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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팔라, 사실상 韓 생산 불가…‘이미 예고된 결과’

  • 기사입력 2016.01.27 23:00
  • 최종수정 2016.01.28 17:41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한국지엠 노사 양측이 임팔라 국내 생산 여부를 두고 새해부터 갈등을 빚고 있다. 

▲ 쉐보레 임팔라 한국 출시. (왼쪽부터)한국지엠 마크 코모 부사장,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 GM해외사업부 마이클 심코 부사장.

한국지엠 경영진은 지난 20일 노조 집행부와의 만남에서 임팔라 생산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내수 연 3만대 판매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한국지엠 제임스 김 사장이 사측 대표로 자리했으며, 작년 9월 선출될 고남권 노조위원장과 지회장들이 참석했다.
 
한국지엠은 작년 임팔라 출시 당시, 내수 연 1만대 판매를 조건으로 국내 생산을 공약했다. 당초 국내 생산 물량 감소에 따른 노조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사측은 지난해 임금교섭에서 그와 같은 약속을 내걸었다.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도 작년 10월 신차발표회에서 “임팔라 국내 생산을 위해 많은 집중을 하고 있다”며 “현재 글로벌 생산조직과 함께 부평2공장에서 임팔라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고 직접 말했다.

▲ 한국지엠 2015년 임금교섭 조인식.(왼쪽부터)금속노조 강두순 부위원장,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 한국지엠 정종환 노조위원장.

임팔라는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총 6913대가 판매됐다. 불규칙적인 물량 수급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17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더욱이 작년 말까지 출고되지 않은 계약대수는 1만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정부의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와 한-미 FTA 관세 인하 미적용 등 여파로 계약 취소가 이어졌지만, 여전히 8000대에 달하는 물량이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노조는 시장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사측에 임팔라 국내 생산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가 임팔라 생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심각한 고용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2013년 유럽 내 쉐보레 브랜드 철수 이후 생산 물량이 급감했다. 완성차 수출은 물론,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경기 침체로 CKD 공급 물량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군산공장은 주간연속2교대제를 1교대제로 전환했으며, 회사 전반에 걸쳐 비정규 생산직 계약 해지와 사무직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측이 임팔라 국내 생산의 전제 조건으로 내수 연 3만대 판매를 다시 내걸자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 생산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스스로 기회를 놓치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은 검토 중인 사안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1만대 혹은 3만대 등)숫자는 무의미하다”고 답했다. 
 
사실 사측의 말바꾸기는 이미 예고된 사안이다. GM은 현재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했으며, 러시아 및 호주에서는 공장 폐쇄 및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캐나다도 오샤와 공장을 포함한 현지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추세다. 
 
반면, 임팔라가 생산되는 미국 햄트래믹 공장은 작년 4분기 증산 계획이 발표됐다. 2016년 초 생산라인 2교대 전환을 비롯해 신규 고용 및 설비 투자 등이 추진되고 있다. 오샤와 공장에서 생산되던 임팔라 물량도 향후 햄트래믹 공장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임팔라 수요도 감소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임팔라 판매량은 전년대비 16.7% 감소한 11만6825대에 그쳤다. 현지 판매량도 줄고 캐나다 생산 물량도 미국으로 이전하는 판국에, 한국지엠이 새로운 생산 물량을 받아낸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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