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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日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경쟁…현대·기아차, 고립 위기

  • 기사입력 2014.09.02 16:34
  • 최종수정 2014.09.03 14:1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지난 2012년 말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사장은 신형 크라운 발표회장에서 ‘다운 사이징 HV’와 ‘터보’로 독일차와 대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뛰어난 연비와 탁월한 가속성능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서는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를 단 ‘다운 사이징 터보 엔진’ 탑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로부터 2년 후 토요타는 2.0리터 직렬4기통 직분사 트윈스크롤 터보엔진(8AR-FTS형) 개발을 완료, 지난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 엔진은 최근 일본에 출시된 렉서스 신형 'NX'에 최초로 장착됐다. NX는 오는 11월 께 한국시장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38마력, 최대토크 35.7kg.m로 2.0리터급으로 3.0리터에 버금가는 고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전륜, 후륜 관계없이 장착이 가능해 향후 렉서스 RC와 신형 RX, GS, IS, '크라운 등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토요타는 또, 독일 BMW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2.0리터급 신형 터보엔진을 오는 2016년부터 생산, 주요 모델에 탑재할 예정이며, 이같은 다운 사이징 터보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공동 개발한 2.2리터급 직분사 싱글 터보엔진을 인피니티 Q50에 탑재,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으며 이 엔진은 향후 Q시리즈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토요타와 닛산차 등 일본차들이 독일차와 공동개발 또는 독자적으로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량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전체 자동차시장의 90% 이상은 여전히 기존 화석연료 엔진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전 세계 생산차량 8천500만대 중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V)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카는 190만대, 배터리로 주행하는 전기자동차(EV)는 10만대 안팎에 불과했다.

반면, 엔진을 소형화한 가솔린 터보차량은 무려 900만대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8년에는 다운사이징 터보 차량이 2천4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의 위력은 국내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체 수입차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독일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은 한결같이 다운 사이징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BMW 5시리즈는 2.0리터 싱글터보, 3시리즈는 2.0리터 트윈 터보,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는 2.0리터, 2.2리터 싱글 터보, C클래스는 2.2리터 싱글터보, 아우디 A4는 2.0리터 싱글터보, V6 3.0리터급은 슈퍼 차저를 각각 탑재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95% 이상이 디젤인 폭스바겐은 다양한 배기량의 싱글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의 다운사이징 기술은 9년 연속으로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현대.기아자동차의 다운사이징 터보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전 세대인 YF쏘나타에 2.0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했다가 시원찮은 반응을 보이자 LF쏘나타에서는 이를 폐기하고 2.4GDI로 대체했다.

현재 가솔린 터보엔진이 장착되고 있는 차종은 벨로스터와 제네시스 쿱, 그리고 해외 수출용 한 두 개 모델이 전부다.

그럼에도 현대.기아차는 자연흡기 방식의 가솔린엔진으로 홀로서기를 고집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자칫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홀로 고립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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