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악동에서 상남자로, 한층 정제된 ‘3세대 MINI 쿠퍼S’

  • 기사입력 2014.04.11 14:07
  • 최종수정 2014.05.02 12:27
  • 기자명 신승영

[파주=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로터스, MG 로버, 그리고 미니(MINI)까지 과거 영국은 자동차의 왕국이었다. 산업혁명의 시발점이자 중심지였던 영국은 자연스럽게 유럽 자동차 산업을 주도했다.
 
개인적으로 이 같이 여러 브랜드 속에서 영국을 가장 대표하는 브랜드로 ‘미니’를 꼽는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 혹은 영국 왕실 등과 같이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한다면, 미니는 런던 도심 속 거리부터 시골 양떼 목장까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지금의 영국을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3세대 미니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파주로 향했다.
 
◆ 역동적인 외관·편안한 실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기존의 미니는 이름처럼 작고 귀여웠다. 하지만 3세대 미니 쿠퍼는 더 이상 작고 귀엽지 않다.
 
외형은 한 눈에 봐도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시승장에 함께 전시된 오리지널 모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신형 미니 쿠퍼는 2세대 모델보다 전장은 98~121mm, 폭과 높이는 각각 44mm, 7mm씩 늘어났다.
  
귀엽고 깜찍한 모습은 사라졌지만, 역동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새롭게 발산한다.
 
육각형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원형 헤드라이트, 사이드 스커틀 형태 방향지시등은 전통적인 디자인 특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그러나 성능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켰다.
 

원형 헤드라이트는 미니 브랜드 최초로 LED를 채택했다. 특히 LED 헤드라이트는 주행 상황에 따라 도로 및 측면 가장자리의 조명을 조절하는 적응식 코너링 라이트 기능이 적용됐다.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런트 후드의 공기흡입구, 그리고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배기머플러 등도 신형 엔진의 트윈파워 터보 기술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했다.
 
실내 역시 미니 브랜드 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한 가운데, 편의 및 기능성을 극대화했다.
 
가장 먼저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속도계가 스티어링 휠 뒷편으로 이동했다. 불편했던 시인성으 크게 개선됐다. 거기다 쿠퍼S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까지 지원한다. 또한 센터페시아 중앙에 토클 스위치 형태의 스타트-스톱 버튼이 새롭게 장착됐다. 마치 몬테카를로 랠리를 달리는 레이싱카 내 부품같이 원초적인 붉은 색이 돋보인다. 
 
속도계와 함께 기존 모델에서 불편했던 윈도우 조작 버튼이 도어 트림 패널로 이동했다. 미니 만의 개성을 줄이고 보다 보편성을 갖춘 모습이다.
 
새로운 중앙 원형 계기판은 내비게이션과 차량 상태, 그리고 새로운 커넥티드 서비스를 지원한다. 멀티미디어 기능 지원은 물론,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트위터 및 페이스북과 같은 SNS 기능, 일정 관리, 뉴스, 개인 주행 습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공간은 여전히 협소하다. 뒷 좌석 무릅 공간도 19mm가 늘어났지만 건장한 성인이 미니 쿠퍼의 뒷 좌석에 타는 것은 곤욕스럽다.
 
◆ 연비·주행성능, 두 마리 토끼를 잡다
 
3세대 미니 쿠퍼는 상반기 가솔린 모델 3종, 하반기 디젤 모델이 각각 출시된다.
기본 모델인 쿠퍼에는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해당 엔진은 엔진 다운사이징과 BMW 그룹의 가변식 밸브 컨트롤 기술 등을 통해 연료효율성을 높이고, 트윈파워 터보 기술로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갖췄다.
 
실제로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1.9km가 개선됐으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능력은 무려 2.6초나 빨라졌다.
 
상위 모델인 쿠퍼S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2세대 미니 쿠퍼S는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었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마력·출력·연비·가속성능·최고속도 모두 높아졌다. 물론 가격도 인상됐다.
 
시승차량은 쿠퍼S다. 출발 직후부터 터져나오는 배기음 때문에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주게 된다. 감아쥔 스티어링 휠의 그림감은 우수하다. 다른 차량보다 길고 높이 위치한 기어스틱은 패들시프트 부재의 아쉬움을 날려버린다. 마치 랠리 경기에 나선 것처럼 변속하는 맛을 살려준다.  
 
3세대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승차감이다. 아직도 단단하고 때로는 불편하지만, 운전자의 재미만 추구했던 기존 미니와는 다르다. 조수석 탑승자도 조금이나마 배려했다.  
   
스티어링 휠 조작에 즉시 반응하는 고카트 스타일의 주행 성능도 여전하다. 짧은 오버행과 낮은 무게 중심, 1100kg 내외의 가벼운 무게 등은 날카롭고 민첩한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다.
 
이 차를 가지고 서킷 위를 달리고 싶은 충동이 가슴을 채운다.

전반적으로 가속성능과 조향성능에 반해 제동성능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모델에서는 연비 향상을 위해 그린(GREEN) 모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엔진 반응을 비롯해 정속 주행시 관성주행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  
  
기존 미니 쿠퍼는 귀여운 외모 속에 달리고 싶은 욕망이 가득한 악동과 같았다. 그리고 이번 3세대 미니 쿠퍼S는 거칠지만 정제된 모습, 그리고 때로는 부드러움을 갖춘 매력적인 모습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할 전망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