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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값 5년새 60% 하락에도 전기차 제조사 “값 못내려” 신경전

  • 기사입력 2015.03.30 18:29
  • 최종수정 2015.03.31 23:32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전기자동차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5년 사이 60%나 하락했지만 전기차 제조사들은 차 값을 소폭 인하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BMW코리아와 한국닛산 등 수입차 업계는 정부의 가격인하 요구에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이 미국, 일본 등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준이므로 전기차 값을 낮춰 보급률을 올리는 것에 동참하기를 호소하고 있다.

▲ 기아자동차 쏘울EV

 일본 닛산자동차는 지난 27일 공식 발표를 통해 전기차 리프(LEAF)의 가격을 또 다시 내렸다. 일본에서는 13만3920엔 내린 273만8880엔(2535만원)으로 5년 동안 100만엔 이상 하락했다. 미국에서도 닛산 리프는 2013년 큰 폭의 가격 인하 이후 현재 2만8610달러(약 3150만원)에 팔리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전기차 리프의 가격인하에 대해 ‘일본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기 때문에 차 값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내렸다’라고 답변했다.

 한국시장에서도 같은 차를 판매하는 한국닛산은 3월 마감한 제주도의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에서도 값을 낮추지 않았다. 다만 공식 출시가에서 구매시 250만원을 할인하거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차 값은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미국은 기본형을 기준으로 각각 2535만원과 3150만원이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각각 2285만원과 2320만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리프는 각종 옵션을 넣었다고 설명하지만 판매가격 5480만원이고 일본의 9배에 이르는 2200만원의 보조금을 적용해야 3280만원으로 값이 떨어진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국의 보조금이 높기 때문에 각종 옵션을 모두 넣고 차 값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닛산은 당분간 지자체의 전기차보급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대구, 부산, 광주, 수원, 서울 등 지자체의 전기차보급사업에 당분간 참여하지 않는다”며 “본사 관련 부서에서 현지의 인프라를 모두 확인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해당 지역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기차 보급 사업을 활성화하기위해 제조사에 차 값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전기차 보급을 앞 둔 지자체의 관계자는 “(제주도 같은 경우는) 환경부에서 대당 1500만원 보조금을 주고 지자체에서 추가로 700만원을 제공했다”며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은 보조금을 제공하는데 그만큼 전기차 값을 비싸게 책정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전기차 제조사에게 차 값을 낮춰서 보급 사업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르노삼성과 기아자동차 등 국내 업체는 일부 호응하고 있지만 수입 전기차 업체들은 가격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나비간트 컨설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기차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지난 5년간 60% 하락했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kWh당 496달러 선이며 향후 5년 이내에 17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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