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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3.6초 벤츠 AMG GT, 시장 공략은 더 빨라‥용인서킷 달려보니

  • 기사입력 2015.08.22 11:55
  • 최종수정 2015.08.24 18:22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더 빠르고, 강하다. 엔진뿐만 아니라 차체도 더 강하다. 결국 젊어졌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자동차의 110년 역사와 궤를 같이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모델을 서킷에서 만난 느낌이다. 젊어진 만큼 영역도 넓어졌다. 자동차가 달리는 영역이 아니라 팔리는 영역이다. 차체도 작아졌고 엔진도 작아졌지만 성능은 더 좋다. 하지만 가격은 내려갔다. 지금을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고 표현한다면 예전의 이 차들은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라인업 AMG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날 용인서킷에 13종의 메르세데스-벤츠 AMG라인업을 모두 동원했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시의 스피드웨이로 향했다. 오후에는 비가 예고됐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았다. 대신 햇볕도 강하지 않아 서킷을 달리기엔 괜찮은 날씨. 이런 날엔 멀미가 걱정이다. 벤츠 AMG를 포함해 BMW의 M, 포르쉐의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나 페라리 같은 고성능 차를 서킷에서 만나려면 날씨가 무척 중요하다. 그간 경험상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에 고성능차를 타고 서킷을 돈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자칫 식사를 한 뒤 바로 차에 올랐다가는 곧바로 먹은 것을 게워내야할지도 모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고성능 라인업 AMG를 알리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사흘간 미디어를 초청해 서킷에서 AMG를 선보이고 이후 열흘간 고객을 초청해 본격적인 뽐내기에 들어간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에 13종의 AMG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동일한 차체의 모델에서 엔진과 서스펜션 등 고성능 튜닝을 더한 라인업이다. 가장 핵심인 엔진은 수작업으로 조립한다. 1명의 생산자가 엔진을 끝까지 책임진다. 엔진 위에는 생산자의 서명이 들어있다.

 국제규격에 맞춘 용인 서킷을 이날은 절반만 사용했다.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벤츠코리아는 13종에 이르는 대부분의 AMG를 체험하는 4개의 코스를 운영했다.

이날의 메인요리는 ‘메르세데스-AMG GT S Edition 1’ AMG가 벤츠의 서브브랜드로 흡수된 이후 선보인 고성능 모델이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AMG 가운데는 가장 비싼 2억1900만원이다. 4.0리터 8기통 바이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은 510마력이다. 1.5톤의 작은 차체를 움직이기에는 어마어마한 힘이다. 7단의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들어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3.8초 만에 가속한다. 일반적인 중형 가솔린 세단이 10초 내외, 3.5리터 이상의 고성능 세단이 빨라야 5초 후반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성능이다. 성능이 두 배인 만큼 기름도 두 배로 먹을 것이란 건 오해다. 복합기준 공인연비는 7.6km/l다.

▲ AMG GT
▲ AMG GT
▲ AMG GT

 AMG GT는 벤츠의 스포츠카 가운데 정점에 선 차다. 과거에는 어마어마한 가격의 SLR이 있었고 바로 직전에는 걸윙도어로 유명한 SLS가 있었다. AMG GT는 어마어마한 가격도, 문짝이 위로 열리지도 않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름에 걸맞은 실내는 특히 압권이다. 실내를 둘러싼 빨간색 스티치와 매끈한 내장재 사이에 늘어선 둥근 버튼들은 벤츠 모터스포츠의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레이싱카의 그것과 닮았다. 내장재의 촉감은 S클래스 못지않다. 벤츠가 고성능과 럭셔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 AMG GT의 실내
▲ S클래스 AMG 쿠페의 실내

 AMG GT의 달리기 성능은 사실 만족할 정도로 체험하지는 못했다. 벤츠의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날아온 전문 드라이버의 뒤를 따라 반쪽짜리 서킷을 돌았다. 순간순간 가속을 하면서 느껴지는 짜릿함과 과격한 코너링에도 타이어 비명조차 지르지 않으며 따라오는 차체는 좀 더 강한 달리기를 상상하게 한다.

▲ 벤츠코리아는 오는 2020년까지 AMG라인업을 현재의 13종에서 40종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 AMG 4.0리터 8기통 엔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AMG라인업을 필두로 고성능에 목마른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작년에 776대의 AMG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7월까지만 이미 957대를 팔았다. S클래스와 C클래스로 판매량을 부쩍 늘린 벤츠라고 해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미 증명했다. 벤츠코리아는 이날 새로운 계획도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AMG 라인업을 40종으로 늘리겠다는 것. AMG의 가격은 계속 제자리고 소비자들의 지갑은 더욱 과감해졌고 차의 성능은 해가 다르게 개선된다. 잘 그리고 많이 팔릴 수밖에 없다.

 만약 2억 원을 기준으로 차를 구입할 계획을 세웠다면 벤츠의 가격표를 보고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갈등을 해야 할 것이다. 최고의 세단 S클래스 롱바디에 최고의 성능 AMG를 더한 모델이 2억1100만원이다. S클래스의 쿠페 AMG 모델은 이보다 400만원 싸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고성능의 상징 AMG GT는 이보다 800만원만 더하면 된다. 만약 SUV를 원한다면 G63 AMG가 2억300만원에 나왔다.

 벤츠 AMG의 유혹은 더욱 거세진다. 이미 6500만원에 A 45 AMG를 라인업에 넣었다. 어지간한 수입 중형 세단 값이면 AMG를 타고 신나게 달릴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시작이다. 13종의 AMG 라인업에서도 빠져나갈 수 없는데 5년 뒤 40종의 라인업이 펼쳐지면...눈앞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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