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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카 ‘플릿 판매’로 돌아선 까닭?

  • 기사입력 2012.03.30 15:33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카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플릿 판매(fleet sale)’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26일 LG화학과 ‘환경차 보급확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4월부터 LG그룹 전 계열사에 쏘나타 하이브리드 300대를 업무용 차량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업무용 차량 뿐만 아니라 LG 임직원 및 배우자들에게도 쏘나타 하이브리드 구매시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양사 실무자들은 특별판매조건을 비롯한 세부 사항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도 4월 초 국내 대기업과 K5 하이브리드 업무용 차량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다른 주요 그룹 및 대기업들과도 하이브리드카 판매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 판매 부진에 플릿 판매 전개

플릿 판매는 일반적으로 개인 소비자들의 구매가 없을 경우 선택하는 일종의 고육책이다. 
 
지금까지 국산 및 수입차업체들은 판매가 되지 않는 차종의 재고처리를 위해 렌터카업체에 헐값으로 플릿 판매를 실시해왔다.
 
때문에 플릿 판매는 개인 구매자에게 판매할 때보다 할인율이 훨씬 높다. 경찰청 등 정부기관에 납품되는 차량의 경우, 할인율이 평균 20%부터 최고 24%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카 플릿 판매에 적극 나선 것 역시 쏘나타 및 k5 하이브리드카 개인구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2개월 간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쏘나타 1천709대, K5  1천291대, 아반떼 170대, 포르테 109대 등 총 3천279대다.
 
이는 당초 현대·기아차가 밝힌 2012년 하이브리드카 판매목표 연 3만대(쏘나타 하이브리드 1만8천대, K5 하이브리드 1만대 등 포함)를 달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더군다나 계열사 및 하청업체 판매 물량과 임직원 판매 차량을 제외할 경우, 순수 개인 판매량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이브리드카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전국 지점장용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수백대씩 출고시킨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톱 모델들을 기용, 공격적인 광고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양사가 하이브리드카 광고에 사용하는 비용만 월 평균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업체가 단 한 개의 모델을 위해 이와 같이 많은 예산을 할애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양사가 하이브리드카에 목을 매는 이유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특별한 관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매주 하이브리드카 판매실적을 챙기고 있을 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판매 실적보다 제품경쟁력이 우선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부진은 높은 차값에 비해 부족한 실 연비 때문이다.
   
차량 구입 비용의 경우 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어 모델이 2천975만원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반 가솔린 중형 모델(약 2천500만원)보다 대략 470만원 가량이 비싸다.
 
차량 등록 비용 할인 등을 감안한다면 가솔린 모델보다 대략 230만원 가량이 높다.
 
문제는 연비.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 연비는 리터당 21km로 중형 가솔린 모델(평균 13km)보다 8km나 높다.
 
하지만 실제 주행연비는 리터당 11km에서 12km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09년 7월 출시했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 역시 출시전 사전 계약대수가 보름 만에 1천대를 돌파했으나, 판매 후 월 수십대에 그친 바 있다.
 
이 역시 실연비의 장점이 거의 없다는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가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실적보다는 자체 실력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며,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 개발에 나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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