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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 韓서 ‘반쪽’ 서비스…왜?

  • 기사입력 2015.05.29 17:59
  • 최종수정 2015.06.01 15:57
  • 기자명 신승영 기자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최근 자동차 산업의 주요 화두로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연결성(Connectivity)’이 부상했다. 그 중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 간 연동서비스는 구글과 애플의 경쟁 구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구글 및 애플이 선보인 첨단 기술이 국내에서는 허울 좋은 ‘반쪽’ 서비스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동시에 나왔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와 애플 ‘카플레이(CarPlay)’에 대한 허와 실을 살펴봤다.
   
현대차는 지난 26일(미국 현지시각) 자동차 업계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다음달 쏘나타를 시작으로 북미시장에 도입되며, 연내 국내시장으로 확대 적용될 방침이다. 현대차는 안드로이드 오토 뿐만 아니라 오는 2016년 애플 카플레이와 동시 호환이 가능한 연동서비스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GM도 내년부터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본격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MyLink)’와 연동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스파크에 카플레이가 우선 탑재될 전망이다.
  
이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포드, 크라이슬러, 혼다 등 35개 자동차 브랜드가 안드로이드 오토 또는 카플레이 도입을 확정지었다. 

애플 카플레이(CarPlay)

◆ 스마트폰 연동서비스, 왜 필요한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차량 인포테이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차량에서도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화·메시지 수발신과 동영상·음악·인터넷 라디오 재생, 내비게이션 안내, 그리고 애플 시리(Siri) 및 구글 나우(Now)와 같은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익숙하고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로 사용자 편의성이 뛰어나다. 차량에 배치된 대화면 스크린과 다채널 스피커가 이용 만족도를 높인다. 
  
자동차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도입하는 이유는 ‘보다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운전자의 시선과 손동작이 운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시 운전자 반응은 혈중알코올농도 0.08%와 같은 수준이며,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 위험도 4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휴대전화 사용과 같은 산만 운전으로 미국에서만 하루 평균 1200여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시 교통사고 발생위험이 23배 이상 급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국내 운전자 5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전 중 SNS 사용 경험자가 42%에 달했으며, 정차시 인터넷 검색과 TV 및 동영상 시청 등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GM 마이링크(MyLink)

◆ “스마트폰 미러링 기술의 일종”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차량 구매시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에서의 효용성은 아직까지 의문점이 남아있다.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 미러링 기술과 큰 차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 및 인터넷 라디오 재생과 전화 통화 기능은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쉐보레 브랜드에 장착되고 있는 마이링크은 내비게이션 앱인 ‘브링고(BringGo)’를 비롯해 인터넷 라디오 앱인 ‘스티처(Stitcher)’와 ‘튠인(TuneIn)’, 그리고 애플 시리 등과의 연동 기능을 이미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SM7·SM5 등에 적용된 르노삼성 ‘스마트 커넥트 클론(Smart Connect Clone)’은 전용 앱만 설치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동영상 재생은 물론, 통신사 구분 없이 T-map 내비게이션을 차량 대화면에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한 연구개발담당자는 “사실 IT 기술에 민감한 국내에서는 특별히 획기적인 내용은 없다”며 “큰 바운더리 안에서 본다면 스마트폰 미러링 기술의 일종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르노삼성 스마트 커넥트 클론(Smart Connect Clone)

◆ 韓 ‘반쪽 서비스’ 제약
 
국내시장에서의 또 다른 문제는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성능이다. 해당 기능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의 핵심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는 구글 및 애플의 지도 앱을 기반으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전자지도 데이터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외 반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구글맵의 자동차 길 안내 기능이 실행되지 않는다. 사용자 스케줄 및 평소 습관에 따른 자동 길 안내 서비스도 당연히 불가능하다.
 
애플 지도 앱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실시간 교통 정보와 과속 및 단속, 위험 구간 안내 등이 빠져있다. 해외에서는 충분히 유용하지만, 내비게이션 누적 보급대수가 1200만대(2014년 말 기준)에 달하는 국내에서는 반쪽 지도에 불과하다. 
   
시리나 나우와 같은 음성인식 기반의 개인비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시작 단계인 음성인식부터 인식률이 떨어진다. 음성인식은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 기술이 그 성능을 좌우한다. 해당 분야에서 오래동안 연구가 진행된 영미권과 달리 한국어 자연어 처리 기술의 발전은 매우 더디다. 
 
시리의 경우 미국에서 80%에 가까운 인식율을 자랑하지만, 국내에서는 지명이나 숫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떨어진다는 평가다. 

2015 국제 전자박람회(CES) 현대차 부스

◆ “미래 스마트카 시대의 문을 열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 등이 자동차·IT 산업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지엠 출신의 한 전문가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의 경우) 아직까지 기존 스마트폰 미러링 기술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했지만, 미래 스마트카 시대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몇 가지 기능만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계(OS)와 연동해 보다 다양한 기능을 차량에서 구현할 수 있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와 같은 무선 연결 방식이 아닌 USB 유선 연결을 선택한 것도 보다 많은 데이터 전송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많은 IT기업이 자동차와 스마트폰 간 연동서비스를 활용한 앱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히는 구간을 피해 단순히 빠른 길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 습관과 선호하는 도로, 소요 및 대기 시간 등을 고려해 최적의 경로와 출발 시간을 안내할 수 있다. 간단한 정비는 차량 안내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실천할 수도 있다.
  
주차 위치 확인을 비롯해 원격 시동과 실내 온도 조절, 문 개폐와 같은 서비스도 한층 보편화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연회비(현대차 블루링크: 12만원)와 같은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소식을 골라듣는 라디오 뉴스나 목소리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오디오북과 같은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놀이공원과 대형마트는 물론, 차량 주변에 위치한 공인 주차장의 빈 자리를 실시간으로 알려 간편히 주차 장소를 찾을 수 있는 주차 안내 앱도 기대된다.
 
이 같은 자동차와 스마트폰(혹은 네트워크)의 연동은 향후 무인자율주행자동차 기술에 기초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카의 시대가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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