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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생산기술 전문가가 말하는 "최고의 車 만드는 방법은?"

이기인 르노삼성차 제조본부장 인터뷰

  • 기사입력 2015.03.18 23:55
  • 최종수정 2015.03.20 11:18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이끌고 있는 이기인 제조본부장

[부산=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6개 차종을 한 개 생산라인에서 혼류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동차 조립공장은 생산량에 따라 한 개 차종만 생산하는 전용라인이나 많아야 2-3개 차종만 생산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 개 조립라인에서 많은 차종을 생산하게 되면 부품공급에 혼동이 생겨 조립상 오류가 발생할 수 있거나 라인이 번잡스러워져 효율성이 떨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유연한 생산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 규모가 많지 않을 경우, 유리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르노삼성 부산공장 제조본부장을 맡은 이기인전무는 지난 2012년부터 2년 간 인도 첸나이 소재 르노닛산공장에서 제조 책임자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르노닛산의 인도 첸나이공장은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도입한 APW(Alliance Production Way) 생산방식이 적용된 첫 공장이다.

APW는 르노닛산 양 사의 생산기술과 노하우가 통합돼 완성된 양 사 공통의 생산방식으로, 글로벌 기준을 충족시키는 높은 품질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고 르노닛산 양 브랜드 차량의 혼류생산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공장은 르노닛산 차량을 동일 라인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공장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기술 전문가인 이본부장이 닛산출신의 기무라사장과 함께 르노닛산 인도공장 운영을 책임지게 된 것은 르노닛산차의 동시 생산을 아는 그룹 내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를 통해 자동차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기아차 생산기술본부에서 10년 가량 근무하면서 자동차 공장 건설과 신차 개발, 생산시스템 구축, 및 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두 경험한 국내 몇 안 되는 자동차 생산기술 전문가다.

일본 마쓰다와의 제휴로 기아차 소하리공장 프라이드와 포텐샤, 세피아, 캐피탈 개발 및 생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삼성그룹의 자동차사업 프로젝트에 합류, 1993년 4월부터 닛산차와 제휴, 부산공장 건설을 주도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당초 닛산 맥시마와 블루버드 실피를 벤치마킹한 SM5와 SM3를 만들면서 닛산 큐슈공장 생산방식을 도입했다.

이후 삼성자동차가 르노그룹으로 넘어가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는 르노 모델과 르노공장의 생산방식을 접목시켰다.

이전 공정에서 엔진과 미션, 샤시를 조립한 뒤, 위쪽 라인으로 어셈블리를 자동 이동시켜 차체커버와 결합하는 ‘일체형 차체결합방식’이나 작업자가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대표적인 르노의 생산방식이다.

즉,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닛산의 일본 큐슈공장과 프랑스 르노공장을 벤치마킹, 최적의 작업환경을 갖춘 가장 대표적인 공장이다.

이본부장은 “예전에는 닛산차 베이스의 공장운영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르노의 생산방식이 접목되면서도 효율성이 배가됐다”며, “3년 전부터 도입하고 있는 일체형 차체결합방식 등 르노방식은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방지하고 피로도를 줄여주어 작업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차를 저렴한 비용으로 만드는 높은 효율성을 갖춰야만 부산공장이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가 있다”면서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조건은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의 손 끝에서 나오며 이를 위해서는 기본과 표준을 지키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또 일본이나 프랑스, 한국 모두 생산 기술수준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기본을 어느정도 잘 지키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며 직원들에게 항상 기본을 지킬 것을 강조한다.

그는 공장 책임자와 근로자들간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도 제품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 항목이라며 상호 이해를 위해 매일 근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해외공장들의 사례를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장 관리자 15명 가량을 중국 동풍닛산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공장 근로자들과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전 세계 40여개 르노닛산 생산공장 중 최고 효율성과 최고 품질의 차량을 만들어 내는게 그의 새로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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