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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디젤 점유율 환경에는 ‘독’, 수입차 비율 특히 높아…인식개선 필요

  • 기사입력 2015.05.19 14:35
  • 최종수정 2015.05.21 10:36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우리나라의 디젤차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SUV를 중심으로 오르던 디젤차 점유율은 최근 유럽산 수입차를 위주로 판매가 늘어나 지난 1분기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하지만 디젤차는 유해물질 배출이 많아 유럽과 우리나라에서만 승용차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대다수 국가에서는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디젤차 판매는 지난 1분기 44.2%를 기록했다. 작년 40.7%로 올라선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2년 29.7%로 낮은 수준이었지만 SUV와 수입 디젤 세단의 판매확대, 이에 따른 국산 디젤 승용차의 확대가 이어지면서 점유율이 올라갔다.

 우리나라의 디젤차 점유율은 유럽의 주요 국가에 비해서 낮지만 유럽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유럽 조차도 디젤차의 유해성을 고려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서유럽 20개 국가의 디젤차 점유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평균 53.3%다. 2012년 55.2%에서 줄었다.

▲ 2014년 유럽 주요 국가의 디젤차 판매 비율 / 자료=ACEA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국 독일은 디젤차 점유율이 2014년 47.8%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54.9%, 프랑스는 63.9%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디젤차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1993년 45.5%를 넘어섰다. 유럽에서 디젤차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는 아일란드로 작년 기준 73.2%를 기록했고 룩셈부르크가 72%, 포르투갈이 71.2%, 스페인이 64.9%를 기록했다. 그리스는 최근 디젤차 우대 정책을 펼치면서 2011년 10%에서 급증해 작년에는 64.9%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디젤차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 쌍용차 등 주요 국산 브랜드에서 디젤 엔진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고 수입차는 디젤 모델이 올 1분기 69.6%나 차지했다. 수입차의 디젤 점유율만 놓고 보면 유럽 20개 국가 중에서도 4위에 이르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디젤차의 확산이 유해물질 배출로 이어지면서 대기오염과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 파리에서는 향후 디젤차의 시내 진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 런던을 포함한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디젤차의 주행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스위스 등의 국가에서는 디젤차는 물론 가솔린 자동차도 일부 지역에서는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 우리나라와 유럽 주요 자동차 생산국의 디젤차 판매 비율 / 자료=업계, ACEA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박용희 공업연구관은 “유로6 배출가스 규제가 디젤차의 유해 물질 배출량을 가솔린차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지만 여전히 불안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 규제치가 강화되면서 눈에 띄게 매연이 많이 줄었지만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는 대표 유해 물질로 인체에 치명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환경연구소 엄명도 실장은 “차령 10년 이상, 12만km 이상 주행한 디젤 SUV를 검사하면 배출 가스 여과지가 마치 검정 잉크를 뿌려 놓은 듯 미세먼지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검은 먼지뿐만 아니라 현재 수준에서 걸러지지 않는 초미세먼지에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지난 2012년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의 발암성 연구에서 ‘발암 가능성 그룹’으로 구분하던 지금까지의 분류를 ‘발암 확실 그룹’으로 상향 조절했다.

 한편, 수입차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디젤 승용차의 점유율은 비정상적인 발전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특히 독일차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디젤 모델의 판매 증가는 이제 연비에 대한 맹신처럼 보인다”며 “유럽에서도 디젤차는 주로 사업용이나 관용으로 구입하는 비율이 높고 개인은 가솔린 차를 선호한다. 독일에서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개인구매자의 경우 47.8%가 디젤차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표시연비 차이를 보고 수백만원 이상 비싼 디젤차를 구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디젤차는 연간 주행거리 2만km 이상인 사업자나 장거리 운전자에 적합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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