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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고성능' 색다른 중형터보의 맛을 느껴라[SM5 TCE시승기 ]

  • 기사입력 2013.05.27 07:58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내 자동차 5사 가운데 가장 빈약한 라인업을 갖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1600㏄ 터보 엔진을 장착한 SM5 TCE 모델을 내놨다.
 
이번 SM5 TCE 모델 출시는 항상 경쟁업체들의 뒤만 쫓던 르노삼성차가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영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의미가 있다.
 
또, 중형차= 2.0가솔린엔진이라는 국내 중형차시장의 공식이 깨질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SM5 TCE가 1600cc급 시장에 독점적으로 진출함으로써 SM5가 중형차시장의 간판 차종으로 재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터보엔진은 자연흡기 방식 엔진보다 출력이 훨씬 높아 그만큼 파워가 강하다. 이유는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은 공기를 스스로 빨아 들이지만 터보엔진은 터보차저가 공기를 압축해서 한꺼번에 넣어주기 때문이다. 
 
터보엔진의 장점은 작은엔진으로 큰 힘을 낼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세계 자동차업계의 트랜드인 다운사이징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배기량을 줄이는 대신 터보를 달아 파워와 연비를 높이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쏘나타와 K5에 2.0 터보엔진을 달아 판매를 하고 있지만 쏘나타는 전체 판매량의 3%, K5는 약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터보모델은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파워와 연비, 가격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기존보다 앞서야 하지만 쏘나타와 K5터보모델은 배기량과 가격을 낮추지 못해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이같은 점을 고려, 중형차 차체에 1600cc 터보엔진과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장착했다.
 
그 결과 파워와 토크는 2500cc급 자연흡기식 엔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2.0가솔린모델보다 높은 연비와 가격대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르노닛산은 이같은 파워트레인 조합을 향후 SUV 등 다양한 차종에 적용, 글로벌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M5 TCE에는 1.6 GDI 터보차저 엔진과 독일 게트락(GETRAG)사의 6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 장착됐다.
 
1.6 GDI 터보차저 엔진은 닛산자동차가 만든 엔진으로 이른바 T-GDI(Turbo Gasolone Direct Injection Engine)의 대표적인 엔진이다.
 
르노닛산은 수 년전부터 엔진 다운사이징을 위해 독일 다임러 벤츠와 공동으로 T-GDi엔진 개발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1300cc와 1600cc급 T-GDi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1600cc급 T-GDi엔진이 이번에 SM5에 최초로 적용된 것이다. 
 
르노삼성은 고성능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게트락(GETRAG)사의 6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선택했다. 
 
게트락사는 ZF사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변속기 전문회사로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이탈리아 수퍼카 페라리 등에 공급을 하고 있다. 
 
닛산차는 산하에 쟈트코라는 변속기 전문업체를 갖고 있지만 이 업체는 CVT(무단변속기)를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불행히도 터보엔진과 조합될 수 있는 변속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이 변속기는 일본산 6단 미션에 비해 가격이 적어도 20% 가량 비싸기 때문에 르노삼성차로서는 코스트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 SM5 TCE 모델을 내놓은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위축돼 있는 회사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M5 TCE의 공식 제원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5kg.m, 복합연비가 13.0km이다. 2.0 가솔린엔진이 장착된 뉴 SM5 플래티넘의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19.8kg.m, 공인연비 12.6km와 비교하면 출력과 연비가 각각 34%, 3%가 높다. 
 
쏘나타 2.0터보의 271마력, 최대토크 37.2kg.m, 연비 10.3km에 비해서는 출력과 토크가 크게 낮지만 연비는 약 3km 가량이 높다. 
 
가격대에서도 2710만원으로 쏘나타와 K5등 2.0 가솔린 중형세단 주력모델보다 50-60만원이 비싼 수준으로 터보 모델치고는 비교적 저렴하다. 
 
즉, 기존과 비슷한 가격대로 파워와 연비가 좋은 터보차량을 탈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중형차시장의 점유율을 상당부분 뺏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등 경쟁업체들이 SM5 TCE의 반응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흡기식 엔진 대신 터보엔진을 달았을 때의 문제는 기존 차체가 강력해진 파워를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느냐는 것과 엔진의 수명을 자연흡기식 만큼 오래 유지할 수 있는냐는 문제다.
 
르노삼성차측은 SM5의 경우, 지금까지 2500cc급 엔진도 거뜬히 소화해 낸 만큼 1600cc급 터보엔진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SM5 TCE의 실제 성능은 어떨까? 외관은 기존에 비해 크게 바뀐 건 없다. 
 
17인치 블랙 투톤 알루미늄 휠과 듀얼 머플러, 측면과 뒷면에 빨강색의 전용 엠블럼을 적용, 차별화시킨게 전부다. 
 
실내도 전용 가죽시트에 ‘블랜 앤 화이트(Black & White) 컨셉으로 약간 바꾸긴 했지만 센터페시아와 도어 손잡이, 변속기 플레이트 등 일부에 적용된 상아색 컬러가 블랙계통의 기본 컬러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사양은 기존 LE급과 비슷하며 크루즈 컨트롤기능이 기본으로 추가됐다. 하지만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파노라마 썬루프, BOSE 사운드 시스템, 하이패스, 전자식 룸 미러 등 대부분의 첨단 사양들은 옵션으로 빠져 있어 다소 아쉽다. 
  
시승코스는 SM5 TCE의 고성능을 잘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왕복 200km 구간을 설정했다.
 
SM5 TCE는 처음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터보엔진은 엔진사운드가 웅웅거리면서 운전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차는 엔진음이 자연흡기식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 SM5 2.0엔진음보다 약간 무게감이 느껴질 뿐이다.
 
1400cc급 트랙스도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비해 이 엔진은 터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튜닝으로 엔진소음을 완벽하게 틀어 막은게 아니라 기존 엔진음을 터보답게 튜닝을 하지 않았다. 어르릉거리는 기존 터보모델들과는 색다른 맛이다.   
  
가속성능에서도 쏘나타 터보처럼 강력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반응속도는 기존 2.0모델에 비해 훨씬 빠르다. 속도가 언제 올라갔는지 놀랠 정도다. 가속페달을 약간만 밟아도 순식간에 시속 180km까지 올라간다.
 
DCT 역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변속감이 무단변속기로 착각할 만큼 너무 부드럽다. DCT는 수동을 기반으로 2개의 클러치로 물려 있기 때문에 변속 충격이 다소 느껴지는게 일반적이지만 게트락의 DCT는 변속이 매우 부드럽고 빠르다.
 
고속에서도 별다른 차체 흔들림이 없을 정도로 주행안정성은 좋은 편이다. 차체가 고성능을 지지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느낌이다.
 
스티어링은 다소 무겁게 세팅돼 있지만 민첩성이 약간 떨어진다. 서스펜션은 기존 SM5보다 딱딱하게 세팅했지만 미세한 차이만 느낄 수 있다.
 
SM5 TCE의 실제 주행연비는 15km를 웃돈다. 고속도로 주행인 점을 감안하면 복합연비 13km에 매우 근접하는 연비수준이다.
 
전체적으로 SM5 TCE는 조용하면서도 고성능을 발휘하는 색다른 터보모델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탁월한 연비수준과 경쟁력 있는 가격까지 갖춰 중형차시장의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차는 전체 SM5 판매량의 20% 가량을 판매한다는 계획이지만 초기 반응 여부에 따라서는 이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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