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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바뀐 쏘나타·K5, ‘세타’냐 ‘누우’냐

  • 기사입력 2012.02.07 17:19
  • 기자명 신승영

현대·기아차 대표 모델인 쏘나타와 K5의 엔진 교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차는 지난 6일 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했으며, 하루 뒤인 7일 기아차가 2013 K5를 선보였다.
 
가장 큰 변화는 2.0 가솔린 트림에서 기존 세타 II 엔진을 대신해 누우 CVVL 엔진이 탑재된 것이다.
 
이는 이미 쏘나타 및 K5 하이브리드 모델과 i40(살룬)에 누우 엔진이 장착될 때 예견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새롭게 탑재된 누우 엔진의 CVVL 기술에 대해 저속에서 고속까지 각각의 다양한 속도 구간에서 밸브 리프트를 조절해 최적의 흡기량을 배분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엔진 성능과 연비, 승차감 등을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로운 엔진이 탑재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점은 실제 운전 중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누우 엔진을 탑재한 신형 모델(자동변속기 기준)은 기존 모델 대비 최고출력이 7마력(ps), 최대토크는 0.3kg·m, 연비는 리터당 1km에 불과하다.
 
◆ ‘세타’, ‘누우’ 명칭에 불과
 
세타 II 엔진과 누우 엔진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선정된 현대차의 ‘타우’ 엔진이나 ‘감마’ 엔진 등은 개발 단계와 시기 등을 구분하기 위한 명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살펴볼 점은 연료 분사 방식과 흡입 공기량을 조절하는 밸브 리프트의 조절 방식이다.
 
가솔린 엔진의 연료 분사 방식은 기계식 캬브레이터에서 싱글 포인트 인젝션(SPI), 멀티 포인트 인젝션(MPI)을 거쳐 가솔린 다이렉트 인젝션(GDI) 등으로 발전해 왔다.
 
MPI는 연소실에 연료를 분사하는 인젝터를 기존(SPI) 1개에서 여러 개로 늘려 출력 및 토크, 효율성을 개선시켰다. GDI는 연소실 내 직접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엔진 성능과 효율성을 두 세단계 이상 향상시켰다.
 
밸브 리프트 조절 방식은 VVT, CVVT, CVVL 등으로 진화해 왔다.
 
VVT는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으로 엔진 회전수나 차량 부하에 따라 캠을 여닫는 시간차를 조정해 흡기량을 조절했다. CVVT는 연속적으로 밸브 타이밍을 조절해 성능을 높인 방식이다.
 
CVVL은 캠 타이밍 뿐만 아니라 기존에 일정한 높이로 열리던 흡기 밸브를 엔진 회전 속도에 따라 높이를 제어함으로써 흡입 공기량을 최적화했다.
 
기존 쏘나타와 K5에 장착된 엔진이 GDI와 VVT가 결함된 방식이라면, 새롭게 탑재된 엔진은 MPI와 CVVL 기술이 조합된 모습이다.
 
◆ 상식에서 시작된 연비 혁신 ‘GDI’ 포기?
 
현대차는 광고를 통해 대외적으로 ‘더 가까운 곳에서 연료를 직분사해 연비를 높이다. 당신의 상식으로부터 연비 혁신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쏘나타와 K5에는 GDI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누우 엔진을 탑재했다.
 
컨퍼런스나 모터쇼를 통해 이미 공개된 누우 GDI 엔진을 장착하지 않은 것은 가격과 양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GDI와 CVVL 기술이 조합된 엔진의 경우 기존 세타 II 엔진과 비교해 월등한 성능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를 양산하고 실제로 적용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가격 인상폭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기존 GDI에 비해 MPI 방식 엔진의 단가가 저렴하다. 새로운 CVVL 기술이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MPI를 사용할 경우 비용절감효과가 더 크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는 드러난 성능이 동일하다면 가격이 낮은 부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쏘나타와 K5의 누우 엔진 장착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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