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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중형급 승차감·편의장비,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

  • 기사입력 2015.07.02 22:58
  • 최종수정 2015.07.07 09:44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를 시승했다. 경차를 시승할 때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이해심’이다. 가격을 고려해야한다. 모든 옵션을 몽땅 집어넣으면 1610만원이 되는 경차 스파크다. 한국지엠은 신형 스파크를 출시하며 주력 모델인 중간 가격 트림은 기존 대비 약 45만원 가량 값을 낮췄다고 밝혔다. 가격에 민감한 경차 시장에서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는 두고 봐야겠다. 일단 시승에 나섰다.

 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출발한 일행은 경기도 외곽의 한 카페로 달렸다. 왕복 110km 구간이다. 서울 시내를 통과하고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남양주의 국도를 달리는 코스다.

▲ 더 넥스트 스파크
▲ 더 넥스트 스파크
▲ 더 넥스트 스파크

 첫인상은 단단하다.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여는 느낌도 그렇고 핸들을 잡은 느낌도 그렇다. 작은 차라고 기어노브와 같은 부속품의 크기도 작을 필요는 없는 법. 핸들, 기어노브, 공조기 다이얼 등 모든 부품은 쉐보레의 어느 차종에서인가 본 듯한 것들이다. 손에 잡히는 느낌이 두툼하니 작은 차를 탔다는 느낌이 줄어든다. 다만, 룸미러가 큰 것인지 앞 유리가 작은 것인지 유독 하이패스를 내장한 룸미러가 전방 시야를 가리는 느낌이다.

▲ 뒷문 손잡이는 창문 끝에 붙어있다. 뒷문의 폭이 넓어졌다.

 시동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곳저곳을 만져봤다. 스파크에서만 사용하는 버튼들의 질감은 저렴하다. 얇고 가벼운 플라스틱의 틱틱거리는 질감이 느껴진다. 실내를 둘러보면 원가절감의 흔적이 보인다. 다만, 기능상으로는 문제가 없고 미관상으로도 눈에 띄지는 않는다. 대시보드, 도어트림 등을 찍어내며 여러 개의 조립과정 없이 한 번에 붙이도록 만들었다.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다.

 최고급 옵션이지만 조수석에 팔 받침은 없다. 전방추돌경고장치, 크루즈컨트롤 등 눈에 띄는 옵션은 갖췄지만 정작 탑승자가 필요한 편의사양은 빠졌다.

 실내를 살펴보다 다시 처음 생각했던 그 것이 기억났다. ‘가격’. 이 차는 아무리 비싸도 1610만원인 경차다. 평균 판매가격은 1300만원 근처다. 그렇다면 사소한 옵션이나 질감쯤이야 이해할 수 있다.

▲ 다이내믹 블루 색상의 인테리어

 겉모습을 둘러보면 어딘가 익숙하다. 시승 과정에서 기자들은 농담처럼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헷갈릴 정도”라고 말했다. 경차는 길이, 폭, 높이, 배기량을 법적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무엇인가 독특한 것이 나오긴 힘들다. 실내를 극대화한 경우가 기아자동차의 레이라면 이 차는 승차감, 주행성능에 좀 더 역점을 뒀다.

 제원표상 실내는 약 10mm 늘어났다. 정확히는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늘었다. 높이는 무려 45mm나 낮아졌다. 껑충한 모습이 줄었다. 하지만 키 큰 남성이 운전석에 앉아도 머리가 닿는 일은 없다. 중형세단 못지않은 높이다. 비밀은 시트 포지션이 함께 낮아진 데 있다. 뒷문의 도어손잡이는 창문 틀 끝에 숨어있다. 기존 모델에서도 적용한 방식이다. 앞모습은 쉐보레의 디자인 콘셉트를 반영한 두 개의 그릴을 적용했다.

▲ 애플 아이폰과 카플레이를 연결한 모습
▲ 아이폰의 지도 앱을 사용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주행을 시작하면 아주 간단하지만 쓸 만한 옵션이 눈에 띈다. 국내 최초로 탑재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케이블로 연결하면 자동차의 모니터에 아이폰 화면이 나온다. 똑같은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자동차에 쓸 수 있는 앱의 목록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전화, 문자, 지도, 음악 등의 기본 앱을 보여주며 사진, 카메라를 포함한 포털사이트 앱 등은 보이지 않는다. 운전하면서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형 스파크는 약 70만원의 옵션으로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 ‘시리’는 전화걸기, 지도검색, 문자 보내기, 읽기, 페이스북 업데이트까지 문제없이 지원했다. 페이스북에 현재상태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음성인식을 사용했더니 약간의 오타가 있었지만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먼저 내비게이션을 대체할 지도는 실시간 교통정보 반영을 포함한 부가기능이 부족하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좀 더 정확한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아이폰에 설치한 다른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은 카플레이가 지원하지 않았다. 또, 장기적 유지보수 관점에서 애플 카플레이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여부다. 자동차의 교체주기는 통상 7년 정도라고 본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교체주기는 불과 2년 남짓이다. 애플을 지원하는 차를 구입했으니 스마트폰의 선택도 불가능해진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국내에는 안드로이드폰의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쉐보레는 아이폰을 먼저 지원했다. 향후 안드로이드용도 출시된다고 하니 기대를 해볼 만하다.

▲ 3기통 1리터 엔진

 3기통 엔진의 스파크가 궁금했다. 또, C-tech라고 부르는 아이신의 무단변속기가 궁금했다. 설명으로는 무단변속기지만 즐거운 드라이빙을 위해 일종의 자동변속기와 유사한 변속질감을 적용했다고 한다.

 시동을 걸자 3기통 1리터 엔진이 돌아간다.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기존 4기통 엔진보다 떨림이 느껴진다. 핸들이나 좌석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니고 어디선가 모르게 이 차는 3기통임을 알려준다.

 가속페달을 밟고 달리기 시작하면 떨림은 느낄 수 없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6000rpm 언저리에서 계속 무단변속이 이뤄진다. 75마력, 9.7kg.m의 출력이 차를 움직인다. 고속도로에서 추월을 위해 시속 120km/h까지 올려도 떨림이나 진동은 시속 60km/h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차에서는 매우 뛰어난 성능이다. 엔진에서 오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배기음은 적절히 들린다. 1리터 엔진 치고는 좀 과장된 느낌이지만 밋밋한 엔진소리보다는 듣기에 좋다.

▲ 더 넥스트 스파크

 하체는 단단하다. 요철을 넘을 때나 하이패스 구간을 통과하기 직전 ‘드르륵’ 넘어가는 감속선에서도 차체가 요동치는 느낌은 없다. 가벼운 경차에서는 상당히 개선된 승차감이다. 전반적인 느낌은 차체 강성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단단한 차체에서 단단한 하체가 나왔고 이는 곧 고속도로 승차감과 소음, 핸들링의 개선으로 연결됐다.

 한국지엠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이 차가 잘 팔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엠의 글로벌 경차 생산 기지로 한국의 위상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쉐보레의 스파크는 전 세계 40개 국가에서 판매된다. 이미 형제차로 불리는 오펠의 칼이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쉐보레 스파크의 선전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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