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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호주 정부와 ‘밀당’…지원 늘리면 생산 계속? 한국지엠 수출 확대 물거품되나

  • 기사입력 2013.12.10 14:39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호주에서의 생산 계속 여부를 놓고 호주 정부와 '밀당'에 나섰다. 정부 지원금을 늘려주면 생산시설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로 인해 줄어든 수출 물량을 호주지역 수출로 만회해 보려던 한국지엠의 기대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GM 호주사업 부문인 홀덴사의 마이크 데브러CEO는 10일, 오는  2016년 이후 호주에서의 자동차 생산 여부는 아직 결정도지 않았다면서 장기적으로 생존을 위해서는 호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국영 호주방송위원회(ABC) 등이 보도한 2016년 호주에서의 현지 생산 종료 및 홀덴브랜드 폐지 계획에서 후퇴, 존속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홀덴사의 데브러CEO는 이날, 호주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한 토론회에서 "자동차업체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장기적인 시민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며 홀덴은 호주 2위 자동차업체로서 앞으로도 호주에서 생산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향을 표시했다.
 
데브러CEO는 그러나 다른 아시아 공장에 비해 호주에서의 생산은 대당 3750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되고 있어, 호주에서 조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비용 절감 여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세계 금융 위기 당시 미국이 자동차업계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라며 이를 통해 업계의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고 강조했다.
 
데브러CEO는 호주정부의 구체적인 희망 지원액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홀덴 대변인은 연간 1억5000만 달러의 지원이 있다면 회사는 조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M의 이같은 철수 입장 유보는 고용문제에 봉착해 있는 호주정부를 압박, 지원금을 최대한 받아내겠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홀덴사는 현재 총 4천여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어 만약 생산을 중단할 경우, 호주 정부는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GM은 한국에서도 경차 다마스.라보의 생산 계속 여부를 두고 정부 지원 또는 규제의 대폭적인 완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정부와 '밀당'을 계속하고 있다.
 
호주 자동차업계는 원가 상승과 호주달러 상승, 낮은 수입비용 및 수출 부진 등으로 자동차업체들이 수 년째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미국 포드자동차가 2016년 10월부터 호주의 2개 공장을 폐쇄키로 하는 등 호주에 진출해 있는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한편, GM이 호주에서 철수할 경우, 크루즈 등 호주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델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호주로 수출하는 물량을 늘려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에 기대를 걸고 있던 한국지엠은 홀덴의 이날 발표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GM은 현재 호주에서 10만대 가량을 생산, 판매중이며 한국지엠은 호주로 캡티바, 에피카 등 약 3만대를 공급하고 있어 만약, GM이 호주에서 철수하게 되면 공장 가동률 유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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