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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년 넘긴 제네시스 브랜드, '희망' 보일락 말락?

  • 기사입력 2017.03.10 14:56
  • 최종수정 2017.03.10 17:2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 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제대로 안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 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지난 2015년 11월 출범식을 가진 뒤 국내에서는 2016년 1월부터, 고급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8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했으니 지금 승패를 논하는 것은 약간은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현대차 브랜드에서 분리된 제네시스 브랜드를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각에서 어느 정도의 반응도를 짐작해 볼 수가 있다.

현대차가 밝힌 제네시스 브랜드 6개 라인업 중 제네시스 G80과 G90(EQ900)이 투입된 현재, 외형상의 척도인 판매량에서는 한국과 미국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1-2월 판매량이 8,983 대로 전년 동기대비 6.8%가 줄었지만 나름대로 안착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네시스 G80은 7,147 대로 월 평균 3,573 대씩 팔리고 있고, EQ900도 1,836 대로 구 에쿠스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 제네시스와 에쿠스 판매량보다는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이후 판매가 다소 늘었다. 두 차종은 현재도 약 한달 치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미국시장이다. 고급차 브랜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까다로운 미국 소비자들의 기준을 통과해야 만 한다.

포드 머큐리 등 몇몇 고급차 브랜드는 미국 고급차 수요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도태되기도 했다.

지난 8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개시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G80과 G90 2개 차종이 첫 달인 2016년 8월 1,497 대에서 9월 1,211 대, 10월 1,201 대, 11월 1,306 대, 12월 1,733 대로 월 평균 1,390 대가 팔렸다.

2017년 들어서는 1월 1,818 대, 2월 1,582 대 등 3,400 대로 월 평균 1,700 대가 팔려, 약간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차종 당 연간 5천 대 이상은 팔려야 만 어느 정도 미국시장에서의 안착을 기대해 볼 수가 있는데, 이 같은 판매량으로는 올해 연간 1만 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면 명실상부한 일류 자동차메이커로서의 대접을 받게 되지만 만약 실패하면 영원히 삼류 브랜드로 전락하게 된다.

프리미엄 자동차시장은 범용브랜드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위험도가 훨씬 높고 경쟁도 더욱 치열하다.

차량 구매자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포드 머큐리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머큐리의 제품력이 범용브랜드인 포드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뒷받침해 주는데 그쳤을 뿐, 평범한 포드 차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말 그대로 '럭셔리'가 없으면 실패한다. 같은 플랫폼과 같은 파워 트레인에 엠블렘과 이름만 다르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것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G80은 구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G90은 현대차의 에쿠스와, 혹은 그랜저나 아슬란과 얼마나 다른가?

소비자들이 완전히 다른 차라는 점을 확실히 인지하지 못한다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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