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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쏘렌토, 싼타페 잡을까?…브랜드 정체성 아쉬워

  • 기사입력 2014.09.18 02:37
  • 최종수정 2014.09.24 15:28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춘천=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올해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올 뉴 쏘렌토(프로젝트명 UM)를 선보이며 ‘RV 명가’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최근 급변하는 RV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올 뉴 쏘렌토를 통해 살펴봤다.
  
기아차는 2012년까지 내수 시장에서 RV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 카렌스, 카니발 등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SUV 및 RV 차종에 대한 이미지가 강했다.  
    
기아차가 그 자리를 위협을 받기 시작한 것은 3세대 싼타페(프로젝트명 DM) 등장 이후다. 2012년 4월 출시된 신형 싼타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RV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그해 6월 기아차도 쏘렌토R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였지만 역부족이었다. 2013년 역전된 RV 판매 실적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올 뉴 쏘렌토는 절치부심(切齒腐心)한 기아차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싼타페의 성공 요소 중 하나인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성을 추구했으며, 아웃도어 레저문화와 같은 최신 트렌드에 맞게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더욱이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을 대거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싼타페보다 뛰어나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외관은 한 눈에 봐도 커졌다. 휠 베이스가 늘어남에 따라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종전 대비 90ℓ가 증가했다. 싼타페보다 크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나뉜다. 전반적으로 단단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있다. 날렵한 전조등나 입체감 넘치는 라디에이터 그릴도 인상적이다. 마치 대형 SUV와 같은 묵직한 분위기를 풍긴다. 
 
반면, 지나친 볼륨감으로 인해 역동적인 느낌이 부족하다. 둔한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기아차 특유의 간결하고 세련된 ‘직선의 미’가 흐려졌다. 주간주행등은 전조등 크기에 비해 좁고 짧아 보인다. 각 요소별 균형감이 아쉽다. 
 
실내는 여유롭고 화려하다. 고급스러운 컬러와 소재가 사용됐다. 대시보드 상단을 비롯해 가죽 느낌을 살린 플라스틱 소재도 감각적이다. 시트도 착좌감과 색감 모두 만족스럽다. USB 및 12V 소켓과 함께 220V 파워아웃렛(2열)이 장착됐다. 각종 최신 첨단 기능(선택사양)이 대부분 지원된다. 
 

 

스위치 배열은 운전자 편의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주행 중 조작이 용이하다. 하지만 버튼 수가 지나치게 많아 복잡한다. 기능별 통합이 요구된다. 이외 조수석 수납공간이나 도어 안쪽 하단부와 같이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은 저렴한 소재를 사용했다. 
 
주행 코스는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춘천 라데나 클럽을 오가는 왕복 160km로 이뤄졌다. 시승차는 R2.2 디젤 2WD 스페셜 트림이다.
  
이날 시승에서 가장 놀란 점은 편안한 승차감과 탁월한 정숙성이다. 흡·차음재를 보강하고 엔진 블록 커버 및 도어 하단부 3중 실링 등을 적용했다. 차량 하부의 플로어 언더커버도 2.5배나 늘렸다. 디젤차 특유의 N.V.H(Noise, Vibration, Harshness)는 물론,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잡았다.
 
또한 차체가 낮아진 만큼 무게 중심이 아래에 있다.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높이고 차량 주요 연결부위를 강화하는 등 차체 강성을 높여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 기본적인 안전성능과 함께 전반적인 주행성능 및 승차감도 개선됐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반응도 만족스럽다. 공차중량이 늘어났지만, 성능에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가속 응답성은 싼타페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100km/h 이하에서 1단부터 4단까지의 반응이 조금 더 민첩했다.    
 
고속 주행에서 스티어링 휠(MDPS)은 다소 가볍다. 지난달 시승했던 싼타페 R2.2 4WD와 비교해 고속 선회시 안정감이 떨어진다. 선회 제동 시스템(ATCC) 등이 적용된 4WD 모델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계기판 클러스터는 많은 정보량으로 시인성이 떨어진다.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더불어 보다 간결하고 직관적인 감성이 요구된다.
 
고속도로 구간 연비는 리터당 13.6km, 시내 주행 연비는 리터당 11.2km를 각각 기록했다. 공인 복합 연비는 12.4km/ℓ(고속도로 14.2km/ℓ, 도심 11.3km/ℓ)이다.

 

올 뉴 쏘렌토는 차량 전반에 걸쳐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안이 적극 반영됐다. 가격 대비 제품경쟁력도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기아차 특유의 정체성은 희석된 느낌이다. 딱딱한 서스펜션 등 유러피언 스타일에 가까웠던 주행감성이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은 다소 퇴색됐다. 현대차와 상당 부분을 닮아가고 있다.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차별화된 개성과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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