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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중.소딜러 설자리가 없다. 효성. 코오롱 등 재벌들, 끝없는 외제차 유통사업 확장

  • 기사입력 2016.10.04 15:56
  • 최종수정 2016.10.04 23:1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얼마 전 GS그룹의 GS엠비즈가 폴크스바겐의 딜러 권을 매각하고 수입차 유통사업에서 한 발 물러섰다.

재벌들의 수입차 유통시장 골목상권 침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지난 2010년 두산그룹과 SK그룹이 수입차 시장에서 철수 한 이래 6년 만이다.

 

재벌 들 외에 중견그룹의 경우도, 고진모터스와 함께 아우디의 양대 축을 이뤄왔던 참존그룹과 페라리. 마세라티를 판매하던 동아원도 모기업 부실로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들이 국내 수입차 유통사업에서 철수한 이유는 사업 부진으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도 있지만 재벌들의 마구잡이식 사업 확대에 대한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탓도 있다.

토요타. 렉서스의 서울 용산. 인천 딜러를 맡고 있는 LS그룹은 수년간의 적자 속에서도 많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유혹을 뿌리치고 토요타만 고집하고 있다.

이들 재벌들과 달리 한 켠에서는 또 다른 재벌그룹들이 문어발식으로 수입차 유통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가장 공격적으로 수입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재벌그룹은 효성그룹이다. 효성은 메르세데스 벤츠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는 더 클래스 효성과 점유율 3%의 광주 신성자동차 등 벤츠만 2개의 딜러를 보유하고 있다.

벤츠 점유율 2위인 더 클래스 효성은 지난해 매출액 7,079억 원에 영업이익 245억 원, 순이익 152억 원을, 광주 벤츠의 신성자동차는 매출액이 1,045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 순이익 4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효성그룹은 또 일본 자동차업체인 토요타 서초딜러와 렉서스의 광주딜러인 더 프리미엄효성도 운영하고 있다.

더 프리미엄효성은 지난해 영업이익 17억 원, 순이익이 13억 원, 토요타 강남 서초딜러인 효성 토요타는 영업이익 11억 원, 순이익 2억3천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효성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판매하는 (주)FMK는 영업이익 77억 원, 순이익 5억 원, 효성그룹 계열 자동차 할부금융사인 효성캐피탈은 영업이익 297억 원, 순이익 272억 원을 기록했다.

효성그룹은 수입차 유통부문에서만 1조원이 넘는 매출액과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재계 순위 25위의 대기업인 효성그룹의 외제차 사업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올 들어서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부산, 울산, 포항, 순천지역 딜러권도 따 내 이달부터 효성 프리미어모터스란 이름으로 운영에 들어가는 등 고급 외제차 유통사업 확대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효성그룹의 외제차 유통사업은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조부사장은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판매 계열사인 더 클래스 효성 지분의 31.58%를 보유하고 있던 디베스트파트너스를 인수, 더 클래스 효성 보유지분을 90% 이상으로 늘렸다.

조부사장은 또 광주벤츠인 신성자동차의 지분 42.86%를 보유하고 있고, 효성토요타 지분 20%도 보유중이다.

또 다른 대기업인 코오롱은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을 통해 BMW와 미니를 판매하고 있고 세계 최고급 명차인 롤스로이스에 이어 아우디와 볼보 딜러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BMW코리아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워 왔던 BMW딜러들의 단일 브랜드화는 BMW의 메인 딜러인 코오롱이 참존으로부터 아우디 딜러권을 인수하면서 산산 조각이 났다.

이웅열회장이 이끄는 코오롱그룹은 아우디. 볼보에 이어 경영위기에 빠진 폴크스바겐의 메인딜러 A사와 B사를 인수하려다 정부의 판매중단 조치로 무산되는 등 끝없는 외제차 유통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 장인우대표가 이끄는 극동유화그룹은 독일 아우디의 고진모터스와 미국 포드.링컨의 선인자동차에 이어 최근에는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까지 진출, 국내 수입차 점유율 8%를 차지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또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은 메르세데스 벤츠와 혼다, 닛산, 인피니티, 재규어. 랜드로버, 포르쉐 등 총 7개 브랜드의 판매 딜러를 맡고 있고, 광주지역 건설업체가 모기업인 위본모터스(대표 기세도)는 아우디에 이어 마세라티, 닛산, 인피니티 등 4개 브랜드를, 운송업체인 천일고속의 천일오토모빌(대표 박치현)은 재규어 랜드로버와 마세라티를, 아주그룹은 재규어. 랜드로버와 볼보 딜러를 각각 맡고 있는 등 중견 수입차 유통업체들도 사활을 걸고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효성그룹 등 대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할인 판매로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경기와 지방의 중소 수입차 딜러들은 이들 대기업에 밀려 합병되거나 사업을 접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장 심각한 수입차 유통구조 붕괴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들의 횡포에서 비롯되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같은 차량을 같은 가격에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유통 구조 확립을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자정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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