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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 코브라

  • 기사입력 2005.06.10 16:13
  • 기자명 변금주
   
 
   
 
   
 
   
 
   
 
1960년대 중반 스포츠카로 명성을 떨친 차다.
AC 코브라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회사와 미국 핫로드카 생산기술이 결합된 결과물이었다. 차체는 영국에서 가져다가 포드 엔진을 올려 최고속도 시속 260킬로미터까지 낸 차다. 20세기 초반부터 스포츠카를 만든 AC는 1953년 우아한 2인승 스포츠카 에이스를 선보였다. 에이스는 AC의 구형 6기통 2.0ℓ 엔진을 얹었다. 이어 1956년에는 BMW 디자인과 브리스톨의 기술로 출력을 보강한 새차를 개발했다. 60년대 초에는 다시 새 스포츠카 개발이 시작되었다.
AC 에이스는 비록 오래된 모델이었지만 독립식 서스펜션과 사다리꼴 섀시는 앞선 기술이었다. 50년대 후반 유럽에서 활약했던 미국의 명드라이버 캐롤 쉘비는 에이스의 장점과 함께 개선 가능성까지 찾아냈다. 쉘비는 출력이 모자라는 에이스에 V8 엔진을 얹어 파워를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은퇴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던 그는 에이스를 좀더 다듬기 위해 포드와 접촉했고, 1961년에 V8 3.6ℓ 포드 엔진이 영국 AC 공장으로 전달되었다. 이듬해에 포드 엔진을 얹은 AC 스포츠카 프로토타입이 나왔고 차의 성능과 스타일에 만족한 포드는 다시 4.3ℓ 엔진을 한정적으로 제공했다. 이 엔진을 얹은 스포츠카는 훗날 AC 코브라로 불리게 된다.
1962년 미국에 데뷔한 AC 코브라는 쉘비의 레이싱 팀과 더불어 미국 전역을 누비면서 수많은 레이스를 휩쓸었다. 하지만 쉘비는 미국에서의 성공에 만족하지 못했다. 좀더 파워를 늘려 세계 무대에 나서고 싶어했고 결국 7.0ℓ 425마력 엔진을 얹은 AC 코브라 427이 1964년 등장했다. AC 코브라 427은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965년에는 GT 콘스트럭트에서 월드챔피언에 올랐다.
AC 코브라 427 레이싱 버전의 출력은 490마력/6천500rpm으로 더욱 높아졌다.
쉘비는 자신이 반했던 에이스의 보디라인을 가능한 한 유지하고 싶어했지만 커진 출력에 따라 사이즈를 키운 타이어와 휠, 과감한 라디에이터 그릴로 차의 전체적인 인상을 공격적으로 만들었다. 오늘날까지 미국과 영국에서 AC 코브라의 다양한 버전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AC 코브라 427의 진수는 60년대 모델이다.

볼륨있는 차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리어 펜더, 포드제 V8 엔진에서 뻗어 나온 사이드머플러 등을 갖춘 이런 형태의 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원래 AC를 베이스로한 코브라는 1962년부터 1967년까지 총 1,003대가 생산되었을 뿐이다. 그 때문에 현재 이 오리지널 차의 가격은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너무나 희소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코브라를 손에 넣는 방법으로 레플리카 말고 는 달리 없는 것 같다.
폭력적인 가속성과 오픈된 스타일의 매혹성을 운전자에게 선사하는 `코브라 ERA 427SC'는 비록 레플리카라고는 해도 다른 차종과는 다르다. 코브라 레플리카의 경우는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져 있어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아마츄어에게 오리지널과 레플리카 두 대를 갖다놓고 알아 맞춰보라고 하면 맞추는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일급 품 정도만 되면 그 만큼 완성도도 높아진다. 포드제 V8 엔진을 얹고 있는 E. R. A 427SC 코브라는 레플리카지만 오리지널과 비교해 거의 손색이 없다.
이 코브라 레플리카 E.R.A 427SC는 거의 오리지날 수준이다. 427의 엔진은 V8이 갖는 굵고 박력있는 독특한 소리를 낸다. 포드제 V8엔진에서 뿜어내는 5,400rpm, 400마력의 출력과 55.2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생시키는 잠재력은 모자람이 없다. 이러한 파워유니트로 1,180kg의 라이트웨이터를 움직인다는 것은 정말로 스포츠라고 불러도 좋을 듯 싶다. 파워어시스트가 없는 스티어링 조작은 요즘 손쉬운 드라이빙에 익숙해진 운전자에겐 만만치 않은 존재가 될 것이다.
물론 이 엔진은 홀리캡을 비롯하여 크롬몰리 피스톤 링을 끼운 알로이 피스톤, 그 밖에도 세부적인 튜닝이 이루어졌다. 이것이 튜브 프레임에 글라스섬유 보디를 씌운 1,180kg 정도의 코브라를 움직이기 때문에 도로를 달리는 로케트라고도 불린다. 길이 3,960mm, 너비 1,720mm, 높이 1,240mm의 크기와 외관 성능은 아메리카 냄새를 물씬 풍긴다.
코브라는 태어났을 때부터 순수한 미국산차기 때문에 다른 나라 차와 비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코브라는 어디까지나 코브라이기 때문이다. 또 아메리카 남성의 대명사로서 독자적인 세계를 확립하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면도 몇 가지 있다. 실제로 도로 위에서 이 차가 주행할 것을 생각하면 항상 과열의 염려가 있으며 유지비도 상당히 들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익숙하게 타려면 클랙식카를 다루듯이 탈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면 레플리카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E. R. A 코브라정도면 수온계를 계속 지켜볼 필요도 없고 평상시의 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AC를 베이스로 총 1천여 대가 생산되었던 코브라는 그 희소가치 때문에 오리지널은 상당히 고가로 거래되지만 그마저도 구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완성도가 높은 코브라 레플리카는 나름대로의 세계를 만들고 있는 차종이다.
그런 사실이기에 부품도 생각보다 쉽게 구할 수 있어 달리기가 생명인 자동차의 사명을 어렵지 않게 지켜낼 오리지널을 갖고 싶긴 하지만 차고에 처박아둘 생각이 아니라면 이 레플리카 모델만으로도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다. 이 차의 가격은 428버전의 엔진이 악 8천8백만원, 427 미디움라이저 엔진은 약 1억원 가량을 호가한다.

쉘비 코브라는 아메리카 머슬카를 대표하는 명차이다. 요즘 생산되는 최신 모델같이 유려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머슬카다운 탄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아직까지 전 세계 수많은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명차로 나쁜 녀석들 1에서 마지막 장면에 나왔었고 무론 식스티 세컨즈에서도 나왔을 거고 얼마 전에 개봉했던 미녀 삼총사 2에서도 나왔었다. 미녀 삼총사 2에서의 엔초 페라리보다 역시 이 쉘비 코브라가 더 눈에 들어왔었다.
대배기량과 엄청난 토크의 아메리카 머슬카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명차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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