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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수입 가솔린 SUV 판매량 1위, 포드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 기사입력 2015.10.19 12:25
  • 최종수정 2015.10.20 15:23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최근 대형 SUV 시장에 알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5년~7년 주기를 고려하면 이제 단종에 들어가야하는 기아자동차의 대형 SUV 모하비가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더니 수입차 가운데는 가솔린 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난다. 모두 5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인기가 좋다.

 
 
 

 특히, 포드 익스플로러의 인기는 의외다. 올해 9월까지 3.5리터 엔진의 익스플로러는 2216대가 팔렸고 8월까지 판매하고 단종된 2.0리터 모델도 310대가 팔렸다. 놀라운 것은 9월에 바통을 이어받은 2.3리터 모델이다. 한 달에 349대를 팔았다. 신차효과를 고려해도 가솔린 엔진의 대형 SUV가 이렇게 많이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포드 익스플로러의 기록은 수입 SUV 가운데 2위다. 1위는 2.0리터급 소형 SUV 폭스바겐 티구안이 차지했는데 익스플로러와는 경쟁 모델이 아니다.

 조용히 베스트셀러에 오른 포드 익스플로러는 2.3리터 에코부스트 가솔린 엔진을 얹은 신차를 내놨다. 트윈 터보 차져를 적용해 274마력의 최고출력과 41.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수치상으로도 기존 3.5리터 모델보다 더 강력하다. 또, 인텔리전트 4륜구동 시스템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미국산 대형 SUV 답게 7인승 시트는 3열까지 넉넉하다. 가격은 5600만원으로 독일산 SUV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20인치 휠
 

 2016년 2.3리터 익스플로러의 외형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라디에이터그릴 등 일부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옆모습도 그대로다. 전통적인 SUV 디자인이다. 휀더에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이 크고 둔해 보일 SUV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 255/50R20의 대형 타이어를 장착했지만 덩치가 커서 그런지 어색하지 않다.

▲ 길이 5m가 넘어 주차장에 세우면 앞이 조금 튀어나온다
 
▲ 전방추돌경고장치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주둥이가 불쑥 튀어나왔다. 길이가 5040mm. 대형 세단과 비슷하다. 휠베이스 역시 2860mm로 대형 세단급이다. 포드만의 독특한 버튼 키를 눌러 문을 열었다. 이 차는 스마트키로 원격 시동을 걸 수 있고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어지간한 최신 SUV의 기능은 모두 들어있다. 전방추돌경고기능에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들어갔다. 뒷좌석에는 포드가 독자 개발한 안전벨트 에어백이 들어갔다. 전방 카메라는 180도 상황을 보여준다. 자동주차기능은 물론이다. 평행, 수직 주차를 모두 지원한다. 심지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3열 좌석이 펼쳐지고 접어진다. 국내에서는 유럽 SUV에 비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차로 꼽힌다.

 
▲ 익스플로러 2.3의 계기반

 운전석에 앉으면 정통 SUV의 느낌이 온다. 차고가 높다. A필러는 시야를 유지하기 위해 위에는 얇고 아래로 갈수록 넓어진다. 둥글게 마감한 실내 디자인은 무난하다. 대시보드의 재질이 조금 저렴해 보이지만 반대로 실용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소니의 오디오가 들어갔고 우리나라에서 장착한 내비게이션은 핸들의 ‘<’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나온다. 오디오와 차량 기능 설정을 담당하는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터치 방식이다. 그 아래는 시트 쿨링과 히팅 버튼이 있다. 변속기와 컵홀더는 일반적이다. USB는 2개를 지원한다. 기존보다 출력을 높여 스마트폰을 충전할 경우 2배 빠르다고 한다. 220V의 전원 소켓도 있다. 센터콘솔 앞에는 지형관리시스템이 탑재됐다. 모래, 눈, 빗길 등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 지형에 따라 4륜구동 시스템을 자동으로 조작하는 테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 한국형 내비게이션은 핸들의 버튼을 길게 눌러야 나온다.

 궁금했던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시트가 앞으로 움직이며 운전자세를 잡아줬고 화려한 계기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솔린 엔진이라 진동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SUV는 디젤엔진이라는 공식이 이제 점차 사라지는 것일까. 복합기준 공인연비가 7.9km/l지만 주말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를 포함해 주행거리가 짧다면 충분히 실용적이다. 일부 익스플로러 구매자들은 독일 SUV와 비교하며 “차 값 차이로 몇 년간 기름 넣는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속페달을 밟고 나가다 깜짝 놀랐다. 반응이 즉각적이다. 토크가 좋아 치고나가는 느낌이 가볍다. 공차중량 2195kg의 차를 이렇게 가볍게 움직이다니. 바뀐 엔진의 특징을 알게 된 순간이다. 언덕을 올라도 힘은 남아돈다. 기존 3.5 엔진보다 오히려 언덕을 오르는 힘은 더 좋다. 만약 캠핑용 카라반이나 트레일러를 장착할 계획이라면 오히려 2.3 모델이 적합해 보인다.

▲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
 

 또 다른 특징은 정숙성이다. 시속 70~80km/h 주행에서는 아무런 소음이 없다. 가솔린 SUV의 특징이긴 하지만 트윈 터보 차저를 적용한 차에서는 상당한 수준이다. 힘세고 조용한 대형 SUV. 게다가 가격은 5000만원대인 차를 고르자면 이 차가 정답이다. 고속 주행은 묵직하다. 속도를 많이 올리면 배기량의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일상생활에 자주 사용하는 속도 구간이 아니다. 온 가족이 탄 차로 과속운전은 금물이다.

 뒷좌석을 돌아봤다. 2열 시트만 보인다. 조수석 뒤 시트는 앞뒤로 움직인다. 3열 탑승객을 위한 구조다. 레버를 당기면 의자가 접힌다. 지상고가 높은 SUV라 탑승에 조금 어려움은 있지만 어차피 미니밴이 아니니 감안해야할 수준이다. 3열 좌석은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이다. 트렁크를 열고 왼쪽에 나란히 있는 버튼을 누르면 시트가 펼쳐진다. 트렁크 바닥으로 넣어버리는 싱킹 모드, 반으로 접는 폴딩 그리고 사람이 앉는 시트 모드가 있다. 모두 전동식이다. 힘들게 여기저기 끈과 레버를 당길 필요가 없다.

▲ 2열 시트에는 좌우 2개 좌석에 ISOFIX 기능을 넣었다.
▲ 센터콘솔에는 220V 출력과 USB 단자가 포함됐다
▲ 2열 시트는 조수석 뒷 자리만 앞뒤로 움직인다.
▲ 2열 좌우 시트에는 포드가 개발한 에어백 내장 안전벨트를 적용했다.
▲ 안전벨트 에어백
▲ 2열 시트는 6:4의 비율로 접어진다

 2열 시트의 좌우 좌석에는 유아용 시트를 위한 ISOFIX가 들어있다. 2열 중앙과 3열 시트에는 없다. 6:4로 분할되는 2열 시트는 모두 폴딩된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양문형 냉장고가 들어간다. 3열 시트 승객을 위해 천정에는 송풍구가 있다. 조명도 별도로 설치됐다.

▲ 3열 시트를 세운 모습
▲ 3열을 접은 모습
▲ 후방주차시 작동하는 카메라. 기준선과 핸들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선이 있다.
▲ 트렁크 자동 열림, 닫힘 버튼
▲ 캡리스 형태의 주유구
▲ 포드 익스플로러의 키. 원격시동과 트렁크 열림 등의 기능이 있고 각 상태를 LED 불빛으로 보여준다.

 익스플로러를 구입한 소비자의 말에 따르면 차를 바꾸기 위해 제원과 기능 등을 공부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스플로러에 관심이 간다고 한다. 큰 차에 국산차보다 화려한 옵션이 들어갔고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가솔린 엔진을 단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주행거리와 주행패턴을 고려하면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다. 디젤엔진의 진동과 소음에서 벗어나는 것도 매력이다. 특히, 캠핑을 포함한 아웃도어 활동에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주말에 한 번씩 온 가족이 야외로 나가는데 엄청난 연비는 필요 없다. 대신 가족이 편하고 안전하게 다녀오면 된다. 큰 덩치만큼 심리적 안정감은 물론이고 실제 튜브리스 프레임 구조를 적용해 안정성도 갖췄다. 이것이 익스플로러를 수입 SUV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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