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이신 변속기 투입…다시 달리는 쌍용 코란도C

  • 기사입력 2015.02.13 17:36
  • 최종수정 2015.02.16 16:24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쌍용자동차가 올해 선보인 제품이라면 누구나 ‘티볼리’를 얘기할 것이다. 1월 출시해서 현재까지 2300여대가 출고됐고 아직도 6000여대의 대기물량이 있다. 쌍용차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차가 있다. 티볼리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모노코크 타입으로 승차감 좋은 SUV를 기획했지만 2008년 쌍용차 사태로 인해 출시가 연기됐던 비운의 차다. 비록 데뷔는 몇 해 늦어졌지만 인기는 좋다. ‘코란도 C’다. 

▲ 쌍용차 코란도C AWD
▲ 쌍용차 코란도C

 코란도C를 다시 만난 것은 엔진의 세팅과 변속기를 새롭게 바꿨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자동변속기 모델은 181마력, 수동변속기 모델은 149마력으로 나눠 나오던 것을 이번에는 149마력으로 통일했다. 수치상 출력을 줄였지만 최대토크를 1500rpm부터 2800rpm사이에 나오도록 바꿨다. 즉, 출발과 정차가 이어지는 시내구간과 언덕길 등에서 힘이 느껴지도록 바꿨다.

 변속기는 호주산 비트라에서 일본산 아이신으로 바꿨다. 자동 6단이다. 티볼리에 이어서 코란도C 2015년형에 적용하게 됐다. 한때, 한국지엠이 윈스톰과 같은 SUV에도 일본 아이신社의 변속기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존 변속기 보다 원가는 올라가서 쌍용차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겠지만 소비자에겐 이득이다.

▲ 파워스티어링휠 오일이 사라진 엔진룸. 엔진의 최고토크가 1500rpm부터 나와 실용성을 개선했다.

 엔진 출력과 변속기를 바꿨으니 파워트레인이 바뀐 셈이다. 쌍용차는 최대토크가 나오는 영역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181마력 36.7kg.m의 힘이 2000~3000rpm에서 나왔다. 새 엔진과 비교하면 아래로 500rpm 내려왔고 뒤로는 200rpm 내려왔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 복합기준 공인연비도 12.0km/l로 올라갔다.

 디자인에서 큰 변화는 없다. 휠의 모양이 조금 바뀌었을 뿐 겉보기에 이렇다 할 변화는 못 느낀다. 실내로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공간이 맞이한다. 뒷좌석에 앉아도 여유가 있다. 2열의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큰 변화다. SUV의 장점이다. 2열 좌석도 뒤로 젖혀진다. 쌍용차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형 코란도C는 17.5도, 기아차 스포티지R과 현대 투싼iX는 5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뒤로 최대한 눕힐 경우 코란도C는 35.5도, 스포티지R과 투싼iX는 26도가 조절된다. 뒷좌석에도 열선이 들어갔으며 바닥은 AWD 방식인데도 평평하다. 

▲ 실내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버튼 배치가 눈에 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을 출발해 강원도 춘천시 남면 강촌역까지 왕복 150km 구간을 달렸다. 고속도로와 국도가 이어지는 구간이다. 경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티켓을 뽑고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을 보기 위해서다. 1730kg의 비교적 가벼운 차체 때문인지 엔진의 실용영역을 낮췄기 때문인지 일단 출발이 경쾌하다. 달려 나가는 느낌이 좋다. 4기통 1998cc의 디젤 엔진은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달리고 6단 자동변속기는 부지런히 변속한다. 상시사륜구동 모델이라도 2000만원대인 것을 고려하면 코란도C의 상품성은 뛰어나다. 처음 나왔을 때 우려했던 변속기 문제도 신뢰성 높은 일본 아이신과 손을 잡으면서 해결했다. 시속 100km/h까지 가속은 6단 변속기를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끝난다. 짐작컨대 4단 정도에서 100km/h를 넘긴 듯하다. 추월을 위해 조금 더 속도를 내도 큰 차이가 없다. 풍절음과 노면소음 등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한다. 정숙한 럭셔리 세단이 아닌 상시사륜구동 SUV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다. 연식을 바꾸면서 전자식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EPS)로 바꿨지만 큰 이질감은 없다. 쌍용차는 코란도C에 트림에 따라 EPS를 적용했다. 시승한 차는 DX트림으로 대부분의 옵션을 적용한 모델이다. 기존의 코란도C 파워스티어링은 유압식을 기본으로 속도에 따라 무게감을 조절하는 EPS를 추가했었다. 유압식은 조작감이 뛰어나지만 전자식에 비해 연비하락의 원인으로 꼽혀서 최근에는 대부분 전자식을 사용한다. 전자식과 유압식의 차이는 보닛을 열어보면 안다. 파워스티어링 오일이 기존 모델에는 조수석 쪽에 붙어있고 신 모델에는 이 자리가 비어있다.

▲ 쌍용차에는 다른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앞바퀴 정렬상태를 보여주는 화면.
▲ 쌍용차 코란도C AWD

 고속도로 구간이 끝나고 구불구불 국도로 들어섰다. 강원도에 들어오니 도로에 하얀 눈가루가 날린다. 이어지는 코너에서도 속도를 유지했다. 상시사륜구동을 믿어보자는 취지다. 스티어링휠은 코너를 돌 때 승용차에 비해 조금 더 돌려야한다. 세단보다는 SUV를 고려한 세팅이다. 세단처럼 잘 달리긴 하지만 험로도 통과할 수 있는 SUV이니 여러 가지 가운데 선택한 결과다. 코란도C의 상시사륜구동은 앞바퀴를 우선으로 한다. 평소에 앞바퀴가 돌다가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뒷바퀴로 힘을 나눈다. 전자식 상시사륜구동의 특징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록’ 버튼이 있다. 앞뒤 바퀴에 강제로 힘을 나눠 보낸다. 험로를 탈출할 때 사용하는 기능이다. 다만 고속에서는 차체에 무리를 줄 수 있어 40km/h 이하에서만 작동한다. 예쁘장한 차체에도 쌍용차의 SUV 피가 흐르는 단면이다.

 제동성능은 조금 아쉽다. 제동거리가 아쉬운건 아니지만 브레이크를 밟고 차가 실제로 서기까지 반응이 아쉽다. 급정차시 제동을 도와주는 BAS 기능 등이 들어있지만 평소 세단을 운전하던 사람이라면 조금 더 밟아야 비슷하게 선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편의 장비는 대부분 갖추고 있다. 최신 유행 기능들은 아니라도 부족함은 없다. 오히려 복잡한 구성을 싫어하는 소비자에겐 최고의 구성이다. 버튼 4개와 다이얼 1개로 구성한 내비게이션은 단촐하고 직관적이다. 그 아래로 이어진 비상등, 열선, 공조장치는 버튼의 개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너무 많은 버튼 사이에서 손과 눈이 바빠야 했던 최신 고성능 자동차들과는 지향점이 다르다. 칠순 노인도 며칠 사용만 해보면 편리하게 작동할 듯싶다.

 쌍용차는 지난 1월 4일 2015년형 코란도C를 내놨다. 티볼리와 함께 나오면서 쌍용차 판매량을 견인할 양대산맥이다. 같은 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생산하는 신차와 코란도C는 인기몰이도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티볼리의 판매도 성공 궤도에 올랐고 코란도C도 함께 비상할 때다. 엔진세팅과 변속기를 완전히 바꾼 코란도C는 트림을 3가지로 줄였다. KX모델은 2083만원, RX모델은 2415만원~2565만원, DX모델은 2695만원이다. 여기에 옵션을 추가하면 조금 더 값이 오르지만 기존 3000만원을 넘어가던 트림은 없어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