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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스, 공간 활용성은 굿…성능과 가격대는 아쉬워

  • 기사입력 2013.04.03 17:54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국산 소형 미니밴을 대표하는 기아자동차의 카렌스가 지난 달 28일 개막된 2013서울모터쇼를 통해 '올 뉴 카렌스'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됐다. 카렌스는 구 기아자동차 세피아 플랫폼을 이용해 만든 국내 최초의 소형 미니밴으로, 옛 대우자동차의 미니밴 레조와 함께 국내 소형 미니밴시장을 이끌어 오다 지난 2007년 레조가 단종된 이후 홀로 소형 미니밴 시장을 지켜 왔다. 물론, 현재 한국지엠의 미니밴 올란도가 판매되고 있지만 카렌스와는 약간 다른 시장을 형성해 오고 있다. 카렌스는 준중형급 플랫폼을 이용한 적당한 크기에 3열 시트를 적용, 활용성과 경제성이 높은데다 값싼 LPG모델이 시판되면서 한 때 월 6천대 이상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준중형 세단과 비슷한 가격대에 승합차로 분류되면서 자동차세가 연간 6만5천원에 불과한데다 사용 연료도 휘발유나 경유의 3분의1 수준이었던 LPG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렌스는 2세대로 넘어오면서 '서민용'이라는 색깔이 크게 희석됐다. 차량 구분이 승합에서 승용으로 바뀐데다 차량 자체가 고급화되면서 가격이 급상승, 서민들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7년 만에 출시된 3세대 올 뉴 카렌스도 2세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차량 고급화와 함께 최근에 등장한 첨단 편의사양들이 대거 장착되면서 실제 구입가격도 23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때문에 1세대와 같은 활용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서민용 미니밴과는 거리감이 있다. 신형 카렌스의 다자인은 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보기에는 약간 모자라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최근에 등장하는 기아차 K시리즈 세단에서 볼 수 있는 날카롭고 섬세한 에지라인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슈라이어사장이 손을 대지 않은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기존 카렌스의 밋밋함에 호랑이코 그릴과 어정쩡한 범퍼, 그리고 디테일하게 가다듬은 헤드램프를 짜 맞춘 듯한 느낌이다. 뒷면 역시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커다란 면발광 LED 리어램프가 좁아보이는 후면의 거의 전부를 차지했다. 올 뉴 카렌스의 실내는 비교적 잘 정돈된 느낌이다. 스포티지나 쏘렌토와 같은  기아 SUV처럼 단순하면서도 일목요연한 센터페시아와 블랙과 무광 실버페시아가 조화를 이뤄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살렸다. 특히 8인치 대형 내비게이션을 적용, 센터페시아가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차체에 비해 지나치게 큰 스티어링 휠과 가운데 위치한 큰 기아 엠블럼은 조화롭지 못한 듯 하다.  대부분의 현대.기아차에서 느껴지는 스티어링휠의 미끄러운 촉감은 올 뉴 카렌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올 뉴 카렌스는 기존에 비해 A필라가 상당히 완만하게 누웠다. 때문에 처음 운전석에 앉게 되면 다소 어색할 수가 있다.  이는 혼다 시빅이 푸조 3008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운전자나 탑승객에게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하며 속도감을 더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파노라파 싼루프까지 더해져 개방감은 미니밴 중 최고 수준이다. 다만 썬루프 천정을 값싼 천 재질을 사용한데다 깔끔하게 마무리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앞열 시트는 세미 버킷형으로 몸을 알맞게 감싸주며 꼼꼼한 바느질로 마무리, 고급성과 함께 착좌감도 좋은 편이다. 올 뉴 카렌스의 편의사양은 기준을 잡기가 아렵다.  히팅 스티어링 휠과 스타트버튼, 크루즈 컨트롤기능 등 고급차종에 주로 적용되는 사양들이 적용돼 있는가 하면 운전석 수동조절식 시트와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대신 핸드 브레이크 등 소형차나 경차수준의 편의장치도 적용돼 있다. 실내공간은 넓은 헤드룸과 레그룸으로 앞뒤 모두 상당히 여유가 있다. 또, 시트 측면과 앞, 뒤, 플로어 등 다양한 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쓸모가 있어 보인다. 
2열 윈도우의 수동 햇빛가리게도 장거리 여행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2열시트는 각도 조절이 가능한 리클라이닝 기능과 롱 슬라이딩 기능까지 갖춰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트렁크 공간도 웬만큼은 담을 수 있을 만큼 넓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1.7 디젤 프레스티지 모델로 5인승이다. 이 차에 장착된1.7디젤엔진은 기존 세타엔진과 다른 누우엔진으로 최고출력140마력, 최대토크가 33kg.m이다. 요즘 출시되는 웬만한 신차들은 힘이 모자라지는 않는다. 직분사나 터보가 도입되면서 파워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뉴 카렌스는 첫 출발부터 힘이 달리는 느낌이다. 페달에 상당한 힘을 가해야만 RPM이 올라가면서 속도가 붙는다. 아마도 공차무게가 1520kg이나 되는 차체를 끌기에 1.7 누우 디젤의 힘이 부족한 듯하다. 그렇다고 앞차를 추월하지 못할 정도로 약한 것은 아니다. 좀 더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면 150km도 거뜬히 치고 올라간다.  시속 160km의 고속에서는 차체가 뒤뚱이며 약간의 불안감을 보인다. 코너링에서 뒷 부분이 따라주지 못하는 느낌은 기존과 비슷하다.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1.7 디젤모델의 공인연비는 13.2km인데 해안도로에서의 실주행연비는 13.7km, 고속도로에서는 11.0km로 상당히 좋게 나왔다. 올 뉴 카렌스의 판매 가격은 2.0LPi는 주력인 럭셔리가 2115만원, 프레스티지가 2300만원, 1.7 디젤 모델은 럭셔리가 2235만원, 프레스티지가 2420만원이다. 여기에 한 두개 옵션사양을 추가하면 평균 구입가격은 2300만원에서 2500만원이다. 일반 서민들이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가격대다. 기아차측은 사양 등을 고려하면 기존에 비해 수십만원이 내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가격이 싸고 비싼 것은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올 뉴 카렌스는 지난 달 14일부터 이달 2일 계약댓수가 대략 1110여대를 기록했다. 소형 미니밴치고는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카렌스가 서민용 미니밴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기아차가 목표로 잡고 있는 월 2100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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