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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대노, 세계 5위 회사가 어떻게 이런 일이?

  • 기사입력 2012.11.05 22:41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북미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량의 연비를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1980년대 부르몽 악몽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자신들의 테스트 결과와 현대.기아차가 광고를 하고 있는 연비와 차이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해 오자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한 107만2000대의 차량에 대해 과장 연비를 인정, 연비 시정조치 및 손해 배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일단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13개 차종에 대한 연비를 하향 조정하고 이미 판매된 차량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15000마일 주행거리 기준으로 대당 88달러를 보상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단순 계산으론 1억달러(약1천100억원) 정도지만 미국환경보호국(EPA)이 아직 조사를 진행중인데다 시민단체들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 그리고 차량 구입 이후 향후 발생할 연비과장으로 인한 손해액 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향후 현대.기아차의 신뢰도 추락으로 인한 2차 피해까지 감안하면 전체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연비 과장문제가 한국과의 연비 측정방법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연비 측정방법은1970년대 LA의 교통환경을 모델로 만든 LA4 모드로, 이 방법은 실제 주행이 아니라 미국 LA 시가지 공인 표준연비로 자동차가 400m마다 한 번씩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진출 이후 지금까지 같은 방법으로 공인연비를 측정해 왔으며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최근 컨슈머워치독이라는 미국 시민단체가 엘란트라(아반떼)의 연비를 문제삼아 소송을 제기하고 EPA에도 불만을 표시하자 결국 EPA측이 문제를 삼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 판매하는 세계 5위 자동차그룹이 지금까지 미국의 연비 측정방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떤 이유로도 납득이 어렵다.
 
이 때문에 정몽구현대.기아차회장은 5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참석한 임원들에게 "교육을 잘 시키란 말이야"를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심하게 질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연비 과장 문제가 터지자 지난 10월 초 이번 문제의 책임을 물어 연구개발본부 담당 사장과 부사장급 임원 등 3명에 대해 인사  조치하고 양웅철부회장과 신임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을 중심으로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연비 과장 문제는 미국정부가 자국의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한 경쟁업체 견제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연비 측정 방법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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