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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투아렉, 디자인·성능 보다 매력적인 할인의 덫

  • 기사입력 2015.03.18 10:21
  • 최종수정 2015.03.19 14:53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폭스바겐이 2.5세대로 발전한 SUV 투아렉을 내놨다. 기존 모델에 비해 전자장비, 안전장비를 대거 추가했다. 기존에 장착했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외에도 사각지대 경고장치, 추돌방지장치까지 추가했다. 하지만 기존과 달리 엔진을 3.0리터 디젤 1종류만 들여와 아쉬움을 남겼다.

▲ 신형 투아렉
▲ 신형 투아렉
▲ 신형 투아렉

 폭스바겐 투아렉을 서울 여의도와 인천공항을 오가는 도로에서 시승했다. SUV의 시승 코스는 주로 코너가 많은 산길 등을 택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는 투아렉의 강점으로 온로드 주행 성능을 꼽은 듯하다.

 신형 투아렉은 지난 2월 국내에 등장했다. 당시 올해 9월까지만 판매할 수 있는 유로 5 엔진을 적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떨이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투아렉은 엔진과 변속기의 파워트레인을 제외한 많은 부분을 변경했다. 실내에는 TFT-LCD를 활용한 대형 계기반을 추가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차량 정보 등을 운전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 판매를 위해 개발한 RNS85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20GB의 하드디스크와 SD카드 싱글 슬롯, CD와 DVD 플레이어가 들어있고 MP3 음악파일과 영화 파일의 재생이 가능하다. 또, DMB도 갖췄다. 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반 USB 단자를 탑재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새롭게 바뀐 투아렉의 운전석과 내비게이션
▲ 뒷좌석에는 2개의 isofix가 적용됐다.

 실내 공간은 넓지도 좁지도 않다. 국산차로 비교하면 소형 싼타페를 포함한 중형 SUV와 비슷한 크기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60mm까지 이동하며 좌석 등받이 기울기 또한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편의성을 강조했다. 트렁크 공간은 1642리터까지 넓힐 수 있고 뒷범퍼 아래에 발을 뻗는 동작으로 열 수 있다.

 시승한 차는 신형 투아렉 가운데 가장 비싼 모델인 R-line. 9750만원의 고급 모델이다. 에어서스펜션을 포함한 대부분의 옵션이 들어갔고 외부에는 에어로다이내믹 파트를 추가로 더했다. 좀 더 날렵한 모습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투아렉을 출시하면서 1개의 파워트레인으로 3가지 라인업을 만들었다. 7720만원의 기본 모델과 8670만원에 에어서스펜션과 편의사양을 추가한 프리미엄 모델, 9750만원의 R-line 모델이다. 투아렉이 자랑하는 대부분의 기능들은 프리미엄 모델급 이상에 적용되지만 실제로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은 가장 낮은 가격의 기본 모델이다.

▲ 트렁크에는 차체 높이를 조절하는 버튼을 두었다.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다.
▲ 템포러리 타이어를 적용했다

 에어서스펜션의 적용 여부에 따라 투아렉은 크게 달라진다. 고속 주행에서 차 높이를 조절하고 험로를 통과할 때도 역시 높이를 조절한다. 차체를 위, 아래로 움직이는 폭도 커서 최대 300mm까지 움직인다. 이 기능을 사용해 트렁크에는 짐을 싣기 편하도록 차체를 내려주는 버튼도 마련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달리자 에어서스펜션의 진가가 나타난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세팅을 ‘컴포트’로 바꾸자 대형 세단과 비슷할 정도의 말랑말랑한 승차감으로 바뀐다. 노멀과 스포트에서는 조금씩 단단해지며 과격한 주행도 버틴다. 고속도로에서는 과속에 주의해야했다. 방음이 잘 된 디젤 SUV인데다 6기통 3.0리터의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245마력(4000~4400rpm), 최대토크는 56.1kg.m(1750~2250rpm)으로 저회전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독일차가 불문율처럼 지키는 최고속도 220km/h가 이 차에도 적용됐다. 강한 출력을 가졌지만 에어서스펜션의 안락함과 방음 성능까지 더해져 속도감이 떨어진다. 겨우 100km/h쯤 되는가 싶은데 과속을 하고 있다.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0.9km/l이지만 6기통 3.0리터 엔진에 큰 기대를 하긴 힘들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비슷한 숫자를 볼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가는 5~7km/l대 연비를 보게 된다.

▲ 신형 투아렉 R-line

 폭스바겐코리아는 2월에 출시한 차를 뒤늦은 3월에 시승행사까지 개최했다. 조금 뜬금없는 일이지만 취지는 공감한다. 폭스바겐은 투아렉을 연간 400대 정도 팔아왔다. 아마도 올해 9월까지 판매하려고 예상하고 들여온 투아렉이 적지 않게 남아있을 것. 매달 33대 쯤 팔아야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유로6가 시작되는 9월 이후에는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유로6 파워트레인을 적용하면 추가 비용이 들어 결국 가격 인상 요인이 된다.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폭스바겐 딜러에 전화를 걸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딜러는 투아렉의 12% 할인을 제시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마도 요즘 같은 때가 새 차를 구입하기 가장 좋은 시점이 아닐까. 유로5건 유로6건 당장 타는 데는 문제없다. 대신 800만원에서 1000만원을 오가는 할인을 받는다. 옵션과 제원과 디자인을 소개했지만 이런 큰 폭의 할인이 유혹하는 상황에서는 다 부질없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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