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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수입차 수리비 폭리 ②왜 직영센터만 찾을까?

  • 기사입력 2014.10.28 19:07
  • 최종수정 2014.10.29 17:38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올해 수입차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2008년 말, 35만대에 불과했던 수입차 등록대수는 6년도 채 안되어 3배나 늘어났다. 비록 아직은 전체 등록대수의 5%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은 시간문제다.
 
수입차 시장은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값비싼 정비·수리비는 수입차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본지는 수입차 정비·수리비에 대한 문제점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살펴봤다.
 
앞서 수입차 수리비 항목의 약 73%를 차지하는 부품값을 점검해봤다. 수입차 부품은 여러 단계의 중간 유통 과정, 특히 수입사와 딜러사를 거치며 가격이 폭등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수입사에서 부품 유통망을 독점하고, 정비 서비스에 대한 권한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연관기사: 수입차 수리비 폭리 ①부품 유통망 독과점 대안없나?>
 
이번에는 공식 서비스센터만 찾는 소비자 행동양상과 대안책을 찾아봤다.
 
본지에서 조사한 보험사 및 딜러사의 정비·수리 물량을 정리해보면, 수입차(무보험차 제외)의 약 47%가 딜러사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식 서비스센터 입고율은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차 4사(社) 고객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일본차, 미국차, 기타 브랜드 순으로 정리됐다. 
 
수입차 공식 서비스센터 입고율이 높은 이유는 정비 메뉴얼과 기술, 수리 정보 등에 대해 수입사가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사는 서비스의 질(質)을 이유로 협력업체와의 서비스 대행 계약과 같은 양(量)적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 소수의 딜러사만을 중심으로 전용 점검 기기를 제공하고 정비 인력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독일차 4사의 딜러사 입고율(51.3%)은 기타 브랜드(30.3%)보다 21%포인트(p)나 높았다. 독일차 고객들이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독일 브랜드의 A/S 네트워크가 다른 곳보다 잘 형성되어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등록된 수입차 브랜드는 22개, 공식 서비스센터는 376개이다. 이 중 독일차 4곳의 서비스센터는 122개로, 전체 32.5%를 차지한다. 독일차 업체들은 서비스센터 규모부터 워크베이 개수, 정비 인력 등에서 월등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무상 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3년 이하의 신규 차량 판매가 절대적이다. 2012년부터 2014년 9월까지 수입차 전체 신규 등록대수는 43만3199대이다. 이중 독일차 4사의 등록대수는 28만7167대로, 6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판매 대수만큼이나 무상 보증 서비스를 받기 위한 차량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외 독일차 고객들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강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높고, 서비스 품질에 대한 민감도가 컸다. 
 
문제는 서비스 질과 수리 비용 간의 관계다. 일반 정비업체보다 공식서비스센터의 수리비가 지나치게 높았다. 
 
BMW 520d, 메르세데스-벤츠 E300, 아우디 A6 2.0 TDI 등을 대상으로 ‘앞 범퍼 교체 견적’을 직접 뽑아봤다. 부품값과 도색 및 기타 비용, 그리고 공임 등을 모두 포함한 최종 가격은 최대 6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520d와 E300의 앞 범퍼 교체 비용은 공식서비스센터가 170만원~190만원, 일반 정비업체가 130만원~14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A6는 공식서비스센터가 160만원~180만원, 일반 정비업체가 130만원~140만원의 견적서를 제시했다. 
  
일반 정비업체의 수리비가 낮은 이유는 공임이 싸고 부품값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 정비업체는 공식 서비스센터보다 다양한 부품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수입사나 딜러사에서 직접 부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SK네트웍스나 아주오토네트웍스 등과 같은 수입업체를 통해 OEM 부품을 들여오고 있다. 일부 업체는 이베이(eBay)와 같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부품을 구매했다. 
 
또한 값이 지나치게 높은 부품의 경우 고객과의 상의를 통해 재제조품이나 중고부품, 혹은 비순정부품(Non-OEM) 사용을 권장했다. 더불어 차체 표면에 생긴 작은 손상도 판재의 전체 도장을 권한 서비스센터와 달리 일반 정비업체는 부분 복원 작업을 통해 수리가 진행됐다. 
 
물론, 대체부품이나 부분 복원의 경우 서비스의 품질에서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해당 업체의 기술 수준이나 평판 등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수입차 정비 업계 한 관계자는 “보증 기간이 끝난 수입차의 경우 무턱대고 공식 서비스센터를 찾기보다는 파손 부위 사진과 차대번호 등을 통해 여러 곳에 수리 견적을 문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반 정비업체도 해외 정비전문학교나 공식 서비스센터 출신과 같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사고 발생시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 [기획연재] 수입차 수리비 폭리 3편은 ‘딜러사와 보험사, 무너진 신뢰 끝없는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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