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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남자' 장생과 공길이 놀던 곳 양평 설매재를 아시나요?

  • 기사입력 2006.03.20 13:44
  • 기자명 이상원

서울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지난 18일 간신히 오른 설매재 정상에서 나온 첫 마디였다.
 
우측엔 마치 중국 무협영화에 등장하는 무림의 절정고수가 기거하는 칼날처럼 치솟은 산봉우리가, 골짜기 아래엔 아직 인간의 손때가 덜 탄 원시림같은 계곡이, 그리고 좌측엔 왕의남자 촬영지인 넓고 평탄한 구릉이,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면 넓고 아늑한 양평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설매재는 비단 왕의남자 영화 촬영지가 아니더라도 세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그런 운치있는 곳이다.
 
하지만 양평군 중에서도 유명산 자락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 재 정상에서 유명산쪽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한 오프로더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않을 듯 하다.
 
이 곳에서 유명산쪽으로 향하는 길은 대략 8km가량의 험준한 오프로더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승용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설매재는 양평읍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냉면으로 유명한 옥천면으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으로 진입해 한 5분정도 가다보면 40년전통의 옥천냉면집을 비롯한 냉면집 군락을 만나게 된다.
 
이 곳을 지나쳐 곧장 가다보면 35번국도를 만나는데 여기서 좌회전은 유명산, 우회전은 여주.양평, 직진은 용천리로 향하게 된다.
 
용천리 방향으로 한 10분정도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전원주택과 카페, 펜션이 즐비한 골짜기에 도달하게 된다. 이곳이 바로 용천리다. 설매재 자연휴양림 밑에 위치한 용천리에는 서종면 일대보다 더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전원주택들이 가득 들어서 있다.
 
유럽풍의 독특한 집들을 뒤로하고 계속 가파른 S자 고개를 오르다 보면 설매재자연휴양림과 만난다. 설매재자연휴양림에는 캠프장과 산책코스, 수양관, 수영장 등 다양한 레포츠시설들이 들어서 있어 여름철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단다.
 
조금더 정상쪽으로 올라가면 양평군청소년수련원이  바로 도로옆에 덩그러니 자리잡고 있고 이곳을 지나쳐 차 한대가 다닐만한 좁은 길로 한 5분정도 더 올라가면 바로 설매재 정상에 다다른다.
 
설매재 정상은 어림잡아 해발 800m이상은 돼 보일정도로 높다. 정상에는 4륜 오프로더를 빌려주는 오프로더체험장도 자리잡고 있는데 코스에 따라 이용료가 2만5천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
 
요즘은 언땅이 녹으면서 길이 질척해 바퀴가 잘 빠지거나 흙이 튀어올라 오프로더를 타기에 적당치 않다.
 정상을 넘어서면 정면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매장 하나가 산을 오른 손님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컵라면, 커피, 오뎅, 과자류 등을 팔고 있다.
 
한 쉰 두서너살 쯤 돼 보이는 인심좋은 아주머니한테 '왕의남자'촬영지가 어디냐고 묻자, 좌측으로 한참들어가면 되는데 좀전에 여대생들이 단체로 들어갔으니 따라가면 된다고 하신다.
 
정상에서 촬영지로 향하는 길은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가 특별 관리하는 곳으로 이전에는 출입을 금지했던 곳이라고 입구에 씌여있다.
 
차 한대가 다닐만한 넓이의 이 길 역시 비포장에 해빙으로 땅이 녹으면서 질척해져 다니기가 무척 불편하다. 한 2km쯤 들어가다 보면 앞에 초원지대처럼 탁트인 산봉우리를 만날 수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장생과 공길이 놀이패를 뛰쳐나와 소경놀이를 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촬영지까지는 가파른 산자락을 한 200m가량 올라야 하는데 여성들은 조금 힘에 부칠 수도 있다. 초원지대는 촬영차량들이 뚫은 길이 한가운데로 나 있고 산 정상에는 패러글라이딩 낙하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앞서간 여대생 20여명이 소나무 앞에서 장생과 공길의 소경놀이를 흉내내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아마 여대 사진동아리 멤버들이 아닌가 싶다.
 
촬영지는 가슴속 깊숙한 곳까지 시원해질 정도로 앞이 탁 트여 있고 또, 넓은 구릉으로 이뤄져 매우 아늑하다. 갈대밭속에 둘이 앉아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괜찮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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