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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컴팩트 프리미엄 디젤 B클래스, '벤츠는 벤츠다’

  • 기사입력 2012.04.13 15:38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은 바로 ‘디젤 소형차’다. 여전히 E클래스∙5시리즈∙A6 등 중형 럭셔리 세단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디젤 소형차로 무게추가 급격히 기우는 것도 사실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과 BMW(MINI 포함) 등 독일차는 물론, 미국차 업체들도 디젤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반해 그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해당 시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핵심인 E클래스를 비롯해 S와 C 클래스 등에서 만족스러운 판매를 기록했지만,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도하던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4월 신형 B클래스가 전격 국내 출시했다. 겉과 속이 모두 바뀐 새로운 차량의 등장에 중형 럭셔리 세단에 이어 또 하나의 삼파전을 기대하며 신형 B클래스를 만나봤다.
 
◆ 합리적인 프리미엄 품격
 
신형 B클래스는 둔해 보이던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낮아진 차량 높이로 스포티하고 스타일리시한 모습으로 변모했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내부이다. 1세대 모델이 가격에 맞춘 듯한 느낌이었다면, 이번 신형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품격이 묻어난다.
 
내부 인테리어는 블랙 바탕의 모던함이 강조됐다. 크롬 무늬 플라스틱이 아닌 실제 크롬 재질을 사용됐으며, 수작업한 가죽 등 고급스런 마감재가 빈틈없는 구성으로 프리미엄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헤드룸과 레그룸의 공간도 넉넉해 동급 C세그먼트 중 단연 돋보이는 공간활용성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 풋 브레이크를 대신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장착됐으며, 콜럼 시프트 기어로 앞좌석 좌우 공간을 확보했다.
 
◆ 가솔린 감성의 디젤차
  
본격적인 주행에 들어갔다. 신형 B-Class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컴팩트 세그먼트 최초로 신형 1.8리터 직렬 4기통 CDI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됐다.
 
신형 엔진은 시속 160km이상의 고속주행이나 가파른 경사의 고갯길에도 부담 없은 가속력을 뒷받침해준다. 이와 함께 장착된 변속기는 여타 듀얼클러치와 달리 부드러움이 더해져, 계기판을 통해 보여지는 RPM의 변화와 달리 변속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경쟁 독일차에 비해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넉넉한 가속력을 바탕으로 전 속도 구간에서 부드러우면서도 민첩한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핸들링 역시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한 조향감으로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편안함이 강조됐다. 특히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 로드노이즈 등을 상당히 억제해 정숙성에서는 동급 디젤 수입차 중 압도적이다.
 
주행성능과 감성, 정숙성은 디젤보다 가솔린 차량의 느낌이 강했다.
 
다만 동급 경쟁차에 비해 엑셀과 브레이크를 누르는 때, 느껴지는 반발감이 약해 필요 이상으로 밟게 된다. 이는 개인의 운전 습관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위 차종과 비교해보면, 곡선의 고속주행에서 뒷바퀴 쪽이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운전자가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약한 언더스티어지만, 후륜 구동의 상위 모델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현상이다.
 
서울에서 경기도 가평까지 약 70여km를 주행한 결과, 에코모드 끄고 스포츠 모드로 주행 했음에도 불구하고, 리터당 16.4km(6.1ℓ/100㎞)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주행만큼, 좁은 산길 주행 구간도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우수한 실연비를 갖췄다.
 
실제, 함께 미디어 시승에 참가한 인원 상당수가 5.3~5.8 ℓ/100㎞를 기록했다. 
  
◆ 벤츠는 벤츠다
 
2세대 B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엔트리 모델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먼저 신형 B클래스는 주행성능이나 연비, 인테리어, 감성적 가치 등 가격대비 합리적인 모델로 젊은 수입차 고객들에게 각광 받을 것이다. 특히 높은 내부 공간 활용성은 페밀리카로 30대 이상의 고객층도 흡수할 수 있다.
 
게다가 이들이 차후 E와 S클래스의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도록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중독적인 감성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상위 차종인 C클래스와 차이를 두기 위해 많은 편의 사양이 제한된 점이다. 유럽과 달리 네비게이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나 임시타이어를 대신해 수리킷을 탑재한 점, 어뎁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진 것, 수동조절 시트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외 또 하나의 관건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물량 확보 능력이다. 올해 국내 수입될 신형 B클래스 공급량은 1천대에 미치지 못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뛰어든 디젤 소형차 시장의 판도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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