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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호샤 사장, ‘생산물량’ 카드로 노조 길들이나?

  • 기사입력 2012.11.07 22:27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에서 쉐보레 크루즈의 후속 모델인 J400(프로젝트명)을 생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측이 ‘생산물량’을 무기로 노조를 압박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사장은 최근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대우자동차 시절 누비라(J100)부터 라세티(J200)와 쉐보레 크루즈(J300·舊 라세티 프리미어)로 이어진 군산공장 대표 차량의 명맥이 끊어진 것이다.
 
문제는 한국지엠이 후속 모델 생산 제외에 따른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연 14만대가 생산되는 해당 제품군은 군산공장 전체 생산량(연 26만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에서 J400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차세대 모델 투입 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렇치 않을 경우 차후 물량 감소에 따른 군산공장의 감산 및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물론, 제 2 주주인 산업은행과 군산시에게도 세부적인 이유와 구체적인 대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 인천 부평 본사를 방문했으나, 호세 사장으로부터 별 다른 설명을 듣지 못하고 군산으로 되돌아갔다. 산업은행 역시 언론 보도를 이후 소식을 전해듣고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더욱이 “글로벌 GM의 생산 효율 최적화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한국지엠의 공식 입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군산공장은 생산코스트와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 GM의 글로벌 생산기지 중 수위를 다투는 곳이다.
 
올 초 GM 산하 오펠(Opel)의 회생과 관련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크루즈 및 올란도의 물량이전설이 불거졌다. 당시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의 생산코스트 및 품질 경쟁력을 거론하며 낭설로 일축했다. 이후 GM이 유럽 사업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독일 보훔공장(오펠) 및 리버풀 엘즈미어 포트공장(복스홀) 폐쇄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한국지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정황을 두고 ‘호샤 사장이 노조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호샤 사장은 지난 3월 한국지엠 사장 부임 첫 날부터 노조의 집회를 직접 경험했다. 그는 이를 두고 “내부 문제에 대한 메세지”라며 앞으로 반드시 해결할 문제라고 정의했다.
 
또한 올해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진행된 26차 교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장에 물량을 배분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가 생산하는 차종은 해외 다른 기지에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노조 측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그 간 호샤 사장의 행보와 군산공장의 경쟁력, 대안없는 경영계획 등을 따져봤을 때 이번 J400 생산 제외 결정은 ‘노조 길들이기’란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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