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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폭우뚫고 직접 체크해 본 볼보 ‘신형 S60’의 인기 요인은?

  • 기사입력 2019.09.06 14:46
  • 최종수정 2022.08.22 16:45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볼보자동차의 신형 S60이 프리미엄 준중형세단 시장에서 인기 차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영종도=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007영화의 최장수 제임스본드는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고 로저무어였다.

로저 무어는 영국 출신으로 숀 코너리, 조지 레이전비에 이어 제임스 본드를 맡아 ‘죽느냐 사느냐’,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 ‘나를 사랑한 스파이’, ‘문레이커’, ‘포 유어 아이즈 온리’, ‘옥토퍼시’, ‘뷰 투 어 킬’ 등 7개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다.

그가 007영화에서 본드카로 사용한 차량은 영국 로터스의 에스프리S1, 프랑스 시트로엥 2CV 등이지만 정작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차는 볼보의 P1800으로 알려져 있다.

로저무어는 60년대 TV 시리즈 “더 세인트(The Saint)”에서 주인공 사이먼 템플러(Simon Templar)로 열연하면서 1962년에서 1969년까지 이어진 118회에 흰색 P1800차량을 몰고 나왔다.

덕분에 P1800은 볼보자동차의 대표적인 스타일 아이콘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후 12년 동안 무려 8만대가 판매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P1800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한 멋과 스포티함, 그리고 탁월한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춘 모델로, 42년 동안 320만마일(510만km) 무보링 운행한 기록은 오늘날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볼보 신형 세단 S60은 이 P1800이 모태다, 이를 베이스로 한 컨셉쿠페가 지난 2013년 발표됐고 지난 2018년에 드디어 양산모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때문에 신형 S60은 멋스러운 클래식 스포츠 쿠페 P1800의 DNA가 고스란히 묻어있다.

신형 S60은 한국에 들여오자마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이 후 한 달여 만에 2,200여대가 계약, 올해 도입 예정물량인 1천대를 훌쩍 넘어섰다.

XC40, XC60, 신형 S90 크로스컨트리 등 최근 출시된 6개 신 모델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신형 S60 역시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다.

볼보차가 이제는 내놓는 차량마다 히트치는 흥행의 아이콘이 돼 가고 있다.

왜 볼보차가 한국에서 이처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을까? 최근 출시되는 볼보 신차들의 제품력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들을 능가한다.

디자인부터 실내 인테리어의 럭셔리함, 경쟁차급에서는 절대 볼 수 있는 고급사양의 기본 적용, 그럼에도 비교불가의 가격대가 제시된다.

신형 S60 세단은 차체 크기에서 C클래스나 3시리즈 등 경쟁 차종 중 가장 크다. 여기에 볼보 역사상 가장 긴 슬라이딩의 파노라마 썬루프, 맥라렌 등에도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바워스 앤 윌킨스(B&W)오디오,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장착됐다. 동급 차종 중 가장 좋은 옵션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고급 트림인 인스크립션은 시판가격이 5,360만원으로, BMW 가솔린 모델인 330i는 벤츠 C클래스보다600-700만 원 가량 저렴하다. 프리미엄급 최고의 가성비를 갖추고 있다. 이 정도면 브랜드 프리미엄을 제쳐두고라도 안 살 이유가 없다.

신형 S60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그런 모습을 실제로 보여 줄 수는 있을까?

디자인과 실내 고급성, 주행성능, 편의장치, 그리고 연비수준을 체크해 봤다.

디자인은 신형 볼보세단 라인업 특유의 스타일을 이어갔다. S90 등과 차별화된 좀 더 세련된 라디에이터그릴과 헤드램프, 리어뷰로 비슷하면서도 개성이 있는 스타일이다.

신형 S6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디자인은 차체비율이다. 전륜이지만 후륜차에 가까울 정도로 후드는 길고 오버헹은 굉장히 짧다.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고 스포티한 느낌이다.

이런 비율은 캡 사이즈나 실내공간의 한계 때문에 쉽지 않은 시도인데 볼보 디자이너들의 과감한 대시가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런 비율은 앞서 언급한 P1800을 토대로 디자인한 결과다.

신형 S60은 스타일은 당당하고 안정감이 있다. 동급 차종 중 전장과 휠베이스가 가장 길고 폭도 가장 넓다. 대신 전고는 낮다.

제원을 보면 길이 4,760mm 넓이 1,850mm, 높이 1,430mm, 휠베이스 2,872mm로 3시리즈, C클래스보다 51mm, 35mm가 더 길고 휠베이스도 30mm 이상 길다.

도어힌지를 낮추면서 벨트라인은 올라가 측면에서 보면 중형세단 이상의 볼륨감이 있다.

실내 공간은 3시리즈나 C클래스와 비슷한데 뒷좌석은 무릎공간이나 헤드룸이 여유가 있고 어른 3명이 앉아도 크게 무리가 없다.

신형 S60의 돋보이는 점은 고급스런 소재다. 기본 블랙컬러에 시트와 도트림의 밝은 브라운컬러 조화로 매우 안정감있고 고급스럽다.

스티치를 넣은 인조가죽 재질로 장식한 대시보드와 도어트림, 천연 우드그레인의 센터페시아, 그리고 센터 암레스트의 플라스틱 재질까지 상당히 고급스럽다.

몸을 적당히 감싸주는 시트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통풍, 맛사지 기능에 메모리 기능까지 갖췄다.

단순화시킨 9인치 디스플레이 속에 모든 기능을 터치방식으로 삽입한 덕분에 센터페시아는 매우 단순 명료해졌다.

상황에 따라 그래픽이 변하는 감각적 디자인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고급스러움이 배어있는 기어 쉬프트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볼보의 신 모델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흥미로운 점은 가격은 동급대비 1천만 원 가까이 저렴한데도 사양은 1억 원을 웃도는 고급 차종에만 적용되는 최고급 사양들을 모두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천연 나파가죽 소재 맛사지 통풍시트나 맥라렌 등에도 선택사양으로 장착되는 유명 오디오 브랜드 B&W(바워스 앤 윌킨스), 파노라마 썬루프, 4존 독립식 온도조절 장치가 고급트림인 인스크립션에 적용됐는데 이 같은 사양구성은 어떤 차종에서도 찾기가 어렵다.

참고로 B&W 오디오는 15개의 스피커를 통해 1,100W급의 출력을 발휘, 하이톤에서도 무게 있고 깔끔한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속도, 회전방향까지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앞 차와의 간격을 사전에 설정된 일정한 간격으로 유지하며 최대 시속 14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 첨단 사각지대경보시스템, 시티세이프티, 충돌회피지원,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헤드업디스플레이, LED헤드램프까지 모두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이익을 고려하자면 이런 기능을 기본으로 장착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신형 S60은 겉모습보다 직접 운전석에 앉아서 인테리어와 기능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면 만족감이 더욱 커진다.

또 하나의 장점은 트렁크 공간이 상당히 넓다는 점이다. 유럽세단들의 단점은 중형이라도 트렁크 공간이 좁아 화물을 싣기가 불편하지만 신형 S60은 골프백 서너개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주행실력은 어떨까? 시승차에는 볼보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있다.

원래 디젤모델도 판매됐으나 신 모델부터는 가솔린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시스템만 탑재된다.

이 차는 모두 스웨덴이 아닌 미국 찰스턴공장에서 생산된다. 조립상태가 그리 좋지 않기로 소문나 있는 '메이드 인 USA' 제품이지만 마무리가 상당히 깔끔하고 탄탄하다.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은 음색이 대체로 부드럽고 웅웅거리는 소리에서 파워가 느껴진다. 배기량 2000cc급 엔진에 터보차저를 달아 제원상 최고출력은 254마력, 35.7kg.m의 파워를 낸다.

출발은 부드럽다. 가속페달에 대한 응답은 묵직하다. 발에 힘을 가하면 기대한 만큼 빠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굳이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될 만큼 파워가 충분하다.

변속구간은 4단에서 시속 80km(2000pm) 정도로 적당한 간격으로 세팅돼 있다. 고속주행에서도 미세한 차체 요동도 잘 안 느껴질 만큼 주행 안정성이 좋다.

변속기는 수동겸용이기 때문에 별도의 패들쉬프트 없이 순간순간의 주행성능을 느껴볼 수가 있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는 연비운전에 필요한 스타트스톱 기능과 에코와 노멀, 스포츠, 그리고 각 개인의 취향에 맞는 모드 설정이 가능하며, 각 모드마다 확실한 차이가 느껴진다.

크루즈컨트롤은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스스로 재 가속을 하고 다시 브레이킹을 하는 진보된 기능이지만 아직은 차선을 약간씩 이탈하는 정도다.

특히, 볼보 안전기능인 전방 충돌 회피기능은 운전저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강력한 경고와 함께 자체 브레이킹으로 확실하게 추돌을 막아 준다,

스티어링은 완벽한 제어가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다. 코너링 등 상황변화에 매우 정확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탄탄하고 액티브한 섀시구조가 스티어링을 잡은 손으로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다.

S60은 심한 요철에서도 부드럽게 타고 넘어갈 정도로 충격 흡수력이 좋다. 일반 도로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다.

더블 위시본 프런트 서스펜션과 인테그랄 리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는데 이 인테그랄 서스펜션은 리프 스프링을 가로로 배치한 방식으로, 도로사정이 좋지 못한 곳에서도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료효율성은 공인 복합연비가 리터당 10.8km, 도심에서는 9.2km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9km 정도가 나왔다. 테스트 상 다소 거칠게 운행한 점을 감안하면 평균적으로 10km 이상은 찍힐 것으로 보인다.

볼보 신형 S60은 디자인, 고급성, 주행성능, 편의사양 등 전체 제품력에서 벤츠 C클래스나 BMW 3시리즈를 능가할 만큼 제품력이 뛰어난 편이다. 게다가 가격 면에서도 월등한 경쟁력을 갖춰 나무랄 데 없는 제품력을 갖췄다.

다만 소형급 세단인 점을 감안하면 실 연비 수준이 약간 낮은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렇지만 볼보 신형 S60은 프리미엄 소형 세단시장에 기존과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는 차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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