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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이 탄탄해지니 비로소 제대로 된 주행성능이…[제네시스DH 시승기]

  • 기사입력 2013.12.20 12:17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현대자동차는 신차를 가장 먼저 평가하는 자동차 기자 시승회의 장소로 전남 영암의 F1 서킷을 선택했다.
 
앞서 지난 11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서킷으로 잘 알려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도 일부 언론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실시했다.
 
신형 제네시스의 런칭광고 역시 뉘르부르크링에서의 다이나믹한 주행장면을 담았다. 
 
현대자동차가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독일차의 탄탄한 주행성능을 따라잡았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인 듯하다.
 
기자 시승행사를 주관한 현대차 국내 마케팅실의 김상대이사는 시승행사장에서 "안전된 주행감, 선회능력, 든든한 승차감에서 경쟁 독일차를 능가한다고 자부한다"며 "단순히 신형 제네시스의 상품성 이상의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전달해 줄 것"이라며 대단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독일차를 능가하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는 자세로 도전한 작품이 바로 신형 제네시스라는 것.
 
기존 제네시스나 에쿠스, 기아 K9등 현대.기아차의 대형세단은 재질의 고급성이나 첨단 편의장치에서는 세계 수준에 근접했지만 주행성능면에서는 여전히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이번에 내놓은 신형 제네시스는 빼어난 외관 디자인이나 획기적인 첨단기술 보다는 차체 구조의 보강과 승차감을 개선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즉, 전측면 부분에 사다리형 강철 프레임을 보강하고 각 엣지에 앵커 및 이중 접합구조를 댔다. 엔진룸과 격벽에도 버팀쇠를 추가했다.
 
이는 독일 BMW가 주로 사용하는 강성 보강 방법으로, 하체를 탄탄하게 잡아주고 고속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중의 하나다.
 
실제로 신형 제네시스는 구형모델에 비해 주행안정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시속 180km의 고속에서도 차체 흔들림이 거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주행성능을 선보였다. 
 
핸들도 상당히 민첩해졌다. 고속주행시 차체가 다소 날리던 불안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정감이 향상됐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같은 V6 람다 3.8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재조합됐다. 제원상의 마력과 토크는 315마력과 40.5kg.m로 기존보다 19마력과 0.2kg.m가 떨어졌다.
 
가속시 느껴지는 파워는 기존보다 다소 향상됐다. 여기에 신형 제네시스는  수동으로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는 패들쉬프트 기능과 고성능 스포츠 세단용 한국 타이어의 벤투스 S1 노블 타이어가 장착, 한층 다이나믹한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빠르게 상승하는 RPM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했다.   
  
연비 역시 9.0Km(4륜 8.5lm)로 종전의 9.3km보다 낮아졌다. 
 
제네시스 3.8 4륜구동모델로 광주공항에서 영암 F1 경기장까지의 고속도로와 일반국도를 경유한 약100km를 달린 실제 연비는 6.8km정도.
 
테스트를 위해 18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반복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략 7km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사용했는데도 파워와 연비가 떨어진 이유는 늘어난 무게 때문이다.
 
앞서 말한대로 신형 제네시스는 프레임 등 차체강성 보강과 편의사양 추가로 공차 무게가 1930kg(4륜 2000kg)으로 기존에 비해 무려 135kg이나 늘었다.
 
건장한 성인 2명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것과 같은 무게게 늘어난 것이다.  
 
사양을 추가하면서도 차체 경량화로 연비를 높여 나가는게 최근 고급세단들의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신형 제네시스의 무게 증가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제네시스 개발팀은 연비보다는 주행성능을 끌어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듯하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적용한 4륜구동 시스템인 HTRAC 덕분에 코너링시 자세제어 능력도 확실히 향상됐다.
 
승차감도 상당히 좋아졌다. 웬만한 굴곡면을 부드럽게 넘어간다. 신형 제네시스는 앞뒤 서스펜션을 기존 멀티링크 코일스프링 방식에서 멀티링크 방식으로 바꿨다.
 
잔잔한 충격과 심한 충격을 동시에 동시에 흡수하던 기존 방식에서 잔잔한 충격을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방식은 상태가 좋은 노면에서는 탁월한 승차감을 발휘하지만 큰 충격에 견디는 힘이 약한 것이 흠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정제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라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는 간단히 말하면 기존에 비해 굴곡을 덜 준 형태다. 때문에 기존 제네시스보다는 선이 복잡하지만 대표적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모델인 YF쏘나타 보다는 단순해졌다.
 
큰 마스크의 라디에이터그릴과 다소 환상적인 테일램프로 대표되는 외관디자인은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완만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이 아니었다면 한층 클래식해졌을 법한 디자인이다. 좀 더 정제된 느낌을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측면은 윈도우 라인을 크롬으로 감싸 고급성을 살렸다. 
 
전체적으로 외관 디자인은 하부를 넓게, 그리고 쿠페형 세단으로 설계, 안정감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스포츠 쿠페를 지향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시원시원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이 수평적으로 배치돼 안정감이 돋보인다.
 
스위치류가 나란히 배열돼 사용이 편리하지만 간격이 너무 넓다는 느낌이다.
 
프라임 나파 가죽시트와 천정 마감재, 페시아 판넬은 독일의 고급세단 못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위치한 아날로그 시계와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기어 인디케이트에 적용된 독특한 무늬의 우드그레인도 고급성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뒷좌석은 냉난방 통풍시트와 시트를 자유럽게 조절할 수 있는 전동기능, 그리고 대형 화면과 큼지막한 센터 암레스트를 갖춰 오너를 위한 자리로 손색이 없도록 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시트 포지셔닝이 승차감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흠으로 지적된다.   
 
신형 제네시스에는 웬만한 고급 수입차에 적용되는 첨단 사양들이 모두 적용됐다. 전면에 설치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주행 중 설정한 거리만큼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스스로 가감속하고 정지와 재출발까지도 자동으로 이뤄지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과 헤드업디스플레이, 급제동 상황을 판단해 긴급상황 시 차량을 제동시켜주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연계해 차량이 코너를 돌 때 구동력이 필요 없는 바퀴에 제동력을 줘 반대편 휠의 구동력을 높여주는 선회 제동 시스템(ATCC)는 물론, 주차 시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처럼 360도 차량 주변을 비춰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 평행주차를 더해 직각주차와 탈출을 도와주는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ASPAS)까지 모두 적용됐다.
 
특히, 스마트 키를 소지하고 트렁크 주변에 3초간 있으면 트렁크가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시스템과 승하차시 도어가 완전히 닫히지 않더라도 스스로 닫아주는 고스트 도어 클로징,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후진 출차 시 좌우 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을 감지 후 경보하고 주행 중 사각지대 차량을 인지해 경보해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BSD),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트렁크 주변 1m내에 3초간 머물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개방되는 스마트 트렁크 기능도 적용됐다. 
 
신형 제네시스는 고급 세단이 갖춰야 할 튼튼한 기본기와 고급성, 첨단 편의사양등은 두루 갖췄지만 차체 경량화와 그에 따른 연료효율성을 양립시키지는 못해 다소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세계 정상급의 고급차로 나아가는 길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점에서 신형 제네시스는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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