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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시승기]주행성능·고급성 만족···옵션 구성은 아쉬워

  • 기사입력 2012.09.20 00:10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기아자동차의 신형 준중형차 K3가 오랜 기다림끝에 마침내 9월17일 출시됐다.
 
기아 K3는 K5에 이은 기아차의 주력모델의 하나로, 지난 5월 출시된 최고급 모델 K9의 반응이 신통찮은 만큼 기아차가 신형 K3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내년부터 내수시장 6만대 등 글로벌시장에서 연간 50만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K3는 이같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다소 역부족인 면이 있다.
 
우선, K3는 적당한 출시 일정을 놓쳤다. 기아차는 당초 K3를 지난 3월 내수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차와의 신차 출시 일정 조율과 제품력 보강을 위해 7월로 늦췄다가 다시 9월로 재차 연기했다.
 
이 때문에 K3는 올초 잔뜩 기대했던 대기 구매자들이 하반기 들어서면서 상당 부분 돌아섰다. 실제로 한 달여간 사전 계약 결과 6천대 가량의 실적을 올렸으나 계약금 없이 계약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계약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시장에서도 지난해 말 출시된 혼다 신형 시빅과 올해 출시된 토요타 코롤라를 추격할 수 있었으나 출시가 대폭 늦어지면서 분위기를 타지 못한 감이 있다.
 
크게 높게 책정된 시판가격 역시 K3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K3는 몇가지 안전장치 등을 기본으로 포함시키면서 기존 포르테 보다 최대 52만원이 올랐고 풀옵션을 적용할 경우 2250만원에 달한다.
 
전통적으로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면서 기아차는 동급의 현대차에 비해 30-50만원 가량 낮게 가격포지셔닝을 해 왔으나 이번에는 주력인 럭셔리모델의 평균 시판가격이 1천850만원(내비게이션 등 포함)으로  아반떼에 비해 13만원이 비싸졌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K3는 초반 2-3개월은 5천대를 넘어 설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3500대 내외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3의 제품력은 어떨까?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공개된 K3는 한마디로 기대 이상의 제품력을 지니고 있었다.
 
K3는 아반떼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차체 크기가 아반떼보다 40mm가 길고 10mm가 높다. 이는 4600mm의 쉐보레 크루즈나 4620mm의 SM3에 비해서는 다소 작은 사이즈다.
 
하지만 기존 포르테에 비해서는 길이가 30mm, 휠베이스가 50mm 가량 길어진 반면, 높이는 25mm가 낮아지면서 외관이 한층 무게감 있고 스포티해졌으며 실내공간은 훨씬 넓어졌다.
 
기아차 전통의 호랑이 코 그릴 패밀리룩에 뒷면은 입체감과 세련미가 뛰어난 LED 헤드램프가 적용, 한층 무게감있고 세련된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특히, 전면 와이퍼 형상을 굽혀 동작면적을 넓혔으며 여기에 후드를 아랫쪽으로 내리면서 전면 클래스는 커보이는 반면 후드는 작아보이도록 설계, 한층 스포티하게 보이도록 했다.
 
즉, K3는 한층 젊고 날렵한 스타일에 무려 186개에 달하는 LED가 차량 앞과 뒤를 화려하게 치장, 럭셔리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을 갖췄다.
 
K3는 다른 차량에서 못보던 언더코팅도 적용됐다. 하체 부식방지 위해 차량 밑 양 측면과 측면 바깥 하단에 언더 코팅을 적용, 부식에 대비했다. 차량 밑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해 차체 하부에 언더커버도 적용했다.
 
차량 코팅에 인색한 현대.기아차로서는 이번 조치가 매우 파격적이다.  
 
실내는 앞서 말한대로 상당히 넓다. 운전석과 동반자석은 물론 뒷좌석에도 어른 세명이 타도 비좁지 않을 만큼의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인스트루먼트 판넬이나 도어 트림 대부분의 마감재는 푹신한 발포성 재질을 사용하는 등 전체적으로 고급스런 마감재가 사용됐고 트렁크 공간도 골프백 4개는 거뜬할 정도로 넓게 설계됐다. 
 
특히, 센터페시아, 인스트루먼트 판넬, 스티어링 그립부문에는 같은 고급재질을 사용, 통일성, 고급성을 추구했으며 운전석 앞쪽 대시보드에는 스티치를 넣은 고급 재질을, 센터 페시아 일부에는 고급스럽고 독특한 문양의 재질을 사용, 고급감에 신선한 느낌을 더했다. 
 
시트는 몸을 적당히 잡아주면서 편안하게 받쳐주고 특히, 운전석은 메모리 시트가 적용, 운전이 매우 편리하다. 
 
냉장기능이 포함된 글로브 박스 적용과 컵홀더와 도어 손잡이에 크롬도금을 칠한 점, 가속. 브레이크 페달 재질을 알루미늄 재질로 사용한 점, 업그레이드된 기어노브 앞 물품보관함은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클러스터에 총 주행거리와 평균연비, 주행 가능거리 등의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점도 새로운 시도다.
 
하지만 동반석 시트의 수동조절 방식 적용과 핸드 브레이크 사용, 그리고 도어트림이 너무 얇아 불안해 보이는 점,  센터 암레스트속 물품보관함 등 잘 보이자 않는 부분에 싼 재질을 사용한 점은 다소 미흡하다. 
 
K3에 적용된 사양은 수동운전이 가능한 패들쉬프트와 경제운전을 위한 에코 모드, 자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 핸들을 아래위, 운전자와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틸트 앤드 텔레스코픽 기능, 주차보조시스템, 유보 내비게이션, 동급 최초 운전석 메모리시트, 스마트키 웰컴 기능 등이 적용되지만 패들쉬프트, 유보 내비게이션등은 상위트림에만 옵션적용이 가능하다.
 
유보 내비게이션은 백미러에 적용된 스위치를 눌러 기아 콜센터와 전화 연결, 목적지를 말하면 입력을 해 주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걸리는 시간이 30초 이상으로 길고 가격 또한 140만원에 달해 실제 사용고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3에는 아반떼와 같은 최고출력 140마력급1.6GDI 엔진이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 공인 연비가 리터당16.7km이다.
 
이는 16.5km의 아반떼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르노삼성 뉴 SM3의 17.5km보다는 다소 낮다.

파워트레인은 달라진게 없어 다소 아쉽다. 쿠페와 터보 등 파생모델들도 내년 상반기 출시로 예정돼 있어 당분간은 특별한 모델을 보기가 어려울 듯 하다.
 
성능은 어떨까? 영동고속도로에서 처음 대면한 K3는 핸들 감이 전통의 기아차들과 달리 다소 묵직하다.
 
물론, 취향에 따라 컴포트와 스탠다드, 스포츠모드로 선택할 수 있능이 갖춰져 있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밟았다. 처음엔 잘 치고 나가는 듯 하다 100km 이상의 속도에는 다소 멈칫거린다. 
 
6단 변속기를 장착했는데 마치 CVT를 장착한 느낌이다. 120km를 넘어서 속도를 높이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느낌이다.
 
3500rpm에서 120km가 나놀 정도로 기어 단수를 다소 느슨하게 맞췄다. 5단까지는 가속력이 살아있지만 6단에서는 순항기능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160km 이상 고속에서는 순항능력이 좋은 편이지만 민감하게 세팅한 핸들감 때문인지 약간의 핸들조작에도 차체가 흔들려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120km 이하라면 코너링과 차체 제어능력이 좋은 편이다.
 
서스펜션은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토션빔으로 현대 아반떼와 같다. 토션빔 특유의 튀는 느낌이 나지만 웬만한 충격도 모두 흡수한다. 
 
고속도로에서의 실제 주향연비는 리터당 12km를 오르내린다. 고속주행 등을 감안하면 실 주행연비가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K3는 같은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대의 성능과 승차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인다.
 
특히,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양과 디자인부문에서 많은 차별화를 추구했다.
 
K3는 아반떼에 비해 특출하게 튀는 부분은 없지만 준중형급에 걸맞게 중저속에서 최고의 주행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졌다. 
 
높은 속도를 즐기지 않고 일상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선택에 후회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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