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네시스 브랜드, ‘제네실수’에 머물지 마라
[기자수첩] 제네시스 브랜드, ‘제네실수’에 머물지 마라
  • 신승영 기자
  • 승인 2015.12.07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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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1세대 제네시스(이하 BH)의 별명은 ‘제네실수’였다. 최근 중국 샤오미를 두고 ‘대륙의 실수’라 일컫듯, BH도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과 품질로 이 같은 칭찬을 들었다. 실제 소유주는 물론, 현대차를 싫어하던 소비자들도 BH만은 제품 완성도를 인정했다. 물론, 별명 속에는 “원래는 못 만드는 ‘쟤네’가 ‘실수’로 잘 만들었다”는 비아냥의 뜻도 포함됐다.

 
아무튼 BH는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차 만들기’에 대한 현대차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동시에 증명했다. 후속 모델인 2세대 제네시스(이하 DH)의 성공은 고급차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의 론칭으로 이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제네시스 브랜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고급차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건 세 가지를 짚어봤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가장 먼저 갖춰야할 것은 ‘품질’이다. 그저 그런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중 최고를 추구해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소재 및 부품, 생산공정, 판매, 그리고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서 차별화된 품질을 지향해야 한다. 단순히 최신 기술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과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기술적 가치를 제품에 담아야만 한다. 
 
현대제철의 고장력강판보다 알루미늄·마그네슘·탄소섬유 등 첨단 신소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대파워텍보다 ZF의 다단변속기를 장착하는 등 현대차그룹 밖에서 최고의 소재와 부품을 가져와야겠다. 
 
별도의 생산 라인을 갖추고 숙련된 인력을 투입해 엄격한 제조 공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기존 현대차 전시장과 구분된 공간에서 철저한 CS교육과 검증 거친 전담인력이 고객을 응대해야 한다. A/S 역시 마찬가지.
 
제네시스가 고급 브랜드임을 선언한 시점에서 더 이상 ‘제네실수’로 불려서는 안된다. 기대 이상의 품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압도적인 품질을 취해야 한다. 이는 고급차가 갖춰야할 기본 중 기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둘째는 브랜드만이 가진 ‘정체성’이다. 남들과 차별화된 가치를 지향할 뿐만 아니라 보다 쉽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현대차는 앞서 “제네시스는 ‘인간 중심의 진보(Human-centered Luxury)’를 지향한다”고 브랜드 방향성을 규정했다. 4대 핵심 속성으로 안전·편의·커넥티비티(연결성)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기술’과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경험’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 같은 브랜드의 방향성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4대 핵심 속성 역시 최근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고객 성향일 뿐, 브랜드의 절대적 지향점은 아니다. 
 
독일 3대 브랜드의 경우 보다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BMW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지향하며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창업정신 아래 안전 제일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기술을 통한 진보’를 내건 아우디는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Quattro)와 세계 최초 직분사 터보 엔진(TFSI & TDI), 그리고 신소재를 바탕으로한 경량화 기술(ASF) 등을 내세운다.   
 
고객 입장에서 브랜드 방향성과 그것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제네시스 역시 브랜드 방향성에 대한 재정립이 요구된다.

▲제네시스 EQ900(G90) 렌더링 이미지

마지막은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다.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등 독일 3대 브랜드의 경우 100년에 가까운 역사(history)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story)를 전달하고 있다. 연구 개발부터 인물과 시장, 모터스포츠 등 다양한 소재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실패와 교훈 등을 포함하며 감동을 전달한다.
 
렉서스 또한 짧은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1989년 1세대 LS400의 보닛 위 샴페인 글라스 광고는 ‘영혼을 울릴 뿐, 다른 진동은 없다’는 말과 함께 지금까지도 렉서스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 출범 초기, 차량에 결함이 발견되자 미국 전역에 항공편으로 전문 정비 인력을 투입해 진행한 사후 서비스는 오늘날 찾아가는 정비의 원조격이다. 당시 렉서스는 정비 후 세차 서비스도 함께 지원했는데, 시골 골프장까지 찾아가 정비 및 세차를 진행한 일화로 유명하다. 
 

 

이 같은 스토리는 감동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렉서스 역시 기존의 저렴하고 고장없는 일본차에서 남다른 가치와 품격을 제공하는 고급브랜드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대차 이미지를 지우고 고급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세 가지를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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