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한국지엠이 새로운 소형 SUV 트랙스를 20일 발표했다. 이 차는 오는 25일부터 본격적인 국내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트랙스는 소형 SUV지만 기존의 가장 작은 국산 소형 SUV인 현대차 투싼iX나 기아 스포티, 쌍용 코란도C, 그리고 수입 SUV 중 가장 작은 아우디 Q3보다 더 작은 SUV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일반적으로 국산차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면 나머지 3사가 따라가는 형국이었지만 이번에는 GM(제너럴모터스)이 선공을 했다는 점에서 현대.기아차의 대응도 주목거리다.
트랙스는 굳이 분류하자면 '미니 SUV' 세그먼트로 내년 말에 나올 쌍용차 X100(개발코드명)과 비슷한 사이즈다.
때문에 내년부터는 미니 SUV가 기존 투싼이나 스포티지, 코란도C 등 2.0 SUV가 장악하고 있던 소형 SUV시장을 대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지엠이 이번에 내놓은 트랙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는 모델로, GM의 이른바 ‘G-SUV’ 중의 하나다.
G(Gamma)-SUV는 쉐보레의 소형세단 아베오가 사용하고 있는 감마(Gamma)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한 GM의 글로벌 소형 SUV 삼총사 쉐보레 트랙스, 오펠 모카, 뷰익 앙코르를 지칭한다.
이들 3개 SUV는 같은 플랫폼(뼈대)과 파워트레인(엔진, 변속기)을 사용하지만 겉모양과 브랜드가 달라 모두 비슷한 시장에서 다른 차종으로 팔리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와 오펠 모카, 뷰익 앙코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지엠 부평1공장에서 생산을 개시, 유럽과 북미지역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용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오펠 모카는 당초 벨기에 앤트워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이 공장이 폐쇄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 무려 1만1천여대가 유럽으로 공급됐다.
또, 지난해 10월부터는 같은 라인에서 GM의 고급차 브랜드인 뷰익 앙코르라는 이름으로 생산,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되고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는 쉐보레 트랙스라는 이름으로 생산을 개시, 캐나다와 유럽으로 수출을 개시했다.
트랙스는 처음 접해보면 깜찍하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우람한 체격이나 직선적인 성격이 깅한 기존 SUV들에 비해 크기도 작고 부드러운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SUV인 투싼이나 싼타페와 나란히 세워 놓게 되면 트랙스는 어른과 아이 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제원을 보면 길이는 4245mm로 4410mm의 투싼이나 4385mm의 Q3보다 165mm와 140mm가 짧다. 넓이도 1670mm로 투싼보다 150mm, Q3보다 161mm가 좁다. 휠베이스도 2555mm로 85mm, 48mm가 짧다.
다만, 높이는 1775mm로 160mm 가량이 높다.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소 껑충해 보이는 스타일이다.
쉐보레의 중형 SUV 캡티바처럼 큰 마스크(2단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램프)와 높고 평평한 후드가 쉐보레 SUV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4등식 할로겐 램프와 상하로 구분된 라디에이터그릴, 대형 안개등이 시원시원한 느낌이다.
측면은 보다 스포티한 면이 강조됐다. 휠하우징 라인이 벨트라인 아래까지 높아지면서 한층 강인하고 스포티해 보인다.
뒷면은 상당히 세련되고 안정된 모습이다. 뭔가 무족한 면을 크롬바로 감추는 대신 보디 일체형으로 처리한 점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이다.
휠 하우징 라인을 타고 안정감있게 배치된 리어 콤비램프와 아래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블랙톤의 범퍼가 세련미와 안정감을 더했다.
너무 과하지 않은 측면 캐릭터라인과 적당한 볼륨감도 균형미를 잘 살렸다.
트렁크공간은 아무래도 넓이 때문에 한계가 있다. 골프채 등 긴 물건을 싣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2열시트를 접어서 사용한다는 그다지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는 작은 차체 때문에 실내 공간이 비좁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막상 타보니 운전석, 동반자석, 뒷좌석 어느 곳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뒷좌석의 레그룸(다리 공간)도 충분할 정도로 여유가 있다.
인스트루먼트 판넬이나 천정 마감재, 그리고 일부 플라스틱 재질들은 아베오나 크루즈 등과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대에 비해서는 수준이 낮아 보인다.
BOSE제 사운드와 스티치(바느질)가 들어간 가죽 시트 최고급 모델인 LTZ에만 적용되며 하위 트림에는 일반 오디오와 직물 시트가 적용된다.
센터페시아는 심플하면서 일목요연하게 배치됐다. 공조시스템과 오디오 스위치, 내비게이션, 그리고 상단에는 스마트폰 박스가 위치, 간단하게 기기 조작을 할 수가 있다.
특히, 센터페시아 상단의 소형 수납함, USB와 AUX단자가 장착된 보조석의 듀얼 글로브 박스, 센터 스택(Center stack) 양 옆의 수납공간, 1.5리터 페트병을 넣을 수 있는 도어 수납 공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4개의 컵홀더와 2열 시트 암레스트의 컵홀더 등 실내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다.
센터 클러스터도 색다른 느낌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살린 미터 클러스터는 차량 속도를 디지털 게이지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트랙스에도 쉐보레 마이링크(MyLink)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이는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것으로, 전화통화, 음악감상, 브링고(BringGo) 내비게이션, 인터넷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스티처(Stitcher), 튠인(TuneIn) 등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