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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일서 만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BMW X5 xDrive40e

  • 기사입력 2015.06.28 04:27
  • 최종수정 2015.06.30 17:09
  • 기자명 이다일 기자

[뮌헨=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전기차 i3와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i8을 내놓으며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던 BMW가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X5 xDrive40e를 선보였다. BMW는 고성능의 M 브랜드와 전기, 하이브리드 중심의 i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가장 핵심 브랜드는 역시 BMW다. 핵심 브랜드에서 내놓은 PHEV는 어떤 것일지 독일 뮌헨에서 만났다.

▲ BMW 브랜드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 X5 xDrive40e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바야흐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각 브랜드별로 친환경차를 내놓으며 반드시 선택하는 파워트레인이 PHEV다. 엔진과 모터를 사용해 연료 소모를 줄인다. 또, 엔진과 모터의 특성을 활용해 대도시 생활자에게 적합한 운전 방식을 제공한다.

 간단한 원리지만 각 브랜드마다 기술적인 차이를 담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선두주자 토요타와 렉서스는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SUV RX와 NX는 앞바퀴는 엔진과 모터로, 뒷바퀴는 모터로만 구동한다. 사륜구동 시스템이라고 말하지만 엔진과 모터의 최고 출력이 네 바퀴에 나눠지는 방식은 아니다. 렉서스는 이 방식을 합리적이라고 부른다. 도심형 SUV가 험로 통과를 위해 디퍼런셜락과 같은 장치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 BMW X5 xDrive40e
▲ BMW X5 xDrive40e의 실내
▲ BMW X5 xDrive40e의 2.0리터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

 BMW는 그동안 i브랜드를 이용해 친환경차를 선보였다. 국내에는 순수 전기차로 들어온 i3가 대표적이다. 올해 제주도에서도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역시 올해 판매를 시작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i8도 BMW의 상징적인 모델이다. 1.5리터 3기통 엔진과 전기모터로 달린다. 스포츠카의 외형을 갖춘 만큼 달리기도 인상적이다. BMW가 추구하는 즐거운 드라이빙의 철학을 담았다.

 BMW는 i브랜드로 보여준 친환경차 기술로 첫 번째 대중적인 모델을 내놨다. BMW 브랜드 최초의 PHEV ‘X5 eDrive40e(이하 X5 40e)’다. BMW가 운영하는 브랜드 가운데 가장 핵심 브랜드에서 나온 모델이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전기플러그를 꼽아 충전하고 모터로만 달릴 수 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PHEV와는 다르다. PHEV에 대해 고민했던 BMW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모델이다.

내비게이션과 PHEV 드라이브의 만남

 ‘X5 40e’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기능이다. 내비게이션과 PHEV를 결합했다. 기존 PHEV에서는 내비게이션의 역할이 빠른 길을 찾아주거나 가까운 충전소를 알려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 둘을 결합하니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주행방법이 도출됐다. X5 40e는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까지의 교통상황을 확인한다. 그 중에 도심구간이 있거나 혼잡구간이 있어 주행속도가 낮은 곳에서는 모터를 사용해 주행한다. 엔진과 모터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주행 방안을 고려한 결과다. 반면, 엔진으로 달려도 연료효율이 좋은 고속도로에서는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회생제동장치를 이용해 오히려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과정은 내비게이션의 정보를 바탕으로 차가 결정한다. 아직까지 여타 브랜드의 PHEV에서 볼 수 없던 기능이다.

▲ BMW X5 xDrive40e의 현재 주행상태를 보여주는 화면. 엔진과 모터의 작동상태를 보여준다.
▲ BMW가 뮌헨 인근에 마련한 시승코스, 시내를 가로지르는 구간과 고속도로, 국도가 모두 섞여있다.

 BMW는 독일 뮌헨의 시승코스를 세 가지 주행모드를 고려해 만들었다. 배터리와 모터만 사용하는 MAX eDrive와 엔진만 사용하는 SAVE Battery모드 그리고 두 가지 파워트레인의 조합을 차가 스스로 결정하는 AUTO eDRIVE모드다.

 시승의 첫 구간은 모터만 사용한다. 시승센터를 나온 차는 엔진 구동 없이 달린다. 오전 9시30분쯤 도로로 나온 차는 막히는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전기모터만 사용하니 무척이나 조용하다. X5 40e의 전기모터는 최고속도가 시속 120km/h다. 완전충전시 주행거리는 약 31km다. 대도시 서울에서도 어지간한 목적지는 편도 주행이 가능한 정도다. 첫 번째 적지를 향해 뮌헨 시내를 남쪽으로 가로지른다. 익숙한 전기차의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렇게 덩치 큰 전기차는 처음이다. 총중량이 2980kg에 이르는 거구다. 그래도 가속페달은 가볍다. 전기주행모드의 최대 속도인 120km/h까지 가볍게 치고 나간다.

 도심을 세로로 가로지르기가 끝날 무렵. 내비게이션에는 SAVE Battery 모드 안내가 뜬다. 기어박스 아래의 버튼을 눌러 주행모드를 바꿨다. 뮌헨 외곽 고속도로에 올라갔다. A8번 도로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간다. BMW에 따르면 고속주행은 엔진의 연료효율도 좋아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도심에서 사용할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에 효율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약 53km를 달렸는데 절반 정도는 이미 충전해둔 배터리를 사용했다. 나머지는 엔진으로만 달렸다. PHEV의 장점이 보이는 순간이다. 초기 충전 이후에 53km까지의 연비만 따지자면 일반 자동차의 두 배다. 플러그를 꼽고 충전한 전기 역시 어딘가에서 나온 에너지인 것을 고려해야하지만 전기차 충전을 위해 특별한 정책을 각 국가와 도시에서 마련하는 것을 고려하면 경제적인 교통수단이다.

▲ BMW X5 xDrive40e
▲ BMW X5 xDrive40e의 주행모드 화면

 이어지는 구간은 318번 국도다. 독일 뮌헨 인근의 작은 마을이 이어진다. 푸른 초원이 인상적이다. 낮은 언덕도 계속 이어지고 무려 제한속도 100km/h의 왕복 2차선 도로가 시승코스다. 여담이지만 독일 운전자들의 달리기 실력은 세계 최고수준일 듯하다. 왕복 2차선 좁은 도로를 시속 100km/h로 달린다. 앞에 커다란 트럭이 와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길이 곧게 뻗으면 추월이 가능하다. 빠른차, 느린차가 자기 능력껏 달린다. BMW X5 40e는 이제 본격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입력해두었고 출발 전에 충전했던 배터리는 약 25% 정도 남았다. 언덕을 오르고 내리면서 충전한다. 어디를 봐도 2.0리터 가솔린 엔진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차의 제원표상 엔진은 최고출력 230마력이다. 인터내셔널 엔진오브 더 이어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굽었지만 무척이나 빨리 달린 동네길은 약 80km 가까이 이어졌다.

 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과 뮌헨 인근의 시골길을 약 2시간가량 달린 결과 X5 40e는 리터당 12km 남짓한 연비를 보였다. 대형 SUV에 가솔린 엔진이 기본인 것을 고려하면 준수한 수치다.

BMW가 제안하는 PHEV의 충전방식

 시승의 중간 기착지는 BMW벨트다. BMW 박물관의 레스토랑에서 엔지니어와 함께 오전 주행 경험을 바탕으로 궁금증을 풀었다. 박물관 앞에는 BMW가 마련한 전기차용 충전기가 있다.

▲ BMW X5 xDrive40e와 함께 공개한 충전 서비스
▲ BMW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를 설명하고 있다.

 BMW는 전기차와 PHEV를 내놓으며 ‘BMW 360˚ 일렉트릭’이라는 개념을 함께 내놨다.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로 구성됐다. 가정에서 충전이 가능한 ‘BMW i월박스’ 혹은 ‘BMW i월박스 프로’, 외부에서 전력을 현금 없이도 충전하는 ‘차지나우’ 그리고 장시간 주차를 하며 충전할 수 있는 ‘파크나우 롱텀’이다.

 BMW 박물관 마당에서 차지나우 시스템을 이용해 충전한다. 완전 충전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약 2시간 동안 82%의 전기를 충전했다.

▲ BMW X5 xDrive40e의 운전석 앞 휀더에 위치한 전기 충전단자
▲ BMW X5 xDrive40e 주행기록을 보여주는 계기반

 BMW는 충전 과정에서도 몇 가지 독특한 기술을 추가했다. 먼저, 전기 충전 중에 차 문이 열리면 충전을 중단한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한 것이다. 또, 충전이 시작되고 차 문을 잠그면 케이블 역시 뽑을 수 없다. 누군가 임의로 케이블을 뽑을 상황에 대비했다. 외부에서는 충전 단자 주변의 색을 보고 상태를 확인한다. 흰색은 충전 시작을 위해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고 노란색은 충전을 위해 통신을 시작한 상황이다. 충전 중에는 파란색으로 표시되며 충전을 마치면 녹색이 된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빨간색으로 경고한다. 실내에서는 운전석 계기반 아래를 보면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BMW X5 xDrive40e의 의미는?

 BMW가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이 차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에게 물었다. BMW에서 이 차의 파워트레인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 플로리안 모멘은 “진짜 사륜구동 플러그인하이브리드”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도시에 적합한 BMW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라고 덧붙였다. 또, 전장과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담당한 연구원 베르나드 슈타우다허는 “미국과 중국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할 것이며 해당 국가의 친환경차 정책에 부합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 BMW X5 xDrive40e의 실내에는 야간에 파란색 불이 들어온다
▲ BMW X5 xDrive40e의 전기차모드 주행 장면, 시속 110km/h를 넘어갔지만 엔진은 움직이지 않는다.
▲ BMW X5 xDrive40e의 파워트레인 모형

 해석하자면 이 차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 그래서 가솔린 엔진을 바탕으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더했다. 대도시 거주자를 고려해 30km의 배터리 주행거리를 결정했고 충전설비를 고려해 ‘BMW 360˚ 일렉트릭’이란 개념도 추가했다.

 물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X5는 PHEV로 개발하기 유리했다. 플로리안 모멘 연구원은 “X5는 트렁크 바닥에 배터리를 넣고도 넉넉한 공간을 갖출 수 있으며 높은 차체로 인해 PHEV 개발이 용이했다”고 말했다.

 BMW는 이 차를 올해 가을부터 유럽에 출시한다. 친환경차 브랜드 i를 이어 본격적인 친환경차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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