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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의 '미니'

  • 기사입력 2005.06.03 18:26
  • 기자명 이형진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는 ‘작은 차’지만 결코 ‘작은 차’가 아니다. 차 길이만 보면 ‘미니’는 분명 작은 차다. ‘미니 쿠퍼’가 3,626㎜, ‘미니 쿠퍼S’가 3,655㎜니까, 현대자동차의 클릭(3,810㎜)보다도 차 길이가 짧다. 그러나 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축거ㆍ휠베이스)는 2,467㎜로 뉴베르나(2,440㎜) 보다 길다. 이 때문에 실내가 생각보다 넓다.

사실 미니는 1959년 영국 로버사가 처음 디자인할 때부터 ‘작은 차체, 넓은 실내’를 모토로 만든 차다. 이를 위해 네 바퀴는 차체의 네 귀퉁이로 몰았다.

미니가 주는 또 하나의 놀라움은 디자인과 성능이 여느 스포츠카에 뒤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미니 쿠퍼’는 1961년 레이싱카 설계사인 존 쿠퍼가 개발, 1964~67년 몬테 카를로 랠리에서 3차례나 우승한 차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미니를 BMW그룹이 인수, 2001년 완벽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다시 내놓았다.

지금도 미니 운전석에 앉으면 화려한 옛 영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탁상시계 같은 속도계와 동그란 모양의 각종 계기판은 마치 스포츠카를 모는 듯한 기분이다. 우렁차면서도 낮은 엔진음은 자동차 경주의 출발선에 서있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특히 ‘미니 쿠퍼S’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이 7.4초에 불과하고 안전 최고속도도 시속 218㎞나 된다.

그러나 미니의 가장 큰 매력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차라는 점이다. 동그란 눈을 연상시키는 타원형의 램프와 입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마치 차가 나를 보며 미소를 짓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밝은 원색의 외장과 항상 하얀색인 지붕은 발랄하고 경쾌하다.

친근한 디자인에 지나가는 사람들과 차량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보너스 선물이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530만대가 판매됐고 2000년 130개국 언론인이 뽑은 ‘세기의 유럽차’로 선정된 데는 역시 이유가 있었다. 다만 안락함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고 뒷좌석은 다소 불편하다.

올해 우리나라에는 700대가 수입되며 이미 250대가 주인을 찾았다. 배기량 1,598㏄, 직렬 4기통 엔진에 가격은 미니 쿠퍼 모델이 3,300만원, 미니 쿠퍼S 모델이 3,800만원이다.
출처-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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