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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우물’만 판 대원강업, ‘신뢰’로 세계를 넘다

  • 기사입력 2014.05.09 11:31
  • 최종수정 2014.05.11 16:17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천안=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글로벌 5위 메이커로 자리잡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국내 부품협력사들도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부품사 경쟁력이 곧 완성차 제작사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지금, 현대차와 50년 가까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세계적인 부품사로 성장한 대원강업을 방문했다.
 
대원강업의 역사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공동 창업자인 허주열·허백·허송열은 ‘쇠를 위주로 하는 제조업이 국가발전에 초석이 된다’는 신념 아래 대원강업의 모태인 대한철강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947년 대한철강주식회사의 첫 시제품 출시와 함께 한국 스프링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현대차가 설립된 1967년부터 지금까지 47년 간 대원강업이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광복 직후부터 축적된 기술과 스프링 제품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대원강업 성열각 사장 또한 “우리는 ‘편안한 세상을 위한 부드러운 힘’이라는 모토 아래 스프링만 파온 ‘한 우물 기업’”이라며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 스프링에 ‘올 인(All In)’

최근 대원강업은 서울 남대문에서 충남 천안으로 본사를 옮겼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연구소만 서울에 두고 경영 조직을 천안공장으로 이전했다.
 
본사와 함께 위치한 천안공장은 2개 동의 생산공장에서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바, 에어스프링, 힌지토션바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좌우로 설치된 기계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설비 자동화에 따른 공장 내 배치 인력은 그리 많지 않다. 
 
특이한 점은 공장 내 생산 설비와 함께 피로시험기기과 같은 시험 장비가 배치돼 제품의 생산과 시험이 한 곳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물론, 생산 공장과 별도의 제품 성능 시험장이 존재한다.   
  
생산공장 옆 나란히 들어선 500평 규모 시험동에는 다양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실험실에서는 차량용 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바 등을 대상으로 각종 부식 및 내구성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스프링의 경우 자동차 1대에 약 100여종 이상 사용된다. 쇽업쇼버와 함께 주행성능 및 승차감을 책임지는 현가스프링부터 엔진·변속기에 사용되는 정밀 스프링, 탑승자의 안전과 편의를 좌우하는 시트까지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최초 개발 콘셉트 단계부터 주행성능과 안락성을 고려한 최적의 설계를 현대차 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각 단계마다 튜닝된 제품을 공급하고, 실주행 조건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시험을 통해 최고의 품질로 양산이 될 수 있도록 현대차와 지속적인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와 LF 쏘나타 역시 탄탄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감각을 구현하기 위해 고응력 소재와 사이드로드코일스프링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 글로벌 탑5 경쟁력, 동반성장의 결과  
 
천안공장 부지 한 쪽은 터닦이 공사가 한창이다. 전체 5만여평 부지 내 신공장을 짓기 위함이다. 
 
대원강업은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관련 매출이 48%나 차지하고 있지만, 다른 고객사들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에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 대우버스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해외는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홀덴, 오펠, 봄바르디아 등과 계약을 맺고 있다. 
 
대원강업 측은 “생산 라인 설립에 앞서 최소 차량 3만대 분의 부품 공급처가 확보되지 못하면 해외로 진출이 어렵다”며 “항상 현대차가 진출한 해외 생산기지와 멀지 않은 곳에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남은 여력으로 타 현지 완성차 업체들을 공략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 현대차와 함께 양질의 부품을 생산하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에 나가서도 어렵지 않게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 대원의 부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원강업은 지난 1997년 폴란드 법인 설립을 통한 유럽 진출을 기점으로 2005년 중국, 2006년 미국과 인도, 2008년 러시아까지 법인을 진출함으로써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스프링·시트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원강업 성열각 사장은 “지난 오랜 시간을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하면서 발전한 기술력으로 이제는 세계 정상 수준의 부품업체라고 자부한다”며 “세계 여느 스프링메이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리만의 분명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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