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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 소리없이 강한 ‘엔저효과’…日 병행수입 급증

  • 기사입력 2013.06.26 16:30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올해 일본에서 수입된 자동차가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가 추진해 온 엔저정책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국내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를 중심으로 유럽차 비중이 75%에 달한다. 수입선의 경우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양분된다. 그러나 실제 수입통관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이 전체 수입차 물량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FTA가 발효된 미국과 비등한 수준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입통관을 거친 자동차는 총 2830대를 기록했다. 올해 5월까지 누적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에서 수입된 차량은 지난해(6409대)보다 94.4%나 급증한 1만2458대이다. 같은기간 미국에서 수입된 1만2735대와 불과 270여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자동차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은 병행수입 물량 때문이다.
  
토요타·혼다·닛산 등 국내 공식법인을 출범한 일본 브랜드의 경우 한·미 FTA 발효를 기점으로 주력 모델의 수입선을 일제히 미국으로 바꿨다. 현재 캠리와 시에나, 어코드, 알티마 등 대부분 인기 모델이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일부 럭셔리 브랜드만이 생산지를 일본으로 유지할 뿐, 점차 미국산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중고차를 포함한 병행수입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강력한 엔저정책의 영향으로 국내 수입가격이 대폭 떨어졌다.
 
일본에서의 자동차 병행수입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높은 환율에서도 꾸준히 발생해왔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내 신차 및 중고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연스레 수출 물량이 감소했다. 올해부터 일본 자동차 시장이 안정화되고 환율마저 떨어짐에 따라 병행수입 물량이 다시금 늘어난 것이다.
 
병행수입으로 들여오는 제품은 다이하츠와 스즈키 등 일본 브랜드부터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까지 다양하다. 또한 신차 만큼이나 중고차에 대한 수요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병행수입사 관계자들은 “수입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병행수입 차량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일본은 거리상 미국과 유럽에 비해 수입이 용이하고 개성 강한 젊은 고객층이 찾는 희소 모델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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