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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리터당 14.1km, 한층 강해진 알페온 e-어시스트

  • 기사입력 2012.02.09 16:42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지난 2010년 출시된 알페온은 일본 수입차를 능가하는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바탕으로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동급 경쟁 차종에 비해 낮은 연비와 느린 출발 및 가속 응답성이 지적되면서 신차 판매 효과가 급격히 감소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하반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알페온 e-어시스트를 출시, 기존 알페온의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쉐보레 말리부와 함께 올해 한국지엠의 판매를 견인할 알페온 e-어시스트를 살펴봤다.
 
◆ 고급스럽지만 2% 아쉬운 인테리어
 
알페온 e-어시스트 외관은 기존 모델과 별 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중후한 안정감과 유선형의 곡선미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후면부는 하이브리드를 의미하는 ‘H’ 문자가 새롭게 표시됐으며, 트렁크 윗 부분 리어 스포일러가 추가됐다.
 
운전석에 앉으니 가죽 스티치를 비롯해 앞좌석을 가로지르는 우드 그레인이나 시트 촉감 등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과 마감재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다만 쉐보레 차량에서도 접할 수 있는 듀얼 콕핏 레이아웃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좁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안락함이 강조된 알페온 이미지와 맞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앞좌석에는 문이나 센터콘솔, 센터페시아 등의 별도 수납 공간이 좁거나 부족했다.
 
계기판에는 에코 게이지가 별도로 자리잡고 있으며, 중앙 전자 디스플레이를 통해 충전-하이브리드 모드-엔진 모드 등 주행 상태를 실시간 표시한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버튼이 많아 복잡한 느낌이다. 최근 IT 기기들이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이 주를 이룬 반면, 쉽게 익숙하지 않다. 
 
실제 알페온 오너들은 버튼에 대해 일주일이면 익숙해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오히려 여러 과정을 거칠 필요없이 즉각적인 조작이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내장된 네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과 함께 휠 다이얼을 지원, 운전 중 검색이나 지도 조작에 유용했다.
 
뒷좌석은 상당히 여유롭다. 특히 헤드룸 공간은 현대차 그랜저나 기아차 K7보다 넉넉하다. 상단에 위치한 파노라마 글라스를 통해 뒷좌석에서 넓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정숙성·승차감에 가속력·연비 더해져
 
본격적인 시승에 올랐다. 겨울철이라 온열 스티어링 휠이 아쉽다.
 
운전대 부문에서 부족한 편의사항이 눈에 띈다. 일례로 통화나 DMB 등을 조작하는 버튼이 운전대 오른쪽에만 위치해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오른손을 변속기에 두고 왼손으로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알페온은 시프트 패들이 없어 변속기를 통해서만 수동 모드를 지원한다. 연비 운전이나 고속 운전에서 수동 조작이 자주하다보니 리모콘 버튼 위치가 아쉽다.
 
서울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승에 들어갔다.
 
시내 주행에서 외부 소음 차단 능력이 뛰어났으며, 조용하면서도 부드럽게 초반 가속력이 붙는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라 정차 후 출발시나 가속에만 전기 모터가 작동된다. 전기 모드에서 엔진 모드로 전환도 매끄럽다.
 
신호 대기가 잦은 도심 주행에서는 아이들 스탑 앤 고 시스템이 효과적이다. 아이들 스탑 앤 고 시스템만 따진다면 특히 국내 출시된 하이브리드 차량 중 알페온이 가장 민첩하게 반응했다.
 
다만 저속에서 브레이크 제동거리가 경쟁차량보다 긴 편이다. 차체 무게도 무겁고, 승차감을 위한 브레이크 세팅도 여유를 두다보니 제동거리가 길다.
 
핸들링 성능은 무난하다. 급격한 방향 전환시 경쟁차종보다 저속에서 쏠림현상이 심했다.
 
고속 주행에서 시속 140km까지 한번에 무난히 올라갔다. 인상적인 점은 급격한 RPM 변화에도 엔진 소음이 크지 않았던 것. 급가속에 따른 변속 충격도 작다. 폭발적인 급가속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유롭고 넉넉하게 탄력을 받는 느낌이다.
 
엔진 뿐만 아니라 100km/h 이상 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로드노이즈 등 정숙성이 우수하다.
 
알페온 e-어시스트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14.1km로, 중형급 세단과도 비슷하다. 실제 총 204km를 주행한 결과 실연비는 리터당 10.8km를 기록했다. 준대형급 모델 중 가장 긴 전장과 무거운 중량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이상의 실연비를 달성한 것.
 
편안한 디자인과 높은 연비, 안락한 승차감, 정숙성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 알페온 e-어시스트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특히 오너 드라이버보다 가족과 이동이 많거나 의전 및 업무 차량으로 뒷좌석 활용도가 매우 유용하다.
 
지금 알페온 e-어시스트 판매에 필요한 것은 기존 준대형 세단과 차별화된 연비 및 주행성능, 정숙성 등을 어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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