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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대로 만든 ‘재규어 XE’ 진짜 일내겠네

  • 기사입력 2015.08.31 08:59
  • 최종수정 2015.09.01 12:08
  • 기자명 신승영 기자

[강릉=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재규어 XE가 오는 9월 본격적인 국내 판매에 돌입한다. 앞서 공개된 신차는 ‘막내’답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퍼포먼스를 앞세운 BMW 3시리즈와 고급감을 강조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이 주도하는 기존 럭셔리 스포츠 세단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재규어 XE를 만나봤다.

 

행사장이 아닌 실외에서 처음 접한 재규어 XE는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이안 칼럼이 정립한 재규어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한 가운데, 보다 역동적이고 섹시하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기존 재규어 세단과 달리 공격적이고 날카롭다. 다소 밋밋할 수 있는 후면부는 LED 테일램프로 인상을 바꿨다. 육감적인 보닛부터 경사진 앞유리와 날렵한 루프라인을 지나 힙업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진 라인은 날렵한 쿠페와 흡사하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공기저항계수(Cd)는 0.26으로 역대 재규어 모델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내 역시 재규어답게 고급스러우며, 스포츠 세단의 젊은 감각을 동시에 추구했다. 동급 경쟁 모델보다 좋은 질감의 소재와 꼼꼼한 마감이 돋보인다. 8인치 고해상도 터치스크린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온도 조절 등을 간편히 사용할 수 있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과 파노라마 선루프, 보행자 접촉 감지 시스템 등 고급 사양도 충분하다.
 
다만, 실내 공간이 다소 협소하다. 운전석의 경우 레그룸이 좁게 느껴지며, 2열은 헤드룸 공간이 부족하다. 주행모드는 방향키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보다 각 버튼을 직접 눌러 설정하는 편이 직관적이다. 계기판도 시인성은 좋지만, 중앙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디자인은 오래된 느낌이다.

 

시승은 강릉과 평창 일대 178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당일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시승에 제약이 있었지만, 충분히 신차 성능을 느껴볼 수 있었다. 
 
재규어 XE의 최대 강점은 밸런스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강조한 스포츠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재규어 특유의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겸비했다. 서로 다른 주행감성이 완벽에 가깝게 균형을 이룬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시장에서 가장 넓은 고객층을 아우를 수 있다.

 

브랜드의 다양한 도전이 재규어 XE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켰다. 75% 이상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는 높은 수준의 비틀림 강성과 차체 경량화, 그리고 안정성을 지원한다. 전·후 무게 배분을 50:50으로 맞췄으며, 더블 위시본과 인테그럴 링크 구성의 전·후 서스펜션은 탁월한 승차감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와 더불어 브랜드 최초로 도입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AS)이 보다 날카로운 조향 감각을 제공한다. 또한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주행 시스템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이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감 있는 주행을 돕는다. 실제로 빗길에서 접지력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전자제어시스템이 즉각 개입해 차체 균형을 바로 잡았다.

 

이번 시승은 2.0 디젤과 2.0 가솔린 모델이 준비됐다. 재규어 XE는 ZF 8단 변속기와 인텔리전트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기본 탑재된다. 
 
2.0 디젤 모델의 경우 재규어 랜드로버 최초로 자체 제작된 ‘인제니움 엔진’이 장착됐다. 2.0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2000rpm 내외 실용 구간에서 강력한 토크(최대 43.9kg.m)를 발휘하며, 페달 조작에 민첩한 반응을 보여준다. 특히 주행시 묵직한 중저음의 엔진 사운드가 만족스러우며, 동급 경쟁 모델보다 정차시 진동 및 소음 발생이 잘 억제됐다. 다만, 변속 반응은 반박자 느린 것이 아쉽다.

 

재규어 XE는 브랜드 고유의 탁월한 감성과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있다. 여러 가지 욕심을 부렸음에도 지나침 없이 조화가 잘된 차량이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구매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직접 보고 느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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