에도 제법 많은 영화들을 쵤영했다. 드라마 '다모'의 여형사 하지원이 이곳을 지나다 땅밑 동굴(실제 동굴은 없음)에 빠졌고 한성부 좌포도청 사람들이 그녀를 찾기 위해 이곳 산 언덕을 누비는 장면과 산적들을 토벌하는 장면도 여기서 촬영했다. 영화 '그녀를 모르면 간첩'과 드라마 '서동요' 의 일부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이곳 주변에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데다 주변에 명소가 많아 가족나들이에 아주 적합한 곳이다. 
 
설매재 휴양림은 서울에서 약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로 소나무낙엽송, 고로쇠, 단풍나무 군락지, 철쭉이 많이 분포하고 있고 등산로가 유명산과 용문산으로 이어져 있으며 용천계곡과 유명산 계곡이 인접해 있어 볼거리가 많다.
 
특히, 두릅나물, 취나물 등 각종 산나물들이 많아 봄철엔 나물을 채취하는 아낙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여기에 서바이벌장, 패러글라이딩장, 활공장 등이 위치해 있어 레포츠나 견학코스에도 안성마춤이다.
 
설매재는 휴양림정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고개 이름으로 옛날에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 눈속에 매화가 피었다해서 이름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설매재는 비단 왕의남자  등 영화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그런 운치있는 곳이다.
 
하지만 양평군 중에서도 유명산 자락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 재 정상에서 유명산쪽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한 오프로더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않을 듯 하다.
 
이 곳에서 유명산쪽으로 향하는 길은 대략 8km가량의 험준한 오프로더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승용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설매재는 양평읍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냉면으로 유명한 옥천면으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으로 진입해 한 5분정도 가다보면 40년전통의 옥천냉면집을 비롯한 냉면집 군락을 만나게 된다.
 
이 곳을 지나쳐 곧장 가다보면 37번국도를 만나는데 여기서 좌회전은 유명산, 우회전은 여주.양평, 직진은 용천리로 향하게 된다.
 
용천리 방향으로 한 10분정도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전원주택과 카페, 펜션이 즐비한 골짜기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이 바로 용천리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밑에 위치한 용천리에는 서종면 일대보다 더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유럽풍의 독특한 집들을 뒤로하고 계속 가파른 S자 고개를 오르다 보면 설매재자연휴양림과 만난다. 설매재자연휴양림에는 캠프장과 산책코스, 수양관, 수영장 등 다양한 레포츠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여름철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조금더 정상쪽으로 올라가면 양평군청소년수련원이  바로 도로옆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고 이곳을 지나쳐 차 한대가 다닐만한 좁은 길로 한 5분정도 더 올라가면 바로 설매재 정상에 다다른다.
 
설매재 정상은 어림잡아 해발 600m이상은 돼 보일정도로 높다. 정상에는 4륜 오프로더를 빌려주는 오프로더 체험장도 자리잡고 있는데 코스에 따라 이용료가 2만5천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
 
요즘은 언땅이 녹으면서 길이 질척해 바퀴가 잘 빠지거나 흙이 튀어올라 오프로더를 타기에 적당치 않다. 정상을 넘어서면 정면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매장 하나가 산을 오른 손님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컵라면, 커피, 오뎅, 과자류 등을 팔고 있다.
 
정상에서 촬영지로 향하는 길은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가 특별 관리하는 곳으로 이전에는 출입을 금지했던 곳이라고 입구에 씌여있다.
 
차 한대가 다닐만한 넓이의 이 길 역시 비포장에 해빙으로 땅이 녹으면서 질척해져 다니기가 무척 불편하다. 한 2km쯤 들어가다 보면 앞에 초원지대처럼 탁트인 산봉우리를 만날 수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촬영장소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촬영지까지는 가파른 산자락을 한 200m가량 올라야 하는데 여성들은 조금 힘에 부칠 수도 있다.
 
타고간 차량이 SUV라면 촬영지를 구경하고 난 다음 유명산쪽 오프로더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설매재에서 유명산쪽으로 나 있는 이 길은 대략 8km 구간으로 도로가 매우 좁고 험난해 오프로더의 재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우측에 위치해 있는 섦매재 자연휴양림도 하루정도 쉬어가 봄직한 곳이다. 이 곳에는 소나무낙엽송 조림지역, 고로쇠, 단풍나무 관락지, 철쭉, 자연산 소나무 등산로가 유명산과 용문산으로 이어져 있으며 용천계곡과 유명산 계곡이 인접해 있어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넓은 자연에 산나물, 두릅나무, 취나물 등 각종 나물이 풍부하며 단체야유회와 야외 연수교육에 적합하고 서바이벌 게임장 등이 있어 야외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인근에는 사나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은 신라 경명왕 7년에 고승인 노사나불상을 조성, 봉안하고 절 이름을 사나사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 절에는 유형문화재 제 72호로 지정된 원중국사 석탑으로도 유명하다. 원중국사는 고려말기의 고승 보우라는 승려로 호는 태고, 탑호는 보월승공이다.
 
이곳에서 내려오다 옥천면에서 시원하면서도 독특한 맛이 있는 옥천냉면 한그릇을 들이키고 돌아오면 다음 일주일이 거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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