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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회복이 먼저다”...FCA 합병제안 끝내 거절

  • 기사입력 2017.03.09 17:50
  • 최종수정 2017.03.10 14:1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마티아스 뮬러 폴크스바겐 CEO.

[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폴크스바겐이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구애를 끝내 거절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폴크스바겐이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회장의 구애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마티아스 뮬러 폴크스바겐 CEO는 제네바모터쇼에서 만난 로이터통신에게 FCA와의 합병에 관심없다는 뜻을 밝혔다.

마티아스 뮬러 CEO는 “디젤게이트 스캔들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이미 충분한 계획을 세웠다”며 “우리는 다른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마르치오네 회장의 합병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전날 마르치오네 FCA 회장은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오펠을 인수하면서 턱밑까지 쫓아오자 위협을 느낀 폴크스바겐 그룹이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곧 접근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오펠을 인수한 푸조.

지난 6일(현지시간) PSA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Opel)을 22억 유로(약 2조7천억 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PSA그룹은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확보, 프랑스 라이벌업체인 르노그룹을 제치고 독일 폴크스바겐(VW)에 이어 유럽 2위 자동차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위협을 느낀 폴크스바겐이 합병을 위해 본인을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마르치오네 회장 발언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폴크스바겐과 FCA의 결합하면 유럽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어 PSA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폴크스바겐은 FCA의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통해 북미 지역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수 있고 FCA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은 FCA와의 합병을 거절했다. 이는 FCA와 합병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의 완전자율주행 무인자동차 컨셉트카 세드릭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로 인해 발생한 벌금과 배상금 등을 미국에서만 수십억 달러를 지급해야한다.

또한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위해 수십억 유로를 투자하고 새로운 전략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직원 수를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과 싸우는 등 현재 폴크스바겐은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가치가 낮고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는 FCA와의 합병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애널리스트들도 “디젤게이트 이전에는 폴크스바겐이 최고의 파트너였지만 지금은 한국브랜드나 중국브랜드가 최적의 파트너”라고 분석했다.

제너럴모터스, 포드, 토요타, 르노-닛산이 제안을 거절한 가운데 폴크스바겐마저 합병을 거절하면서 마르치오네 회장의 합병 옵션은 더욱 작아졌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의 합병옵션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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