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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 BMW·벤츠 잡는다더니 ···제네시스·에쿠스만 타격

  • 기사입력 2012.06.05 17:54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기아자동차는 지난 달 대형 세단 K9을 출시하면서 주요 경쟁상대로 BMW 7·5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E클래스를 지목했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김창식전무는 강원도 양양에서 가진 K9 시승행사에서 K9이 성능면에서는 BMW 7시리즈와 동등하다고 본다며 수입 고급세단과의 경쟁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 마케팅실 서춘관 상무는 K9이 현대차의 제네시스·에쿠스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제네시스·에쿠스와의 경쟁관계를 피할 수는 없겠지만 주 공략대상은 BMW 7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라며 K9의 개발목표는 명백하게 이들 수입차에 있다고 밝혔다. 
 
서 상무는 특히 실제 경쟁에서는 BMW의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의 월 수요 1천여대 중 절반 가량을 뺏어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9은 과연 현대 제네시스, 에쿠스가 아닌 BMW 7·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S·E클래스와 경쟁을 벌였을까?
 
K9 출시 첫 달 국산 및 수입 고급 대형세단의 판매량을 분석해 본 결과, 제네시스와 에쿠스는 전월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 BMW 7·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의 판매량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9은 지난 5월에 1천500대가 출고됐으며 현재 출고 대기물량이 4천여대를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격 및 제품력 등에서 K9과 직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 제네시스는 5월 판매량이 1천295대로 전월의 1천611대보다 316대가 줄었고 윗 그레이드인 에쿠스 역시 960대로 전월의 991대보다 31대가 감소했다.
 
에쿠스는 특히 지난 5월 장기 재고차량에 대해 6~700만원 가량의 파격할인에도 불구, 판매가 감소해 제네시스와 함께 다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쌍용차의 체어맨 H는 249대로 전월대비 14대가 증가했으며 체어맨W는 184대로 22대가 줄었다.
 
즉, 국산 고급세단의 경우, K9 출시로 제네시스와 에쿠스, 체어맨W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아차가 주요 경쟁상대로 지목한 BMW 7시리즈는 5월 판매량이 258대로 전월에 비해 11대가, 5시리즈는 1천403대로 무려 257대가 증가했다.
 
또,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는 921대로 113대가 증가했고 아우디 A6도 599대로 전월에 비해 85대가 증가하는 등 K9 출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판매가 줄어든 고급 수입 차종은 벤츠 S클래스와 아우디 A8으로, 각각 21대와 10대가 줄었으나 이는 출고상의 문제로, K9 출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는 K9과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주요 구입층이 K9보다 훨씬 젊고 7시리즈는 구입 가격대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K9 출시로 인해 BMW나 벤츠의 판매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K9과 현대 제네시스 및 에쿠스와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K9의 시판가격대를 양 차종의 중간대에 위치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데다 사양면에서도 비슷해 제네시스·에쿠스와의 차별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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